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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현직 군수 넘어 담양 탈환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개표율 99.93% 기준 1만6069표, 득표율 55.05%를 얻었다.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는 1만1528표, 39.49%에 그쳤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전남의 핵심 지지 기반에서 군수직을 되찾을 수 있을지, 조국혁신당이 지난해 4·2 재선거로 만든 ‘1호 단체장’의 상징을 지켜낼 수 있을지가 관심이었다.
결과는 박 당선인의 승리였다. 담양 민심은 군정 연속성보다 변화와 새 동력을 택했다. 박 당선인은 군의원과 도의원을 지내며 쌓은 16년 의정 경험을 앞세웠다. 기초의회와 광역의회를 모두 거친 만큼 예산과 행정의 흐름을 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거 막판까지 양측은 의혹 제기와 고발을 두고 맞섰지만, 표심은 민주당 후보에게 더 크게 모였다.
이번 결과는 한 지역의 군수 교체를 넘어 전남 정치 지형에도 의미를 남겼다. 담양은 지난해 재선거에서 민주당 독주 구도에 균열을 냈던 곳이다. 조국혁신당은 이 승리를 발판으로 호남에서 대안 세력 이미지를 키우려 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이 현직 군수를 꺾으면서 민주당은 조직력과 지역 기반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 반대로 박 당선인에게는 승리의 상징성만큼 무거운 책임도 따라왔다.
“민생부터 챙기겠다” 첫 약속
박 당선인의 당선 소감은 민생경제에 맞춰졌다. 그는 “선거 기간 군민들이 ‘담양을 꼭 살려내라’고 말했던 간절한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말만 앞서는 군수가 되지 않겠다”며 “약속한 공약은 반드시 실천하는 행동하는 군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가장 앞세운 목표는 예산 1조 원 시대다. 박 당선인은 담양군의 숙원 사업을 풀기 위해 국회와 중앙정부를 직접 찾아다니겠다고 했다. 중앙부처 대형 사업을 미리 발굴하고, 국가 공모 사업과 지방소멸대응기금, 통합 인센티브를 적극 끌어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5000억 원대 규모의 담양군 예산을 두 배 가까이 키우려면 강한 추진력과 현실성 있는 사업 발굴이 필요하다. 박 당선인은 이를 자신의 정치적 첫 시험대로 삼았다.
농어촌 기본소득도 핵심 약속이다. 그는 농촌 고령화와 청년 유출을 늦추려면 주민 생활을 지탱할 최소한의 소득 기반이 필요하다고 봤다. 기본소득은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지역 안에서 소비가 돌고, 작은 가게와 농가가 함께 버티는 경제 구조를 만드는 장치로 설명했다.
광주와 잇고 AI 농업 키운다
박 당선인의 군정 비전은 ‘담양의 지도’를 새로 그리는 데 있다. 그는 전남·광주 통합 논의와 AI 산업 전환을 담양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규정했다. 광주와 가장 가까운 지리적 장점을 살려 담양을 통합 생활권의 중심축으로 키우겠다는 뜻이다. 당선 즉시 군수 직속 통합특별시 TF와 전문가 중심의 담양 미래 정책 전략위원회를 꾸려 장기 전략을 세우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를 위해 담양~광주 경전철과 광역간선버스 조정, 광역교통망 확충을 추진한다. 담양 어디서든 광주와 30분 안팎으로 오갈 수 있는 생활권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청년과 신혼부부가 머물 수 있도록 공공주택과 워케이션 기반을 늘리고, 정주 인구 7만 명, 생활인구 100만 명, 관광객 1500만 명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농업은 AI와 데이터로 바꾸겠다고 했다. 스마트팜, AI 재배 기술, 스마트 축산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농가의 일손 부담은 줄이고 생산성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광주 150만 소비시장과 담양 농산물을 연결하는 유통 플랫폼도 추진한다. 관광 분야에서는 죽녹원과 관방제림을 잇는 체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오는 2027년 남도정원 비엔날레를 성공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갈등 넘어 통합 군수 시험대
박 당선인은 선거 뒤 통합을 여러 차례 말했다. 그는 경쟁했던 정철원·최화삼 후보와 지지자들에게 위로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이제 선거는 끝났다. 갈등과 분열을 넘어 담양 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군민 마음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통합은 구호가 아니라 첫 인사와 예산 편성, 현장 행정에서 확인돼야 한다. 지지한 군민과 지지하지 않은 군민을 가르지 않는 태도가 새 군정의 출발점이다.
박 당선인은 이전 군정의 성과까지 모두 지우지는 않겠다고 했다. 선배 군수들이 만든 좋은 정책은 이어가고, 부족한 사업은 보완해 정책 단절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개발제한구역과 군사시설 보호구역 문제처럼 군민 재산권과 맞닿은 현안도 중앙 정치권과 협의해 풀겠다고 밝혔다. 공직사회에는 청렴을, 현장에는 빠른 답을 요구하겠다는 메시지다. 결국 새 군정의 성패는 거창한 발표보다 군민이 체감하는 변화에 달려 있다. 시장 매출, 농가 소득, 버스와 병원 이용, 청년 주거처럼 생활 가까운 지표가 먼저 달라져야 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분명하다. 예산 1조 원, 기본소득, 경전철, AI 농업, 첨단산업 유치 등은 모두 큰 재원과 협력이 필요한 사업이다. 선거 구호가 군정 성과로 이어지려면 중앙정부, 전남도, 광주시, 군의회와의 협력 구조를 빨리 짜야 한다. 공직사회에는 청렴과 속도, 군민에게는 생활 변화로 답해야 한다.
박 당선인은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오직 군민만 바라보고 뛰겠다”고 했다. 담양군민은 다시 민주당을 선택했다. 이제 박종원 군정은 그 선택이 생활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담양의 새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