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 농어촌 기본소득 확정… 지침 홍보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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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 농어촌 기본소득 확정… 지침 홍보 박차
거주 기준과 사용처 확대한 개편안 세부내용
3월 첫 지급 목표로 현장 행정에 본격 돌입
지역상권 살리자…접수 한 달 만에 83% 달성
  • 입력 : 2026. 03.03(화) 10:40
  • 강병석 기자
곡성군, 전남광주특별시 행정·교육통합 도민공청회 개최 [사진=곡성군]
전남 곡성군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과 지역 상권의 자생력 강화를 위해 도입한 '농어촌 기본소득'의 세부 시행 지침을 최종 확정하고, 군민들의 혼선 방지 및 원활한 사업 안착을 위한 전방위적인 홍보전에 돌입했다.

군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행 지침 확정에 따라 거주 기준과 지급 대상, 사용처 기준 등이 일부 변경됐다고 지난달 23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지침 변경은 국가 차원의 시범사업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곡성군의 지역적 특성과 실거주민의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군은 변경된 지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의 혼란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군정 소식지, 공식 홈페이지, 소셜미디어(SNS), 그리고 각 마을 이장회의 등 가용 가능한 모든 소통 채널을 동원해 홍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지방소멸 위기 극복 마중물…접수율 83% 돌파

곡성군이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라는 농촌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다. 곡성군에 30일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고 있는 군민 전원에게 약 2년간 매월 15만 원씩을 지역사랑상품권인 '심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급된 상품권은 지역 내 소비를 의무화하여 외부로의 자본 유출을 막고 침체된 골목상권에 직접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 절차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군은 지난 1월 20일부터 기본소득 사업 신청 접수를 시작한 이래 한 달 만에 전체 대상자의 83%가 접수를 완료했다. 접수 초기부터 읍·면 직원들이 직접 각 마을을 순회하는 방문 접수를 실시하고, 이동이 불편한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해 '찾아가는 접수 서비스'를 가동해 행정 문턱을 대폭 낮춘 결과다.

군은 2월 말까지 신청을 완료한 주민 데이터를 바탕으로, 3월 중 엄격한 자격 확인 절차와 읍면위원회의 심층 심의를 거친다. 모든 검증이 완료되면 3월 말 첫 기본소득 지급이 이루어진다. 3월 이후 신청하는 주민들은 신청 다음 달부터 혜택을 받게 되며, 2월과 3월분 지원금은 별도로 소급 지급되지 않는다.

■ 거주 기준일 변경 및 실거주 요건 검증 강화

이번 시행 지침 개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거주 기준일의 조정과 실거주 요건이다. 거주 기준일은 당초 지난해 10월 20일에서 곡성군이 시범사업 지역으로 추가 선정된 12월 2일로 최종 변경됐다. 이에 따라 12월 2일 이전부터 곡성군에 주소를 두고 거주해 온 군민은 즉시 신청이 가능하다. 반면, 기준일 이후 곡성군으로 새로 전입한 신규 거주자는 전입일로부터 30일이 경과한 시점부터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이는 정책 시행 시점과 실제 거주민의 편의를 합리적으로 조율한 결과다.

군은 무분별한 위장 전입을 방지하고 정책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저한 검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신규 전입자는 신청일로부터 90일간 실제 거주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 검증 기간을 통과하면 대기했던 기간의 지원금은 소급하여 지급된다.

주거 형태에 따른 지급 기준도 현실을 반영해 다듬어졌다. 지난해 12월 2일 이전에 농막, 컨테이너, 체류형 쉼터 등 비주거용 건축물에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해 온 주민도 기본소득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농촌 지역에 존재하는 다양한 거주 방식을 행정적으로 포용하려는 의도다. 다만, 12월 2일 이후 해당 비주거용 시설로 신규 전입을 신고한 경우에는 지급 대상에서 원천 배제된다.
곡성군청 전경 [사진=곡성군]

■ 생활권역 맞춤형 사용처 개편으로 상권 보호

기본소득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처 기준은 지역 생활권 동선을 고려해 입체적으로 개편됐다. 군은 곡성읍 지역과 나머지 10개 면 지역을 두 개의 거대한 생활권역으로 분리해 운영한다. 곡성읍 거주 주민은 곡성군 전역 어디에서나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면 지역 주민들의 상품권 사용은 읍 지역을 제외한 모든 면 지역으로 제한했다. 이는 상업 인프라가 발달한 읍 지역으로 소비가 쏠리는 현상을 방지하고, 면 단위 영세 상권을 철저히 보호하여 지역 경제 전반의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교한 설계다.

군민들의 필수적인 생활 편의를 보장하기 위한 예외 조항도 세심하게 마련됐다. 병원, 약국, 학원, 영화관, 안경점 등 곡성읍에 집중적으로 분포하여 면 지역에서는 이용하기 어려운 5개 필수 업종은 거주 생활권역과 무관하게 모든 군민이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다. 나아가 주유소, 편의점, 면 단위 하나로마트를 묶어 월 지급분 기준 5만 원까지는 거주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교차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상품권 사용 기한은 읍 주민 90일, 면 주민 180일로 차등 설정해 빠른 자금 회전을 유도하고 상권 활성화를 꾀한다.

■ 인구 유입 효과 가시화…지속 가능 모델 구축

곡성군 정책은 일회성 현금 지원을 탈피해 지역 생존을 위한 절박한 자구책으로 추진된다. 실제로 정책 파급 효과는 가시적인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3일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대상지로 추가 선정된 이후 주민등록인구가 지난해 9월 2만6597명에서 올해 1월 2만7426명으로 3.1% 늘었다. 매년 인구 감소로 골머리를 앓던 지자체로서는 이례적인 성과이며, 소득 보장 정책이 실질적인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군은 이를 연계해 찾아가는 활력마켓 운영, 지역공동체 기반 협동조합 육성 등 곡성만의 특화모델을 적극 개발할 방침이다.

농촌 지역 경제 기반이 붕괴하고 청년층 이탈이 가속화되는 현 상황에서, 군의 실험은 국가적 난제인 지방소멸을 타개하기 위한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향후 타 지자체 및 중앙정부 정책 수립에 있어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군은 기본소득이 단기 지원책에 그치지 않고 곡성의 미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주민들의 주도적인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강병석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