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수 선거, 조상래 수성·박웅두 변화·이성로 변수

정치
곡성군수 선거, 조상래 수성·박웅두 변화·이성로 변수
현직 프리미엄 앞세운 조상래 후보
리턴매치 설욕 노리는 박웅두 후보
제3지대 확장 노리는 이성로 후보
  • 입력 : 2026. 04.27(월) 16:05
  • 성지용 기자
사진 왼쪽부터 박웅두 조국혁신당 전남도당위원장·이성로 곡성미래연구소장·조상래 민선 8기 곡성군수(가나다 順). [사진=각 후보자 측]
6·3 지방선거 곡성군수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조상래 후보, 조국혁신당 박웅두 후보, 무소속 이성로 후보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표면만 보면 민주당 공천을 거머쥔 현직 군수의 수성 구도다. 하지만 속내는 단순한 ‘민주당 강세 지역 선거’로만 읽히지 않는다. 지난 2024년 10월 재선거에서 박웅두 후보가 35.85%를 얻으며 존재감을 키웠고, 이성로 후보도 존재감을 남겼다.
이번 선거는 조상래 군수의 행정 성과가 재신임으로 이어질지, 박웅두 후보의 변화론이 다시 파고들지, 이성로 후보가 틈새 표심을 얼마나 모을지가 승부의 핵심이 됐다. 겉으론 3자 대결이지만 실제론 수성·도전·균열의 세 흐름이 정면충돌하는 선거다.

민주당 경선, 또 결선 없이 끝났다

지난 2024년 10월 재선거 때와 이번 2026년 지방선거 민주당 경선은 모두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을 치르는 구조였다. 다만 조상래 후보는 2024년 재선거 경선에서 과반을 얻어 결선 없이 본선에 올랐고, 이번 2026년 3인 경선에서도 다시 과반을 얻어 결선 없이 공천을 확정했다. 현직 프리미엄이 막판에 작동했다기보다, 조 후보가 당내에서 이미 가장 안정적인 본선 카드로 평가받았다는 뜻에 가깝다.
실제 민주당 전남도당은 지난 3월 곡성군수 경선을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국민 안심번호 여론조사 50%를 합한 국민참여경선으로 치르기로 했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을 진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발표된 결과에서 조 후보가 강대광·강덕구 후보를 제치고 과반 득표로 본선행을 확정했다. 이로써 본선은 조상래 대 박웅두 대 이성로의 3자 구도로 일찌감치 정리됐다.

조상래의 성과론, 박웅두의 변화론

조상래 후보의 무기는 분명하다. 현직 군수라는 이름값만이 아니다. 조 후보는 ‘부자곡성·경제곡성·관광곡성·복지곡성·상생곡성’을 5대 축으로 내세우며 재선 도전에 나섰다. 곡성군이 올해부터 2년간 군민에게 월 15만 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무료버스와 귀농·귀촌 지원 등을 병행하는 흐름도 조 후보에게는 성과의 언어가 된다. 실제로 곡성 인구는 기본소득 시범사업지 선정 이후 반등 흐름을 보였다. 조 후보에게 이번 선거는 미래를 약속하는 선거이기 전에, 이미 시작한 변화를 끌고 갈 사람을 다시 묻는 선거에 가깝다.
박웅두 후보는 정반대의 지점을 파고든다. 그는 2024년 재선거에서 35.85%를 얻어 민주당 독주 구도에 가장 선명한 균열을 냈던 후보다. 곡성에서 조국혁신당 비례 득표율이 39.88%까지 치솟았던 기억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박 후보는 곡성형 농촌기본소득 확대, 치유산업특구 유치, 군민 주치의제 도입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은 박 후보를 전남 기초단체장 후보군에 포함시키고, 당 대표와 원내지도부까지 곡성 현장에 보내며 승부처라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 선거에서 박웅두 후보가 노리는 것은 단순한 재도전이 아니다. ‘민주당 아니면 안 된다’는 오래된 습관을 흔들 수 있느냐는 물음 그 자체다.

이성로의 틈새 공략, 작지만 가볍지 않다

본선 변수도 더 있다. 조상래 군수를 둘러싸고 한때 지역 정가에서 거론됐던 관급공사 부당개입 의혹은 지난 7일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일단락됐다. 조 후보로선 부담을 덜고 성과론에 집중할 여건을 만든 셈이다. 반면 박웅두 후보는 조국혁신당이 호남에서 ‘1당 독점 견제’ 프레임을 전면화한 흐름을 최대한 흡수해야 하고, 이성로 후보는 조직 열세를 뛰어넘을 선명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네거티브 공방보다 지역 미래 청사진을 얼마나 구체화하느냐가 더 큰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무소속 이성로 후보도 단순한 ‘캐스팅보트용 후보’로만 보기 어렵다. 그는 2024년 재선거에서 850표, 5.39%를 얻어 존재를 각인했다. 이번에는 광주 배후 물류단지 조성, 인구 밀집형 IT 융복합단지, 인공지능 기반 산업 육성 등을 내세우며 산업형 지역 발전론을 편다. 양강 구도 속에서 당장 선두권을 흔들 정도의 조직력은 더 지켜봐야 하지만, 기존 정당정치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와 미래산업 담론에 반응하는 표심을 끌어낼 경우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표심은 결국 먹고사는 문제로 간다

결국 표심은 ‘누가 더 강하냐’보다 ‘누가 더 먹고사는 문제를 풀 수 있느냐’로 모일 가능성이 크다. 곡성은 농업 비중이 높은 지역인데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생활 의료와 교통 접근성, 청년 정착, 관광 수익의 지역 환원 같은 문제가 한꺼번에 얽혀 있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정당 구호보다 생활 체감이 가능한 처방을 더 집요하게 따질 가능성이 높다.
직전 재선거 공개 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은 군수 선택 기준으로 능력과 경험, 도덕성, 정책을 우선순위에 뒀고, 최우선 현안으로는 지역소멸 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꼽았다. 다른 조사에서도 정책이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집계됐다. 곡성군이 행정안전부 지정 인구감소지역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번 선거의 실질 의제는 정당 경쟁 그 자체가 아니라 농업, 인구, 의료, 교통, 일자리, 관광을 누가 더 설득력 있게 묶어내느냐다.
판세를 종합하면 조상래 후보가 여전히 앞선 구도에서 출발하는 것은 맞다. 민주당 간판, 현직 프리미엄, 재선거 승리 경험, 군정 성과를 함께 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웅두 후보 역시 이미 한 차례 30% 중반 득표력을 입증했고, 조국혁신당의 호남 집중 전략까지 등에 업고 있다. 이성로 후보가 흡수할 제3지대 표심의 크기도 변수다.
결국 곡성군수 선거는 조상래 후보에게는 ‘성과의 재신임’을, 박웅두 후보에게는 ‘변화의 증명’을, 이성로 후보에게는 ‘대안의 실체’를 요구하는 선거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경선이 곧 본선이던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 이번 선거는 곡성 정치의 균열과 재편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시험장이다. 곡성의 6월은 그 변화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성지용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