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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 앞에서 다진 약속
화순군은 이날 하니움문화스포츠센터 적벽실에서 군민과 기관·사회단체장, 공직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열었다. 임 군수는 행사에 앞서 남산공원 충혼탑을 참배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뜻을 기렸다. 이어 취임식장에 들어서 군민들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며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취임식은 국민의례, 약력 소개 영상, 취임 선서, 군민주권 선언, 취임사, 군민 인터뷰, 군정 비전 퍼포먼스 순으로 이어졌다. 임 군수는 “군민 여러분이 선택해 준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군민과 함께 화순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화순은 대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 변화의 시대를 화순 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행사장에서는 새 구호와 비전이 함께 공개되며 민선 9기 출발의 분위기를 더했다. 그래서 취임사의 무게도 행사장 안에 머물지 않았다. 앞으로 4년 군정의 방향을 군민 앞에 공개적으로 약속한 자리였다.
지역을 둘러싼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난 1일 공식 출범했고, 정부의 지방주도 성장 전략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산업과 일자리의 모양을 바꾸고 있다. 임 군수는 이런 흐름을 위기와 기회가 함께 온 시간으로 봤다. 그는 뒤따라가는 행정이 아니라 먼저 길을 찾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변화가 행정 구역 이름만 바꾸는 일이 아니라 생활권, 산업권, 교통망을 새로 짜는 일이라고 봤다. 화순이 통합특별시의 배후가 아니라 중심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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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이 정책의 주인
임 군수의 첫 결재는 ‘군민 정책동행단’이었다. 이는 행정이 혼자 정하고 군민에게 알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을 만들고 평가하는 과정에 군민이 직접 참여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선거 때 나온 바람과 현장의 목소리를 군수실 밖으로 흘려보내지 않고, 실제 사업과 예산 검토에 연결하겠다는 장치다. 임 군수는 군수실을 더 열고 별도 소통 창구를 마련해 누구나 제안할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고 했다. 중요한 사안은 토론과 공론 과정을 거쳐 군민의 집단지성을 모으겠다는 뜻도 밝혔다.
군민 정책동행단은 주요 군정 현안과 큰 규모의 새 사업을 놓고 실효성, 예산 효율성, 주민 체감도를 함께 따지는 기구다. 동행단은 산업경제, 지역개발, 농업농촌, 교육복지, 문화관광체육 등 5개 분과로 운영될 예정이다. 분야별 전문가와 부서 추천위원, 일반 군민이 함께 참여한다.
운영 방식도 단순 자문에 그치지 않는다. 동행단이 정책과 사업에 대한 권고안을 내면 해당 부서가 이를 공식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개선안으로 반영한다. 화순군은 오는 8~9월 관련 조례를 만들어 제도적 근거를 세우고, 세부 운영계획과 구성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부터 정책 평가와 숙의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임 군수는 “군정의 주인은 군민이며, 행정은 군민의 의견을 정책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민생 회복이 첫 과제
임 군수는 민선 9기 최우선 과제로 민생경제 회복을 꼽았다. 그는 빈 상가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며 소상공인, 농민,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기가 얼어붙으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사람들이 지역의 작은 가게와 농가, 생활이 어려운 이웃이라는 판단에서다.
화순군은 가용 재원과 행정 수단을 민생 현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인 경영 부담을 덜고, 농민이 안정적으로 생산을 이어가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군민이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촘촘히 짜겠다는 구상이다. 행정의 성과도 큰 구호보다 군민이 실제로 느끼는 변화로 따지겠다고 했다. 임 군수는 작고 소소한 일이라도 군민 삶에 도움이 돼야 좋은 행정이라고 못박았다.
복지와 생활 기반도 함께 넓힌다. 생애주기별 복지망을 강화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고, 교육·거주·의료·문화 시설을 확충해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청년이 떠나는 곳이 아니라 돌아와 꿈을 키우는 화순을 만들겠다는 약속도 제시했다. 정의로운 역사를 지켜 온 지역의 자부심을 다음 세대가 기억하도록 품격 있는 도시 만들기에도 힘을 싣는다.
미래 먹거리로 도약
성장 전략의 중심에는 바이오·백신과 인공지능, 관광이 놓였다. 임 군수는 화순 바이오·백신 특구를 첨단의료복합단지로 키워 교육, 연구, 임상, 생산이 한곳에서 이어지는 바이오헬스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국내 유일 백신산업 특구라는 기반을 더 키워 지역 일자리와 기업 유치로 연결하겠다는 계산이다.
폐광지역은 스마트팜과 인공지능 농업혁신의 무대로 바꾼다. 바이오·백신 산업과 연계한 건강 치유 특화작물,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묶어 새 수익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관광은 눈으로만 보고 지나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한다. 스포츠 영재와 전지훈련팀이 머무는 도시도 목표로 삼았다. 머무는 사람이 늘어야 식당과 숙박업, 지역 상권에도 온기가 돈다는 판단이다.
교통망 확충도 핵심 과제다. 광주~화순 광역철도 등 광역교통망을 넓혀 통합특별시 안팎의 사람들이 쉽게 오가고 머물 수 있는 사통팔달 화순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임 군수는 “화순의 발전은 군민과 함께할 때 가능하다”며 “분열과 갈등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힘으로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취임식 뒤에는 기념식수와 1호 결재를 마치고 민선 9기 군정 운영에 본격 들어갔다. 새 약속은 실행으로 옮겨졌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