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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래, 생활정책의 완성도
조상래 후보 공약의 강점은 새 약속을 길게 늘어놓기보다 이미 시작한 사업을 촘촘히 연결했다는 데 있다. 그는 ‘부자 곡성·경제 곡성·관광 곡성·복지 곡성·상생 곡성’의 5대 방향을 내걸고, 농어촌 기본소득사업, 전 군민 버스 무료화, 소아과 개설, 청년 정착 기반 강화, 장미산업 고도화, 스마트팜, 체류형 관광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었다. 이미 군정이 굴러가고 있다는 점이 조 후보의 가장 큰 무기다. 지난해 재선거 승리 뒤 곡성군정을 직접 이끌고 있는 현직 군수라는 점, 그리고 생활밀착형 정책을 실제 행정과 예산에 태워 집행해왔다는 점이 공약의 신뢰도를 끌어올린다. 2024년 재선거 승리를 두고 뉴시스는 민주당 조직력과 조상래 후보의 지역 인지도가 승패를 갈랐다고 짚었다.
그래서 조상래 후보의 공약은 화려하진 않아도 현실 감각이 있다. 버스 무료화, 보육·의료 접근성 개선, 청년 정착 기반, 농가 소득 보완, 관광 자원 연계는 모두 군민 삶과 바로 맞닿아 있다. 곡성처럼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함께 진행되는 지역에선 거대한 담론보다 당장 체감되는 정책이 표심을 더 강하게 움직일 수 있다. 조 후보 공약은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겨냥한다. 새로운 판을 벌이기보다 이미 시작한 변화의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은 보수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지방행정의 문법에 가깝다. 그만큼 공약의 실행 가능성에선 세 후보 가운데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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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두, 전환 구상의 힘과 부담
박웅두 후보의 공약은 가장 크고 가장 선명하다. 그는 농촌기본소득 재구성과 에너지기본소득 도입, RE100 신재생에너지 산업단지와 물류센터 조성, 치유관광산업 육성, 군민 주치의제 도입 등을 앞세우며 곡성의 체질을 바꾸겠다고 말한다.
조국혁신당 역시 곡성을 단순한 한 지역 선거가 아니라 호남 정치 지형을 흔들 수 있는 전략 거점으로 바라봐 왔다. 박 후보 공약의 강점은 분명하다. 생활복지에 머무르지 않고 소득, 산업, 에너지, 제도 개편을 한 번에 엮어 기존 행정의 틀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다만 전환의 폭이 큰 만큼 설명 책임도 커진다. 2024년 재선거에서 박 후보는 35.85%를 얻어 분명 존재감을 보였지만, 결국 조상래 후보와 두 자릿수 후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에도 변화론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재원 조달 방식과 단계별 집행 계획을 더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큰 구상은 주목을 끌지만, 군민은 결국 “그 돈은 어디서 나오고, 언제부터 가능하냐”를 묻기 때문이다. 박웅두 공약의 장점은 전환의 파괴력이고, 약점은 아직 충분히 숫자로 정리되지 않은 실행 경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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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로, 성장 청사진의 숙제
이성로 후보는 가장 선명한 성장론을 내세운다. 광주 배후 물류단지, IT 융복합단지, AI 기반 산업 육성 등은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미래산업 지향적인 공약이다. 곡성의 위기를 단순한 복지 부족이 아니라 산업 기반의 취약성에서 찾는 문제의식도 분명하다. 양강이 생활정책과 기본소득 경쟁에 몰두하는 사이, 장기 성장엔진을 정면에 내세운 점은 이 후보만의 차별점이다.
하지만 이성로 후보의 공약은 지금 곡성이 절박하게 느끼는 생활 문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대형 산업과 물류 인프라는 분명 매력적인 구상이지만, 군 단위 행정이 감당할 수 있는 추진력, 민간 투자 확보, 입지 경쟁력, 사업 유치까지 걸리는 시간까지 함께 설명돼야 설득력이 생긴다. 미래 비전의 선명함은 인정되지만, 당장 군민이 손에 잡히는 생활 처방의 밀도에선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지난 재선거에서 이 후보가 5.39%에 그친 것도 이런 거리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결국 표심은 ‘지금 가능한가’로 모인다
유권자가 무엇을 먼저 보느냐는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아시아경제 호남본부·남도일보·뉴스1 광주전남본부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024년 9월 10~11일 곡성군 만 18세 이상 603명을 조사한 결과,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현안은 지역소멸 위기 극복 37.7%, 지역경제 활성화 30.9%였다. 이 기준으로 보면 조상래 후보는 실행력에서, 박웅두 후보는 전환성에서, 이성로 후보는 미래 비전에서 각각 강점을 가진다. 다만 실제 표심은 대개 가장 화려한 약속보다, 가장 먼저 실행될 가능성이 높은 약속으로 기운다.
그렇다면 누가 더 곡성 발전과 군민 삶에 가까운 공약을 냈느냐. 지금까지 공개된 공약의 구체성과 즉시성만 놓고 보면 조상래 후보가 한발 앞선다. 이미 집행 중인 군정의 연장선 위에 공약을 얹고 있고, 고령화·교통·보육·농가 소득 같은 생활 의제를 가장 촘촘하게 건드리고 있어서다. 박웅두 후보는 변화의 필요성을 가장 강하게 제기하지만, 그 변화가 군민의 삶에 언제 어떻게 닿을지 더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이성로 후보는 장기 성장의 씨앗을 제시했지만, 생활정책의 두께를 더 보강해야 한다. 이번 공약 대결은 결국 누가 더 큰 비전을 말하느냐의 싸움이 아니다. 누가 곡성의 오늘을 안정적으로 붙들면서도 내일로 건너갈 다리를 가장 현실적으로 놓을 수 있느냐의 싸움이다. 지금 흐름만 놓고 보면 그 무게추는 조상래 후보 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 있다.
성지용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