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민호, ‘더 큰 고흥·행복한 군민’ 실현 첫발

고흥
공영민호, ‘더 큰 고흥·행복한 군민’ 실현 첫발
우주·교통 성장축까지 구체화
주민 바람 정책 과제로 담아
생활 과제 실천 의지 분명히
  • 입력 : 2026. 07.03(금) 14:38
  • 김예영 기자
공영민 고흥군수가 민선 9기 고흥 비전 선포식에서 인삿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고흥군]
고흥군이 지난 1일 고흥문화회관 김연수실에서 군민과 출향 향우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9기 고흥 비전 선포식을 열고 새 임기의 첫발을 뗐다. 공영민 군수는 별도 취임식 대신 군민과 미래 구상을 나누는 자리를 택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민선 8기 성과를 토대로 오는 2030년 고흥이 어떤 도시로 바뀔지를 보여주고, 군민의 바람을 군정 과제로 받아 적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취임식 대신 군민 무대

선포식은 고흥군 전속예술단의 대북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공 군수 내외는 객석 1층과 2층을 직접 돌며 군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무대의 중심을 단체장과 내빈이 아니라 군민에게 두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장면이었다. 기존 행사에서 빠지지 않던 내빈 소개와 축사는 과감히 줄였다. 대신 재경향우회가 고향사랑기부금 5000만 원을 전달하며 고향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문금주 국회의원,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등은 영상으로 축하 뜻을 보탰다.
행사장 밖 분위기도 달랐다. 김연수실 입구에는 고흥 우주선 철도, 광주~고흥 고속도로, 사이언스 콤플렉스 등 고흥의 대표 비전을 시각 자료로 풀어낸 전시가 마련됐다. 정책·문화 행사 안내, 어르신 일자리 생산품 홍보, 로컬푸드와 유자차 시식·시음 코너도 함께 운영됐다. 군정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가 딱딱한 보고회에 머물지 않고, 군민이 보고 걷고 맛보며 참여하는 행사로 꾸며진 것이다. 선포식은 행정의 계획을 일방적으로 알리는 형식보다 군민이 현장에서 새 임기의 방향을 확인하는 공개 약속에 가까웠다.

민선 9기 고흥 비전 선포식에서 군민의 소망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고흥군]

우주와 길, 성장판으로

민선 9기 고흥군정의 핵심은 우주항공과 교통망이다. 고흥은 나로우주센터를 기반으로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드론산업 확대, 스마트팜 고도화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다. 정부도 우주발사체 산업 기반을 키우기 위해 고흥을 국가 우주산업 거점으로 묶고, 발사체 특화 산업단지와 민간 발사 지원 기반을 추진하고 있다. 고흥군이 이날 비전 영상에서 오는 2030년의 모습을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산업단지가 실제 기업과 일자리로 이어지고, 청년이 머무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지역소멸의 흐름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는 봉래면 예내리 일원에 추진되는 고흥의 첫 국가산단이다. 조성 목표 시점은 오는 2030년이다. 계획대로 기업 입주와 연구개발, 시험·인증 기능이 붙으면 고흥은 발사장이 있는 지역을 넘어 우주산업을 생산하고 키우는 도시로 넓어질 수 있다. 드론기업 유치와 스마트팜 집적화도 같은 흐름에 놓인다. 농어촌의 약점을 첨단산업과 결합해 새 일자리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교통망은 그 변화를 현실로 만드는 통로다. 고흥은 오랜 기간 남해안의 끝이라는 지리적 한계와 싸워 왔다. 광주~고흥 고속도로, 우주선 철도, 주요 간선도로 확장 같은 사업은 단순한 도로와 철도 문제가 아니다. 기업이 들어오고, 관광객이 찾고, 농수산물이 빠르게 이동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군은 우주항공과 드론, 스마트팜 산업을 키우면서 교통 인프라를 함께 넓혀 고흥의 접근성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길이 열려야 산업도, 관광도, 생활권도 넓어진다는 판단이다.

소망 족자에 담긴 생활

이날 가장 큰 울림은 군민의 소망 퍼포먼스에서 나왔다. 유치원생부터 청년 부부, 80대 어르신까지 세대를 대표한 군민 16명이 무대에 올라 각자의 바람을 적은 족자를 공 군수에게 전달했다. 내용은 거창한 구호보다 생활에 가까웠다. 입학축하금 증액, 대학생 생활비 지원, 주거비 부담 완화, 군민 에너지 연금 실현 등이 담겼다. 아이를 키우는 집, 학교를 다니는 청년, 집 걱정을 안고 사는 신혼부부, 노후를 준비하는 어르신의 요구가 한 무대에 오른 셈이다.
공 군수는 족자를 하나씩 건네받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군정에 반영하고 임기 안에 실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선 9기가 내세운 ‘더 큰 고흥’은 대형 산업 사업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군민이 체감하는 복지, 교육, 주거, 에너지 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특히 해상풍력과 재생에너지 사업을 주민 소득과 연결하려는 에너지 연금 구상은 군민 생활과 지역 산업을 잇는 대표 과제로 꼽힌다. 성장의 열매가 일부 기업이나 행정 성과에 그치지 않고 군민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가 선명했다. 이날 무대가 의미를 얻은 것도 행정의 목표와 주민의 요구가 같은 자리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압도적 지지 뒤 실행 숙제

공 군수는 취임 인사에서 “민선 8기 동안 아낌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민선 9기는 다져온 기반 위에 군민의 꿈을 더해 더 큰 고흥을 완성하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외되는 이 없이 군민 모두가 행복하고 잘사는 고흥을 만들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겠다”고 밝혔다.
민선 9기 고흥군정은 높은 기대 속에서 출발했다. 공 군수는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큰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공개된 개표 결과 득표율은 84.34%였다. 높은 지지는 군정 연속성에 힘을 실어 주지만, 동시에 더 빠른 성과를 요구하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비전 선포식이 보여준 장면은 화려했지만, 앞으로의 평가는 실행 속도와 체감 변화가 가를 수밖에 없다.
우주발사체 산업단지와 교통망 확충, 청년 정착과 생활 지원, 군민 에너지 연금 같은 과제는 예산과 인허가, 중앙정부 협의가 맞물려야 앞으로 나아간다. 공 군수는 선거 과정에서 오는 2030년 인구 10만 기반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인구 숫자 경쟁이 아니라 산업, 교육, 주거, 의료, 교통을 함께 묶어 생활권을 키우겠다는 약속으로 읽힌다. 고흥군은 군민 통합을 바탕으로 주요 현안을 안착시켜 행복한 지역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선 9기의 첫날은 비전을 말하는 자리였다. 남은 과제는 임기 초반부터 그 비전을 군민의 일상 속 변화로 더 분명히 증명하는 일이다.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