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끌고 수상이 밀었다⋯ 서점가 뒤흔든 역주행 바람

문화
영화가 끌고 수상이 밀었다⋯ 서점가 뒤흔든 역주행 바람
‘프로젝트 헤일메리’ 정상
한강 수상 효과 판매 급등
국제정세 책도 역주행 뚜렷
  • 입력 : 2026. 04.10(금) 10:06
  • 서은선 기자
프로젝트 헤일메리, 작별하지 않는다 책표지. [사진=YES24]
예스24의 4월 1주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영화 흥행과 문학상 수상, 국제정세 이슈가 맞물리며 서점가 판도가 크게 흔들렸다. 영화 원작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1위에 올랐고,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수상 효과를 타고 판매가 급증했다. 국제정세를 다룬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도 사회·정치 분야 1위로 역주행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우주 소설’의 약진이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지난달 18일 영화 개봉 뒤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번 주 종합 1위에 올랐다. 같은 작가의 작품인 <아르테미스>와 <마션>도 각각 13위와 14위에 이름을 올리며 동반 상승했다. 영화가 원작 독서 수요를 견인하는 전형적인 흐름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종합 순위 상위권도 콘텐츠 이슈가 주도했다. 유시민 작가의 구술 자서전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가 2위, 신영준·고영성의 <인생을 위한 최소한의 생각>이 3위를 기록했다. 천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의 각본집 <왕과 사는 남자 각본집>은 4위, 2025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괴테는 모든 것을 말했다>는 5위에 올랐다.

문학 분야에서는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강한 파급력을 보였다.

지난달 27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 발표 뒤 <작별하지 않는다>는 종합 7위로 뛰어올랐고, 발표 이후 5일간 판매량은 직전 5일보다 284.6% 증가했다. 구매층은 50대가 35.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중장년 독자의 반응이 특히 뚜렷했다.

흥행작의 여진도 이어졌다. <왕과 사는 남자 각본집>은 출간 직후의 열기를 이번 주에도 이어갔다. 구매자 분석에서는 20대 여성 비중이 30.9%로 가장 높았고, 30대 여성 20.4%, 10대 여성 13.9%가 뒤를 이었다. 젊은 여성 독자층이 콘텐츠 소비를 책 구매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자기계발서 수요도 견고했다. <무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법>이 8위, <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가 9위에 오르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다. 유행을 타는 이슈성 도서와 별개로 생활 밀착형 메시지를 담은 책들이 안정적인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자책 시장에서는 수험서 강세가 두드러졌다.

<2026 에듀윌 SKCT 통합 기본서>가 1위에 올랐고, <프로젝트 헤일메리>와 <2026 렛유인 온라인 SKCT SK그룹 종합역량검사 통합기본서>가 뒤를 이었다. 종이책 시장에서 확인된 대중 콘텐츠의 힘과 전자책 시장의 실용서 수요가 뚜렷하게 갈린 셈이다.

이번 주 북이슈로는 국제정세 관련 도서의 급부상이 눈에 띈다.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는 사회·정치 분야 1위로 역주행했고, 판매량은 전주 대비 약 31배(3018.2%) 급증했다. 구매층은 50대가 가장 많았고, 40대와 60대가 뒤를 이었다. 복잡해진 세계 질서를 더 정확히 읽으려는 독자들의 관심이 판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120개의 지도를 바탕으로 21세기 지정학 흐름을 풀어내며 현대 국제 질서를 입체적으로 설명한다. 격변하는 국제정세를 이해하려는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해석 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최근의 판매 급증은 일시적 반짝 반응을 넘어선 현상으로 읽힌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