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 구도로 다시 짜인 선거판
보성군수 선거의 출발점은 구도 변화다. 한때 다자 경쟁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후보 등록 과정과 법적 판단을 거치며 김철우 후보와 윤영주 후보의 맞대결 성격이 강해졌다. 이 변화는 단순히 후보 수가 줄었다는 뜻에 그치지 않는다. 민주당 조직을 중심으로 한 안정론과 무소속 후보가 내세우는 변화론이 정면으로 맞서는 구조가 됐다는 의미가 크다.
임영수 후보의 등록무효 결정은 선거판을 다시 흔든 변수였다. 선관위와 법원의 판단을 거치며 출마 길이 막히면서, 남은 표심의 향방은 더 중요해졌다. 그 표심이 김 후보의 안정론으로 흡수될지, 윤 후보의 변화론으로 모일지, 아니면 투표장 밖으로 빠질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보성은 민주당 지지 기반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이 점은 김 후보에게 분명한 조직적 기반이 된다. 그러나 지역 선거는 정당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군민은 후보의 이력, 일한 방식, 공약의 현실성,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를 함께 본다. 특히 이번 선거는 현직 3선 도전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어 평가와 견제가 동시에 작용할 수 있다. 안정된 군정 운영을 이어가자는 흐름과 새 인물로 변화를 만들자는 흐름이 같은 선거판 안에서 부딪히고 있다.
김철우, 성과와 원팀으로 안정론 호소
김철우 후보는 3선 도전의 명분을 ‘마무리와 책임’에 두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추진한 사업을 이어가고, 보성의 미래 기반을 완성하겠다는 논리다. 김 후보는 최대 규모 예산 확보,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성과, 보성읍 도시가스 공급, 율포항 국가어항 지정 등을 군정 성과로 제시해 왔다. 선거운동에서는 “멈추지 않는 보성 발전”을 강조하며 현장 중심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원팀 전략도 핵심이다. 김 후보와 민주당 광역·기초의원 후보들은 원팀 공동 선언식을 열고 책임정치와 선거 승리를 다짐했다. 이어 보성향토시장과 벌교역 광장에서 합동 유세를 벌이며 조직 결속을 표심으로 연결하려 했다. 김 후보 입장에서는 군수 선거만 따로 떼어내기보다, 광역·기초의원 선거까지 묶어 민주당 전체의 지역 운영 능력을 보여주는 전략이다.
다만 3선 도전에는 부담도 따른다. 성과가 많다는 주장은 강점이지만, 긴 재임 기간에 대한 피로감과 견제 심리도 함께 생길 수 있다. 김 후보가 넘어야 할 지점은 성과 설명을 넘어 다음 4년의 구체성이다. 예산 1조 원 시대, 농어촌 기본소득, 실버타운, 관광 기반 확충 같은 구상이 군민 생활에 어떤 순서로 연결될지 설득해야 한다.
윤영주, 행정 경험 앞세운 변화론
윤영주 후보는 무소속의 약점을 ‘행정 전문가’ 이미지로 보완하려 한다. 윤 후보는 전남도와 영광군, 진도군에서 행정 경험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구호보다 결과를 내는 군정을 강조한다. 출마 선언 이후에도 인구 감소, 청년 유출, 지역경제 정체를 보성의 핵심 위기로 제시하며 행정 중심의 전환을 주장해 왔다.
윤 후보의 대표 공약은 보성형 햇빛연금 기본소득제다. 그는 재생에너지 수익을 군민 소득으로 돌려 지역 소비를 살리겠다는 구상을 내세운다. 여기에 1조 원 관광벨트, 의료·복지 강화, 청년 귀농귀촌 확대 등을 연결하고 있다. 녹차, 해양, 산림치유 자원을 하나로 묶어 생활인구와 지역소득을 키우겠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승부처는 확장성이다. 무소속 후보는 정당 조직에서 불리하다. 대신 정당 공천 과정에 실망한 표심, 현직 견제론, 새 행정에 대한 기대를 얼마나 넓게 모으느냐가 관건이다. 윤 후보가 변화론을 키우려면 단순한 반현직 정서를 넘어 공약의 재원, 추진 일정, 행정 절차를 더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변화는 말보다 실행표가 있을 때 힘을 얻는다.
생활 공약이 가르는 막판 표심
이번 선거의 쟁점은 거창한 구호보다 생활에 가깝다. 보성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 농어업 소득 정체, 청년 정착 부족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그래서 두 후보 모두 소득, 관광, 복지, 청년, 어르신 돌봄을 앞세운다. 군민 입장에서는 누가 더 큰 약속을 하는가보다 누가 더 실현 가능한 계획을 내놓는지가 중요하다.
기본소득과 햇빛연금은 선거를 달구는 상징 공약이다. 그러나 핵심은 이름이 아니라 재원이다. 어느 돈으로, 언제부터,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지급할지 설명이 따라야 한다. 관광벨트와 실버타운도 마찬가지다. 민간 투자와 국·도비 확보, 인허가, 운영 주체가 분명하지 않으면 공약은 구호에 머물 수밖에 없다. 특히 후보들이 제시한 생활 공약은 듣기 쉬운 문장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첫해 예산, 담당 조직, 조례 제정 여부, 중앙정부와 전남도 협의 계획까지 드러나야 군민의 판단 기준이 선명해진다. 남은 기간 두 후보의 메시지도 이 지점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표심은 결국 생활의 체감으로 움직인다.
보성군수 선거는 안정과 변화의 선택으로 좁혀졌다. 김 후보는 검증된 현직과 민주당 원팀을 앞세우고, 윤 후보는 행정 경험과 무소속 변화론으로 맞선다. 막판 표심은 후보가 내놓은 말의 크기보다 실행력의 무게를 볼 가능성이 크다. 군민이 원하는 것은 더 복잡한 정치가 아니라 삶이 나아지는 행정이다. 그래서 이번 판세의 마지막 질문은 단순하다. 누가 보성의 내일을 더 믿을 만한 계획으로 설명하느냐가 승부의 중심에 설 것이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