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시장·교육감·의회 탄생

정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시장·교육감·의회 탄생
통합시 초대 권력지도 완성
시장·교육감 동시 첫 선출
민주당 우위 표심으로 확인
  • 입력 : 2026. 06.05(금) 13:59
  • 서은선 기자
민형배 당선인이 당선 소감을 전하고 있다(좌) [사진=연합뉴스] 직무 복귀한 김대중 전남교육감. [사진=전남교육청]
지난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광역정부로 출발하기 전, 초대 권력 구조를 정한 선거였다. 광주·전남 유권자 274만7725명은 통합특별시장과 통합교육감, 통합특별시의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을 뽑으며 새 행정체제의 첫 방향을 선택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은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에 올랐고, 김대중 당선인은 첫 통합교육감으로 선출됐다.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임문영 당선인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제 구호가 아니라 실제 행정으로 들어선다. 이번 선택은 단순한 승패가 아니다. 통합 이후 누가 권한을 쥐고, 어떤 속도로 새 도시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첫 판단이었다. 행정과 교육, 의회와 국회가 한꺼번에 새 출발선에 서면서 지역 정치는 한 번에 새 판을 맞게 됐다.

초대 시장, 통합의 키를 쥐다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개표 결과 민 당선인은 128만3402표, 79.01%를 얻었다.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는 18만9718표, 11.68%에 그쳤다. 정의당 강은미 후보, 진보당 이종욱 후보, 무소속 김광만 후보는 뒤를 이었다. 선거의 승패는 일찍 갈렸다. 표심은 광주와 전남을 하나로 묶는 첫 수장에게 강한 추진력을 맡겼다.
민 당선인 앞에는 꽃다발보다 무거운 숙제가 놓였다. 통합특별시는 기존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의 행정 체계를 한 지붕 아래에서 다시 짜야 한다. 조직, 인사, 예산, 청사, 의회 운영, 자치법규 정비가 모두 출범 초기 현안이다. 행정안전부와 두 시도는 지난 3월 출범 준비회의와 합동 협업을 시작했고, 정보시스템과 재정, 조직 통합 방안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최종 결정과 책임은 새 시장과 초대 의회가 져야 한다. 출범 직후 첫 인사와 조직 개편이 흔들리면 통합의 신뢰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민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인공지능, 반도체, 에너지 산업을 앞세운 신산업 수도 구상을 내세웠다. 농어촌 기본소득, 4대 권역별 특화 발전, 시민주권형 행정도 약속했다. 광주는 연구개발과 도시 기능을, 전남은 에너지와 농수산, 항만과 관광 자원을 갖고 있다. 두 축을 단순히 붙이는 데 그치면 통합 효과는 작다. 산업, 교통, 교육, 복지를 한 방향으로 묶어야 통합특별시의 이름값을 할 수 있다.

교육 통합, 격차 해소가 첫 시험대

교육감 선거에서는 김대중 당선인이 68만275표, 42.52%로 승리했다. 장관호 후보는 46만5939표, 29.12%를 얻어 2위에 올랐다. 이정선 후보는 30만3765표, 18.98%, 강숙영 후보는 14만9674표, 9.35%를 기록했다. 현직 전남교육감 출신인 김 당선인은 광주와 전남 교육행정을 함께 이끄는 첫 수장이 됐다.
통합교육의 핵심은 학교 현장의 혼란을 줄이는 일이다. 도시 학교와 농산어촌 학교의 여건은 크게 다르다. 학생 수, 통학 거리, 교원 수급, 방과후 돌봄, 진로교육 기회가 모두 차이를 보인다. 김 당선인은 AI와 미래교육, 지역 인재 양성, 교육특별시 구상을 내세웠다. 그러나 구호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변화다. 작은 학교 학생도 좋은 수업을 듣고, 도심 학생도 지역 산업과 연결된 진로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교육행정 통합은 예산을 합치는 일로 끝나지 않는다. 인사 체계, 학교 지원 방식, 교육복지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 어느 지역도 손해 본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첫 과제다.

더불어민주당 임문영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후보가 개표 방송을 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회 다수, 추진력과 견제의 갈림길

통합특별시의회도 처음 구성됐다. 전체 91석 가운데 민주당은 83석을 확보했다. 특별시장과 의회 다수를 같은 정당이 차지하면서 출범 초기 필수 조례 제정, 조직 구성, 예산 편성은 비교적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행정 통합은 시간표가 촘촘하다. 출범 직후 임시회에서 조직과 회계, 인사 관련 조례를 정비해야 시민 불편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힘이 한쪽으로 쏠릴수록 견제의 필요성도 커진다.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와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무소속과 진보 성향 후보들의 성과도 나타났다. 이는 민주당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과 권력 독점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민주당이 안정적 추진력을 얻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일방통행의 면허가 될 수는 없다. 초대 의회는 집행부의 속도를 뒷받침하되 권역별 예산 배분과 청사 문제, 인사 통합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광산을 보궐선거에서는 임문영 당선인이 5만9483표, 62.85%를 얻었다. 조국혁신당 배수진 후보는 1만5372표, 16.24%였다. 임 당선인은 AI 기반 생활안전, 제조업 전환, 반도체 산업 기반 조성, 광산권 미래산업 육성을 앞세웠다. 통합특별시 출범과 맞물려 광산권은 광주 산업의 확장축이자 전남 동부·서부권과 연결되는 정치적 거점으로 떠올랐다.

통합 성패, 균형발전에 달렸다

이번 선거의 의미는 당선자 명단에만 있지 않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40년 넘게 따로 움직였던 행정 권역을 다시 묶는 실험이다. 정부는 통합특별시 출범을 대한민국 행정체제 개편의 새 이정표로 보고 있다. 숫자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제 숫자를 주민 삶의 변화로 옮겨야 한다. 가능성이 곧 성과는 아니다.
통합 이후 가장 큰 과제는 균형이다. 광주 중심의 흡수 통합이라는 우려, 전남 농어촌의 소외감, 동부권과 서부권의 거리감, 청사와 재정 배분 갈등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민 당선인과 김 당선인, 초대 의회가 풀어야 할 문제는 하나다. 통합이 행정 명칭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삶의 조건을 바꾸는 일임을 증명해야 한다. 첫 선거는 끝났다. 이제 첫 행정이 시작된다. 승리의 숫자를 성과로 바꾸고, 통합의 약속을 주민 삶 속에서 확인시키는 일이 남았다. 민주당에는 속도와 책임이, 야권과 무소속에는 감시와 대안이 요구된다. 초대 권력의 무게는 승리의 박수보다 오래 남는다. 결국 그 평가는 주민 삶의 변화로 갈릴 것이다. 권력의 첫 그림은 완성됐지만, 통합의 실력은 이제부터 드러난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