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문, 민선 9기 해법을 현장서 찾다

장흥
사순문, 민선 9기 해법을 현장서 찾다
업무보고 뒤 우선순위 압축
관광 수산 안전 분야 재편
출범 초 실행 행보 시험대
  • 입력 : 2026. 07.06(월) 09:42
  • 서은선 기자
사순문 장흥 군수가 1군정 핵심사업 현장점검을 하고있다. [사진=장흥군]
지난 7월 1일 출범한 민선 9기 장흥군정의 첫 색깔은 현장이다. 사순문 장흥군수는 출범 전 뉴(New) 장흥정책협의회와 함께 주요 사업장을 직접 돌며 군정 핵심 과제를 점검했다. 업무보고와 정책 토론으로 그린 밑그림을 사업 현장에서 다시 확인한 것이다. 군정 비전은 정해졌고, 이제 과제는 군민이 느낄 수 있는 변화로 옮기는 일이다.

보고서 넘어 사업장으로

뉴 장흥정책협의회는 민선 9기 군정 방향과 정책 과제를 다듬기 위해 출범한 준비기구다. 협의회는 지난달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동안 장흥군 21개 실과소 업무보고를 들었다. 이 자리에서는 주요 전략사업과 현안사업, 토요시장 활성화 방안, 미래 성장동력 발굴 문제가 논의됐다. 민선 9기 군정 비전과 방침도 이 과정에서 심의·선정됐다.
새 비전은 ‘도약하는 장흥, 함께 여는 미래’다. 군정 방침은 군민이 행복한 열린 행정, 다 함께 잘사는 지역경제, 함께 누리는 나눔 복지, 문화가 숨 쉬는 힐링 관광으로 정리됐다. 문구만 놓고 보면 익숙한 행정 구호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협의회가 곧바로 현장 점검에 나선 점은 다르다. 보고서로 사업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디에서 막히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사업지에서 직접 확인하려는 행보다.
지난달 23일 찾은 곳은 모두 8개소다. 역사향기숲 조성사업, 회진 재해위험지역 정비사업, 회진항 어촌뉴딜사업, 노력항 수산물 콜드체인 구축사업, 회진 대리항 민자유치사업, 장재도~남포 간 도로개설사업, 장흥호 스카이워크 조성사업, 유치자연휴양림이다. 점검 대상이 장흥읍과 회진, 안양, 유치로 흩어진 점도 눈에 띈다. 특정 권역 한 곳을 띄우는 방식이 아니라 장흥읍 관광, 남부 해양, 동부 휴양, 생활 안전을 함께 보겠다는 뜻이다. 협의회 위원들이 현장에서 담당 부서 설명을 듣고 개선 방안을 토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업의 속도만 묻는 점검이 아니라 예산, 민원, 운영 방식까지 한 번에 살피는 자리였다.

관광은 머무는 힘으로

관광 분야의 초점은 ‘스쳐 가는 방문’을 ‘머무는 체류’로 바꾸는 데 있다. 역사향기숲은 장흥읍 예양공원을 중심으로 탐진강, 토요시장,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잇는 사업이다. 지난 2020년 전남형 지역성장 전략사업 공모에 선정돼 100억 원 규모로 추진돼 왔다. 장흥읍의 역사성과 강변 자원, 전통시장 동선을 한데 묶는 구상이다.
장흥호 스카이워크는 장흥댐 일대 경관을 관광자원으로 키우는 사업이다. 장흥군의회 회의록에는 총사업비 80억 원, 지난 2024년부터 내년까지 장흥댐휴게소 일원에 타워형 스카이워크를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치자연휴양림은 장흥댐 상류에 있는 대표 산림휴양 공간이다. 지난 1996년 7월 개장한 뒤 숲속의 집, 오토캠핑데크, 야영장, 물놀이장 등을 갖추며 가족 단위 휴양객을 받아왔다.
세 사업은 성격은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읍내 역사 관광, 호수 전망, 산림 휴양을 따로 놓지 않고 하나의 체류 동선으로 묶어야 효과가 커진다. 관광객이 장흥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야 숙박, 음식, 시장 소비로 이어진다. 현장 점검의 의미도 여기에 있다. 보기 좋은 시설을 하나 더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이동 동선과 운영 방식, 주변 상권과의 연결까지 따져야 한다.

바다 경제, 운영이 승부

회진항과 노력항, 대리항은 해양수산과 항만경제의 축이다. 회진항 어촌뉴딜사업은 회진면 이회진항 일원에서 추진된다. 시행계획 고시 기준 사업비는 94억7600만 원 규모다. 낡은 어촌·어항 기반을 고치고 지역 수산자원을 살릴 시설을 갖추는 것이 뼈대다. 이회진항은 김, 다시마, 꼬시래기, 쇠미역 등 해조류 자원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노력항 수산물 콜드체인 구축사업은 더 큰 운영 과제를 안고 있다. 장흥군수협이 사용자로 선정됐고, 급냉실과 제빙시설, 선별장, 위판장 등 기반시설이 계획됐다. 사업비는 139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산물 유통 거점은 건물만 세워서는 성과가 나기 어렵다. 선단 유치, 위판 물량, 냉동·가공·물류 운영, 주민 수용성이 함께 맞아야 한다. 회진 대리항 민자유치사업 역시 민간투자 흐름과 지역 수익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할 과제다.
따라서 바다권 사업 점검은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 항만 기반을 정비하고 수산물 유통망을 키우는 일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운영 주체, 물량 확보, 환경 우려, 주민 의견을 놓치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정책협의회가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들은 것은 이 지점을 미리 조정하기 위한 절차로 볼 수 있다.

민선9기 장흥호의 성공적인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뉴New 장흥정책협의회가 새로운 군정비전과 군정방침을 확정했다. [사진=뉴New 장흥정책협의회]

안전과 연결이 체감도 좌우

회진 재해위험지역 정비사업과 장재도~남포 간 도로개설사업은 주민 생활과 바로 맞닿아 있다. 회진 급경사지 정비는 행정안전부 붕괴위험지구 공모사업에 선정돼 97억 원을 확보한 사업이다. 회진면 회진리 회진버스터미널~송약국 일원 급경사지가 대상이다. 지난 2021년 7월 폭우 때 일부 사면 붕괴가 발생한 뒤 주민 안전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장재도~남포 간 도로개설은 관광과 생활권 연결을 동시에 다루는 사업이다. 장재도는 정남진대교 개통 뒤 접근성이 좋아졌고, 민간 휴양지 조성 투자협약까지 이뤄진 지역이다. 도로망이 정비되면 주민 이동과 관광 동선이 함께 개선될 수 있다. 다만 해안과 섬 주변 개발은 경관, 안전, 교통량, 주민 편익을 함께 봐야 한다.
사순문 군수는 출범 전 현장 방문에서 “민선 9기 행정의 기본은 현장에 있다”며 “군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답을 찾고,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일 닻을 올린 민선 9기는 이제 실행의 시간에 들어섰다. 첫 주의 방향은 분명하다. 말보다 점검, 계획보다 실행을 앞세우겠다는 메시지다. 장흥군정의 성패는 거창한 구호보다 사업장마다 남은 문제를 얼마나 빠르게 풀고, 그 결과를 군민의 일상으로 얼마나 옮기느냐에 달려 있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