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당선인, 통합교육 첫 과제는 ‘학생 선택권’

교육
김대중 당선인, 통합교육 첫 과제는 ‘학생 선택권’
경계지역 자유 학구제 확대
인공지능 교육 지역인재 10만
본청 줄이고 현장권한 강화
  • 입력 : 2026. 06.05(금) 13:57
  • 서은선 기자
김대중 당선인이 6·3 지방선거에서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으로 뽑혔다. [사진=후보자 측]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으로 뽑힌 김대중 당선인이 “전남광주 교육 통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의 첫 기준을 행정 편의가 아닌 학생과 학교 현장에 두겠다고 했다. 시도 경계에 묶인 학군을 풀고, 본청은 작게 만들며, 지역에서 배운 인재가 지역 미래산업에 자리 잡는 교육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 교육은 이제 ‘합치는 일’보다 ‘어떻게 좋아질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섰다. 이번 선거는 기존 전남교육감과 광주시교육감 선거를 대신해 치러진 첫 통합교육감 선거였다. 그래서 결과는 한 사람의 당선이 아니라 새 교육행정 체제의 방향을 고르는 선택으로 읽힌다.

학생 선택권으로 통합 불안 낮춘다

전남과 광주 교육행정이 하나로 묶이는 일은 지역 교육사에서 큰 전환점이다. 기대만큼 걱정도 크다. 학부모는 학교 배정이 달라질까 우려하고, 교직원은 인사와 조직 변화에 촉각을 세운다. 김 당선인은 이 지점을 먼저 짚었다. 그는 “인위적인 통폐합으로 혼란을 초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학생의 선택권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초대 통합 교육감의 무게를 낮은 자세와 강한 추진력으로 감당하겠다고 했다. 전교조 해직 교사, 목포시의원과 목포시의회 의장, 전남교육감을 거친 이력은 이번 선거에서 행정 경험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통합교육감은 전남교육감 재선의 연장이 아니다. 광주와 전남 전체 학생을 함께 책임지는 새 자리다.
핵심은 자유학구제다. 전남과 광주의 경계 지역부터 자유학구제를 넓혀 행정구역 때문에 가까운 학교를 두고도 멀리 돌아가는 불편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통합 스마트 통학버스망을 더해 실제 통학 시간과 부담을 낮추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작은 학교를 억지로 줄이거나, 도시 학교로 학생을 몰아넣는 방식은 답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통합이 학교를 흔드는 일이 아니라 아이들의 길을 넓히는 일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다.

작은 본청, 강한 지역교육청

김 당선인의 조직 구상은 ‘작은 본청, 강한 지원청’으로 요약된다. 통합교육청 본청은 정책과 기획 중심으로 운영하고 규모는 20% 줄이겠다고 했다. 대신 일선 교육지원청의 권한과 기능은 키운다. 학교 가까이에서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행정 통합의 효과가 살아난다는 판단이다.
전남 동부권 교육청사와 광주 신설 교육지원청도 주요 과제다. 넓은 전남과 밀집된 광주의 교육 수요는 다르다. 한 청사에서 모든 결정을 끌고 가면 지역 간 불균형과 갈등이 커질 수 있다. 김 당선인은 지역예산제와 지역정원제를 도입해 예산과 인사 갈등을 줄이겠다고 했다. 오는 7월 1일 첫 출근지는 광주시교육청으로 잡았다. 전남 현황은 이미 알고 있는 만큼 광주 업무를 먼저 파악해 통합 초기 공백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통합교육청 주 청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특별시의회 주 청사 위치를 살펴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도 통합시교육청 출범에 맞춰 기획조정실 신설, 실·국 체제 확대, 부교육감 직급 상향 등 기구·정원 기준 마련에 나섰다. 남은 시간도 길지 않다. 법 시행일과 교육청 출범일이 겹치는 만큼 당선인의 첫 과제는 조직 이름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학교 현장의 불안과 민원 공백을 줄이는 일이다.

AI 공교육으로 격차를 줄인다

통합교육청의 또 다른 숙제는 교육 격차다. 광주 도심과 전남 농산어촌 사이에는 사교육 접근성, 통학 거리, 학교 규모에서 차이가 크다. 김 당선인은 이 차이가 아이들의 미래 차이로 굳어져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는 공교육 안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학습 지원을 깔아 학생 한 명 한 명의 수준과 진로를 살피겠다고 했다.
수학·과학에 특화한 뉴턴스쿨, 인문학교 등 다양한 배움의 장도 권역별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성적순 선발보다 성장 지원이다. 김 당선인은 정부의 행정통합 인센티브를 활용해 1조5000억 원 규모의 인재양성 장학기금을 만들고, 학생의 다양한 학습과 진로 탐색에 쓰겠다고 했다. 야간자율학습과 0교시도 강제가 아니라 선택형 공간과 준비 시간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과 후에는 스터디룸, 도서관, 공유학교를 열되 학생이 스스로 고르게 하고, 대입 전문 인력과 지역 교사가 함께하는 전남광주교육과정개발평가원 설립도 추진한다. 공교육이 입시 정보와 학습 지원을 책임질 때 사교육비 격차도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지역서 배우고 지역에 남게 한다

김 당선인의 비전은 학교 울타리를 넘어 지역 산업으로 이어진다. 그는 전남광주에 특화된 AI, 에너지, 반도체 등 미래산업을 위한 10만 인재 양성을 내세웠다. 지역에서 배운 학생이 지역 기업과 기관에서 일하고, 다시 지역에 정착하는 ‘교육 지산지소’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청, 기업, 대학, 지자체가 함께 움직이는 4개 트랙 기반 인재양성 생태계를 구상했다. 고교 단계에서는 전략산업과 연결된 특화고와 기숙형 학교를 운영하고, 기업은 현장실습과 인턴십에 참여하며, 대학과 연구기관은 전문 교육과정을 맡는 방식이다. 지자체는 청년이 머물 집과 창업 기반을 뒷받침해야 한다. 김 당선인은 이 흐름을 총괄할 전남광주 인재양성교육위원회 신설도 제시했다.
초대 통합교육감의 임무는 거창한 구호보다 첫 단추를 안정적으로 끼우는 데 있다. 이름이 바뀐 교육청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의 하루가 나아지는 일이다. 통합교육청은 도시와 농산어촌, 큰 학교와 작은 학교, 대학과 산업현장을 한 줄로 연결해야 한다. 통합은 빠르게 추진되지만, 교육은 서두를수록 현장의 동의가 더 중요해진다. 설명과 설득이 정책의 첫 단추다. 김대중 당선인은 통합을 행정 결합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여는 출발점으로 설명했다. 약속이 실천으로 이어진다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은 학생에게는 더 넓은 선택권을, 학교에는 더 가까운 지원을, 지역에는 떠나지 않는 인재를 남기는 새 교육 모델이 될 수 있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