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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절반 넘는 함평권역
빛그린국가산단은 광주 광산구 삼거동과 함평군 월야면 일원에 걸쳐 조성된 국가산업단지다. 전체 면적은 407만1448.7㎡다. 이 가운데 함평권역은 222만4389.7㎡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숫자로 보면 54.6% 수준이다. 광주권역 184만7059㎡보다 넓어 대규모 제조시설을 놓고 볼 때 확장성을 갖춘 편이다.
이 산단은 애초 광산업, 디지털정보가전, 자동차, 첨단부품소재 등을 유치 업종으로 삼아 조성됐다. 광주권역에는 광주글로벌모터스와 자동차 부품 기업들이 들어섰고, 함평권역에서는 금호타이어의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이다. 금호타이어는 월야면 외치리 일원 15만 평 부지에 총 6609억 원을 들여 친환경 스마트 타이어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은 지난해 12월부터 공사가 시작됐고, 오는 2028년 3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함평군은 이 흐름을 단순한 자동차 산업 확장에 그치지 않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래차 부품과 전장, AI 제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함께 끌어들여 산단의 성격을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반도체 대형 팹을 곧바로 유치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기존 산단과 추가 산업용지를 묶어 기업이 검토할 수 있는 후보지를 넓히고, 전력과 용수 같은 기본 조건을 선제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전략이다.
RE100이 기업 선택 좌우
반도체와 AI 제조시설은 전기를 많이 쓰고, 안정적인 물 공급도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땅값보다 전력망, 용수, 폐수 처리, 도로, 인력 수급이 더 큰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함평군이 RE100 기반 산업단지를 앞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RE100은 기업이 쓰는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국제적 흐름이다. 수출 기업일수록 탄소 부담을 줄이는 전력 조달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함평은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전남권에 놓여 있다. 광역 상수 계통과 지역 수자원을 연계하면 공업용수 공급 논의도 가능하다. 다만 계획은 구체적인 전력 계통, 송전망, 용수량, 폐수 처리 능력으로 검증돼야 한다. 반도체 산업은 희망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수년 뒤 필요한 전기를 언제, 얼마만큼, 어떤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기업 결정의 핵심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은 함평군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 1월 29일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지난 2월 10일 제정됐다. 이 법은 오는 8월 11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시행령안도 입법예고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기반시설 지원, 비수도권 우대, 입주기업 지원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지방 산단도 국가 지원을 받을 길이 넓어졌다.
광주 배후 인프라가 강점
빛그린국가산단의 또 다른 강점은 광주와 붙어 있다는 점이다. 광주송정역을 통한 KTX 접근, 무안국제공항과 서해안고속도로, 목포신항으로 이어지는 광역 교통망은 물류와 인력 이동에 힘을 보탠다. 광주의 교육·의료·문화·주거 기능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 임직원 정주 여건에서 장점으로 작용한다.
인력 기반도 중요하다. 반도체와 AI 산업은 공장만 지어서는 완성되지 않는다. 공정을 이해하는 엔지니어, 장비를 다루는 기술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력이 함께 필요하다. 함평군은 한국에너지공대와 광주·전남권 대학, 연구기관, 산업지원기관과 연계해 기업 수요에 맞는 인력 공급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단 안팎의 교육과 현장 실습, 기업 맞춤형 훈련이 이어져야 실제 고용으로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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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혜택보다 속도 중요
이남오 군수는 대규모 팹이나 첨단 제조기업 유치 때 부지 매입 지원, 조세 감면, 행정 절차 지원을 내세우고 있다. 법인 지방소득세와 재산세 등 세수 일부를 반도체산업 육성기금으로 적립해 기반시설 확충과 추가 투자 유치에 다시 쓰는 선순환 구조도 검토하고 있다. 기업이 투자하면 세수가 생기고, 그 재원이 다시 산단 경쟁력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투자 의향 단계에서 실제 착공까지 시간을 줄이는 원스톱 행정도 함께 갖춰야 한다.
하지만 과제도 분명하다. 기업 유치는 인센티브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후보지 면적, 전력 공급 시기, 용수 확보, 인허가 속도, 주민 수용성, 전문인력 정착 여건이 함께 맞아야 한다. 함평군이 100만 평 규모의 산단 확장을 추진하려면 농지·환경·교통 영향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지역민에게는 일자리와 세수 확대라는 기대가 있지만, 생활환경 변화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결국 함평군이 기업에 보여줘야 할 것은 가능성이 아니라 준비된 일정표다. 공장 부지 후보, 전력 공급 시점, 용수 처리 계획이 같은 표 안에서 움직여야 투자가 현실이 된다.
빛그린국가산단은 이미 자동차 산업 기반을 갖췄다. 여기에 반도체와 AI 제조기업이 더해지면 함평의 산업 구조는 농업 중심에서 첨단 제조와 서비스가 함께 도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 민선 9기 함평군정의 승부처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부지, 전력, 용수, 인력, 세제 지원을 한 묶음으로 제시하고 중앙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기업을 설득해 내는 속도가 함평의 미래 산업 지도를 가를 전망이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