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선명성' vs 김영록 '안정감'…통합시도민 선택은

정치
민형배 '선명성' vs 김영록 '안정감'…통합시도민 선택은
검찰개혁 앞세운 민형배, 강한 결집력과 확장성 과제
행정경륜 내세운 김영록, 안정감 강점 속 피로감 부담
  • 입력 : 2026. 04.10(금) 13:16
더불어민주당 민형배(왼쪽)ㆍ김영록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경선 후보가 9일 광주 남구 월산동 광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본경선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더불어민주당 결선은 결국 두 인물의 정치 스타일이 정면으로 맞붙는 승부로 압축됐다. 민형배 후보는 선명한 개혁성과 강한 전투력을, 김영록 후보는 축적된 행정경륜과 안정된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결선 구도는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통합시도민이 새 특별시에 어떤 리더십을 요구하는지 묻는 선택지가 되고 있다. 민 후보는 지지층 결집에서 강점을 보이고, 김 후보는 폭넓은 행정 경험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 [사진=민형배 의원 측]

기자에서 국회의원까지⋯민형배의 선명한 정치

민 후보의 강점은 이력의 결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전남 해남 출신으로 전남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한 뒤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 청와대, 지방행정, 국회를 두루 거쳤다. 기자와 시민단체 대표를 지낸 뒤 참여정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 민선 5·6기 광주 광산구청장, 문재인 정부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을 거쳐 현재 재선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런 경로를 두고 현장성과 제도 경험을 함께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민 후보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운 결정적 장면은 검찰개혁 국면이었다. 그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호남 현역 의원 가운데 이재명 당시 후보 지지를 일찍 공개했고, 2022년에는 검찰 수사·기소 분리 법안 처리 과정에서 탈당이라는 강수를 두며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이후 검찰개혁 관련 특위 활동과 입법을 주도하며 선명한 개혁 이미지를 굳혔다. 이런 이력은 강성 개혁 성향 지지층에는 강한 흡인력으로 작용하지만, 중도 확장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함께 따라붙는다.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약점도 적지 않다. 광산구청장 재임 시절 비서실장 문제, 강한 언사에서 비롯된 갈등 확대 우려, 광주·전남 통합 논의 초기의 미온적 태도 논란 등은 민 후보가 넘어야 할 지점으로 거론된다. 선명성이 장점인 동시에, 통합 이후 예상되는 복합 갈등을 얼마나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도 함께 받고 있다. 결국 민 후보에게 이번 결선은 개혁의 선명성을 유지하면서도 통합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김영록 예비후보. [사진=[김영록 예비후보 측]

군수·장관·지사 거친 김영록⋯행정형 리더십의 무게

김 후보의 경쟁력은 단연 행정의 두께다. 전남 완도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강진군수, 완도군수, 목포시 부시장, 전남도 행정부지사 등을 지냈고, 18·19대 국회의원과 문재인 정부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재선 전남지사를 거쳤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치와 행정을 모두 경험한 정통 관료형 인물이라는 점이 김 후보의 가장 큰 자산으로 꼽힌다. 전남도지사 재임 기간 높은 직무평가와 안정적 도정 운영으로 도민 신뢰를 축적했다는 점도 강점으로 거론된다.

실제 김 후보는 2018년 전남지사 선거에서 77.08%를 득표해 당선됐고, 2022년에도 75.74% 득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재임 기간 에너지·관광·석유화학·기계금속 분야 투자 유치와 AI 데이터센터,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치 등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행정 안정성과 예산·조정 능력, 중앙정부와의 연결 경험은 통합시 출범 초기의 혼선을 줄일 카드로 읽힌다. 지역 정가에서는 새 체제를 안착시키는 데에는 김 후보의 관록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김 후보 역시 약점이 분명하다. 3선 도전에 따른 피로감, 광주권 확장성의 한계, 군 공항 이전과 국립의대 문제 등 주요 현안에서 갈등 조정력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에는 서울 아파트 보유와 관사 생활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사과하며 해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조속히 처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합 이후 필요한 것은 단순한 안정이 아니라 갈등을 풀어내는 결단력이라는 점에서, 김 후보가 ‘안정형 리더십’ 이상의 해법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남은 관전 포인트다.

결국 선택의 기준은 통합 이후를 누가 더 설득력 있게 보여주느냐

이번 결선의 핵심은 명확하다. 민 후보는 변화와 개혁, 김 후보는 안정과 경륜의 이미지를 각각 쥐고 있다. 민 후보가 승리하려면 강성 이미지의 벽을 넘어 통합 행정가의 면모를 증명해야 하고, 김 후보가 승리하려면 익숙한 안정감에 머물지 않고 새 도시를 이끌 혁신 의지를 설득해야 한다. 통합시도민의 표심은 결국 누가 더 강하냐보다 누가 더 넓게 품고, 더 실제적으로 통합 이후의 미래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결선은 선명성과 안정감의 단순한 대결이 아니라, 새 체제의 첫 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를 가르는 시험장이 되고 있다.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