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우 3선 군정, 기본소득 넘어 ‘머무는 도시’ 만든다

보성
김철우 3선 군정, 기본소득 넘어 ‘머무는 도시’ 만든다
전 군민 1인당 월 20만 원
해양관광·스마트농업 육성
역세권·청년정주 기반 확대
  • 입력 : 2026. 06.19(금) 09:26
  • 서은선 기자
김철우 보성군수 당선자. [사진=김철우 당선인]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보성군 역사상 첫 3선 군수에 오른 김철우 군수의 새 군정은 ‘완성’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출발한다. 민선 7·8기가 변화의 기반을 닦은 시간이었다면, 민선 9기는 그 성과를 군민의 삶과 지역경제로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다. 출발점은 농어촌 기본소득이다. 그러나 목표는 현금 지급에 머물지 않는다. 돈이 골목에서 돌고, 사람이 머물고, 청년이 일자리를 찾고, 관광객이 하룻밤을 보내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첫 3선이라는 기록은 김 군수에게 더 큰 책임으로 돌아왔다. 이제 보성은 ‘지원하는 행정’을 넘어 ‘돈이 도는 도시’, ‘사람이 남는 도시’로 가야 한다.

기본소득, 소비로 이어져야

김철우 3선 군정의 1호 공약은 농어촌 기본소득이다. 보성군은 오는 8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전 군민에게 1인당 월 2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 월 15만 원에 군비 5만 원을 더하는 방식이다. 총사업비는 1304억 원 규모다.
이 정책의 성패는 지급액보다 쓰임새에 달려 있다. 보성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되는 돈이 전통시장, 식당, 마트, 동네 가게로 흘러가야 한다. 군민 생활비를 덜어주는 동시에 지역 상권을 살리는 두 가지 효과가 나와야 한다. 보성군이 순전입, 일자리, 돌봄서비스 같은 목표를 함께 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본소득은 복지 정책이면서 동시에 인구 정책이고, 상권 정책이다. 관건은 관리다. 어디서 얼마나 쓰였는지, 어느 면의 소비가 늘었는지, 청년과 노인에게 어떤 도움이 됐는지 숫자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기본소득은 선심성 논란을 넘어 지역을 살리는 실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바다, 머무는 관광의 축

하지만 기본소득만으로 보성의 미래를 열 수는 없다. 김 군수의 핵심 공약은 해양관광, 스마트농업, 청년정주, 역세권 개발을 한데 묶는 데 있다. 그중 가장 큰 판은 바다다. 김 군수는 “보성의 미래는 바다에 있다”는 구상을 앞세워 율포와 벌교, 여자만을 잇는 남해안 관광축을 키우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율포해양복합센터, 율포항 국가어항, 벌교~장도 생태탐방로, 여자만 국가해양생태공원은 따로 떨어진 사업이 아니다. 해양레저, 갯벌 생태, 꼬막과 차, 숙박과 먹거리를 연결하는 관광망이다. 당일치기 관광객이 잠시 들렀다 가는 곳이 아니라, 가족이 쉬고 젊은 층이 체험하며 외지인이 다시 찾는 곳으로 바꾸는 전략이다. 4성급 이상 관광호텔과 컨벤션센터 유치, 율포 주거복합타운 조성도 이 흐름 안에 있다. 관광은 시설을 짓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밤에 머물 이유, 아침에 다시 움직일 동선, 돈을 쓸 공간이 함께 있어야 한다.
보성차정원과 세계정원 엑스포 구상도 해양관광과 따로 볼 일이 아니다. 차밭, 바다, 갯벌, 문학 자원을 하나의 길로 엮을 때 보성 관광은 점이 아니라 선이 된다. 사업이 많을수록 우선순위는 더 또렷해야 한다. 해양관광은 큰 시설보다 연결이 먼저다. 율포에서 숙박한 관광객이 다음 날 벌교갯벌을 걷고, 보성차밭에서 차를 마시며, 읍내 상권에서 밥을 먹는 동선이 만들어져야 한다. 군민에게는 일자리가 되고, 상인에게는 매출이 되며, 농어민에게는 판로가 된다.

코레일, 목포보성선 개통 대비 현장 안전 점검.[사진=김철우 당선인]

농업은 기술로, 청년은 일로

농업도 바뀌어야 한다. 보성은 차와 키위, 쌀, 꼬막 등 강한 이름을 가진 지역이다. 그러나 고령화와 일손 부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문제다. 김 군수가 내세운 체류형 스마트팜 관광단지는 농업을 생산에만 묶어두지 않겠다는 신호다. 농장을 배우고, 보고, 쉬는 공간으로 만들면 농업은 일자리와 관광이 함께 있는 산업이 될 수 있다.
농수산물 가격안정기금 150억 원 조성, 말차 산업 육성, 키위 특화 전략도 같은 방향이다. 농어민 소득을 지키면서 새 시장을 여는 정책이다. 여기에 청년 1000명 유치 프로젝트가 붙는다. 폐교를 창업·문화공간으로 바꾸고, 청년이 농업과 관광, 소상공업에서 일할 길을 열어야 한다. 청년정주는 “와 달라”는 말로 이뤄지지 않는다. 살 집, 할 일, 배울 곳, 아이를 키울 환경이 함께 있어야 가능하다. 주월산 복합 시니어타운과 간병비 지원 같은 복지 공약도 인구 구조 변화에 맞춘 안전망이 돼야 한다. 청년에게는 기회를, 어르신에게는 돌봄을 주는 두 바퀴가 함께 굴러야 마을이 버틴다.

역세권, 생활권을 넓히는 문

KTX 보성역과 벌교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 복합개발은 보성의 공간 지도를 바꿀 수 있는 카드다. 철도는 사람을 데려오지만, 역 앞에 머물 이유가 없으면 통과 지점에 그친다. 역세권에는 숙박, 상가, 문화시설, 청년 창업공간, 관광 안내 기능이 함께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철도로 들어오는 흐름이 보성의 소비와 일자리로 바뀐다.
정책을 묶는 힘은 행정의 속도와 설명력에서 나온다. 군민은 큰 구호보다 내 삶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알고 싶어 한다. 기본소득은 장을 보는 돈으로, 관광개발은 일자리로, 스마트농업은 농가 소득으로, 역세권 개발은 생활 편의로 이어져야 설득력이 생긴다. 그래서 민선 9기의 평가는 착공식이나 계획서가 아니라 군민이 체감한 변화에서 갈릴 수밖에 없다.
김철우 3선 군정의 과제는 분명하다. 기본소득으로 민생의 바닥을 받치고, 바다와 농업, 청년과 철도를 연결해 성장의 길을 여는 일이다. 본예산 1조 원 시대라는 목표도 숫자만으로 평가받을 수 없다. 군민이 생활비 부담을 덜고, 상인이 매출을 올리고, 청년이 일자리를 얻고, 관광객이 보성에서 머무는 변화로 보여줘야 한다. 첫 3선 군수라는 기록은 이미 세웠다. 이제 남은 것은 기록을 넘어 결과를 만드는 일이다. 보성의 다음 4년은 돈을 나누는 정책보다 돈이 돌게 하는 설계, 사업을 벌이는 행정보다 삶을 바꾸는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공약의 이름은 달라도 방향은 하나다. 보성 안에서 벌고, 쓰고, 머물게 만드는 일이다. 이 연결이 촘촘할수록 지방소멸 위기는 위협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압박이 된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