[인터뷰] 신미경 신임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 원장

인터뷰
[인터뷰] 신미경 신임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 원장
“현장 언어로 찾아가는 복지 생태계 조성하겠다”
의료와 돌봄 융합해 틈새 공백 메운다
사업 아닌 사람 중심 통합사회서비스 구축
  • 입력 : 2026. 02.24(화) 16:35
  • 강병석 기자
신미경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장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출범 이후 처음으로 30여 년 경력의 현장 전문가인 신미경 원장이 취임했다. 섬과 농어촌이 많은 전남의 지리적 특성과 초고령화라는 과제 속에서 공공 돌봄 정책을 이끌어갈 신임 원장의 복지 철학과 향후 기관 운영 방향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 첫 '현장 출신' 원장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리더십은.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이 출범한 이후 첫 현장 전문가 출신 원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개인적으로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그동안 사회서비스 정책과 행정이 현장의 속도와 온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30여 년간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이 책상 위가 아니라 도민의 일상 속에서 작동하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행정 중심의 관리자가 아니라 현장을 깊이 이해하고 현장의 언어로 소통하는 원장으로서 신뢰받는 리더십을 보여주겠다.

◇ 31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에 가장 시급히 반영할 목소리는 무엇인가.

현장에서 가장 절실하게 느꼈던 것은 ‘사람은 있는데 제도는 없거나, 제도는 있는데 사람이 닿지 않는’ 간극이었다. 특히 노인과 돌봄 현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이나 단기 공백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매우 부족했다. 원장으로서 가장 시급하게 반영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현장의 뼈아픈 공백을 메우는 유연한 공공 개입이다. 현장 종사자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직접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 섬·농어촌이 많은 전남, '찾아가는 복지'의 구체적 실행 방안은.

전남은 섬과 농어촌이 많아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복지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이동 서비스를 기능별로 연계하고 고도화하며, 보건과 복지, 심리지원을 함께 제공하는 통합형 이동 복지 모델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시·군 지자체, 보건소, 민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지역 거점과 이동 서비스를 촘촘히 연결함으로써 물리적 제약을 최소화하겠다. 찾아가는 복지가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돌봄 체계로 굳건히 자리 잡도록 만들겠다.
신미경 신임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장(오른쪽)이 김영록 전남도지사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전남형 통합사회서비스'의 핵심과 도민이 체감할 변화는.

전남형 통합사회서비스의 핵심은 ‘사업 중심’이 아닌 철저한 ‘사람 중심’이라는 점이다. 중앙정부 주도형 서비스가 분절된 제도 단위로 운영된다면, 전남형 모델은 지역과 개인의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제반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방식이다. 도민들은 여러 기관을 전전하며 묻지 않고, 단 한 번의 창구 연계를 통해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적절하게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고령자와 취약계층이 피부로 체감하는 복지 접근성과 이용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 고령화가 심각한 전남에서 보건(의료)과 복지(돌봄)의 시너지 창출 계획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전남에서는 의료와 돌봄을 분리해서는 지속가능한 대응 자체가 어렵다. 앞으로 사회서비스원은 보건소, 의료기관, 요양 및 돌봄 기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튼튼한 중간 플랫폼 역할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정보 연계망 구축과 공동 사례관리 진행, 그리고 현장 중심의 협력체계를 가동해 의료 사각지대와 돌봄 공백을 동시에 줄여나가겠다. 보건과 복지가 따로 겉돌지 않고 도민의 구체적 삶 안에서 하나로 융합되어 작동하도록 하겠다.

◇ 민간이 감당하기 힘든 '긴급·틈새 돌봄', 돌봄 사각지대 해소 방안은.

현재 전남 지역에서 가장 취약한 돌봄 사각지대는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처한 독거노인, 예기치 못한 돌봄 공백이 발생한 가정, 그리고 단기 및 긴급 돌봄이 시급한 계층이라고 판단한다. 이처럼 민간이 수익성이나 여력 문제로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공공의 개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사회서비스원은 긴급·틈새 돌봄을 공공이 온전히 책임져야 할 영역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는 기동 체계를 마련하겠다. 도민이 절박한 위기 순간에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든든한 보루가 되도록 만들겠다.
지난 10일 신미경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장(오른쪽)이 수탁시설인 전남장애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지역민들에게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 민간 시설과의 경쟁 우려를 불식할 상생 및 협력 방안은.

사회서비스원은 결코 민간기관과 파이를 놓고 경쟁하는 조직이 아니다. 오히려 민간이 각자의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원하고 흩어진 자원을 연결하는 거점기관이어야 한다. 현장 종사자들의 실무 부담을 덜고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맞춤형 컨설팅, 그리고 실질적인 인력 지원을 전폭적으로 강화하겠다. 민간과 공공이 각자가 지닌 장점과 역할을 상호 존중하며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정한 상생을 통해 전남 지역 전체의 사회서비스 역량과 수준을 동반 견인하겠다.

◇ 현장 중심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조직 문화나 일하는 방식에서 혁신 방향은.

바깥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면 기관 내부의 체질부터 철저히 현장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윗선 보고를 위한 소모적인 행정이나 형식에 얽매인 절차는 과감히 걷어내고, 오직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일하는 방식을 전면 전환하겠다. 내부 직원들 간의 자유로운 소통과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구축하고자 한다. 구성원 간의 깊은 신뢰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 단단한 조직력이 곧 도민을 향한 양질의 사회서비스로 직결된다는 믿음을 굳게 가지고 있다.
신미경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장(왼쪽 두 번째)이 영광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과 대화를 나누며 장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 취임식에서 화환 대신 쌀을 받아 기부한 배경과 평소 지닌 복지 철학은 무엇인가.

원장 취임이라는 개인적 영광의 의미를 겉치레에 불과한 화환이나 형식적인 의전보다는 작더라도 실질적인 나눔으로 온전히 표현하고 싶었다. 공공 사회서비스 기관을 책임지는 장으로서 도민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어야 할 자세는 화려한 말이 아니라 묵묵한 실천이라고 믿는다. 쌀 기부는 비록 소박한 선택이었을지 모르나,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어려운 이웃에게는 피부에 와닿는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방식이었다. 진정한 복지는 거창하게 포장된 선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행하는 작은 실천과 따뜻한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살아왔고, 앞으로 원장직을 수행하는 동안에도 그 굳건한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 임기 후 도민과 현장 종사자들에게 어떤 원장, 어떤 기관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훗날 임기가 모두 끝났을 때, 전남 도민들께는 삶이 팍팍하고 누군가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할 때 늘 곁에 머물러 있던 든든한 사회서비스원으로 기억되고 싶다. 또한 일선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현장 종사자들께는 탁상행정을 철저히 지양하고 현장의 고충을 깊이 이해하며 함께 대안을 고민해 준 원장으로 남기를 바란다. 앞으로 전라남도사회서비스원이 전남 지역 사회서비스 생태계를 이끄는 가장 신뢰받는 중심기관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 제도를 넘어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관, 안으로는 따뜻하되 밖으로는 단단한 조직을 완성해 내는 것이 최종 목표다.
강병석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