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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지난 100일 동안 215가구를 찾아내 보건의료, 복지, 주거, 식사, 가사 등 600여 건의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이었다. 흩어져 있던 지원을 한 사람의 생활에 맞춰 묶었다는 점에서 현장의 체감도가 커지고 있다.
전국에서도 지난 3월 27일 돌봄통합지원법 시행 뒤 통합돌봄이 모든 시·군·구에서 본격 가동됐다. 지난달 26일 기준 전국에서는 4만6215명이 신청했고 3만7304명이 서비스를 받았다. 이용자 한 사람당 평균 3.3건의 지원이 연결됐고, 가장 많은 서비스는 가사·이동 등 일상생활돌봄이었다.
화순군의 성과는 이 흐름 속에서 농촌형 돌봄 모델이 실제 주민 생활에 어떻게 닿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서비스 숫자보다 방향에 있다. 주민이 제도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제도가 주민의 몸 상태와 집안 형편에 맞춰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흩어진 지원을 한 번에
통합돌봄의 핵심은 “한 번 신청하면 필요한 도움을 함께 찾는 것”이다. 예전에는 병원, 복지관, 행정복지센터, 장기요양기관을 따로 찾아가야 했다. 정보가 부족한 어르신은 어디에 무엇을 신청해야 하는지 몰라 도움을 놓치기 쉬웠다. 가족도 여러 기관을 오가며 같은 사정을 반복해 설명해야 했다.
화순군은 이 불편을 줄이기 위해 13개 읍·면 행정복지센터에 통합돌봄 지원창구를 두고, 대상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형편을 먼저 살폈다. 장기요양 등급이 없거나 장애 등록이 안 돼 기존 서비스 문턱에서 밀려난 가구도 조사와 회의를 거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군은 사업 초기에 민간 수행기관을 공모해 선정하고, 의료기관과 복지시설,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협력망도 다졌다. 담당 공무원과 종사자 교육도 진행해 현장 대응력을 높였다.
지원 뒤에는 상태 변화를 다시 살피고, 필요한 경우 계획을 고쳐 서비스가 끊기지 않게 했다. 지난 100일의 가장 큰 성과는 돌봄의 출발점을 행정 기준이 아니라 주민의 실제 생활로 바꾼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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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의료 확대
의료 지원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 가기 어려운 주민을 위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한 팀으로 움직이는 방문진료가 확대됐다. 퇴원 뒤 집으로 돌아온 환자는 건강이 나빠지면 다시 입원하는 일이 잦다. 군은 관내 요양병원과 급성기 병원 7곳과 연계해 퇴원 환자가 가정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었다.
여러 약을 함께 먹는 어르신을 위한 다제약물 관리도 진행했다. 약사가 집을 찾아 중복 처방, 오래된 약, 잘못된 복용 방법을 확인하고 설명했다. 중증 장애인에게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사업을 이어 만성질환 관리와 생활교육을 지원했다.
의료가 병원 안에만 머물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치료의 빈틈도 줄고 있다. 이는 불필요한 장기 입원을 줄이고 가족 간병 부담을 낮추는 데도 힘이 된다. 병원 방문이 어려워 치료 시기를 놓쳤던 주민에게는 방문진료 한 번이 건강을 지키는 첫 단추가 된다.
안전한 주거와 일상 회복
집이 안전하지 않으면 돌봄은 오래가기 어렵다. 화순군은 낙상 위험이 큰 가구에 안전 손잡이를 달고 문턱을 낮췄다. 미끄럼 방지 타일을 깔아 화장실과 출입구의 사고 위험도 줄였다.
작은 공사처럼 보여도 어르신에게는 혼자 화장실에 가고, 방과 부엌을 오가는 일을 가능하게 하는 큰 변화다.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부상으로 밥을 차리기 어려운 가구에는 영양 도시락과 식사배달을 연결했다. 청소와 세탁 등 가사 지원도 함께 이뤄졌다.
가족의 부담도 덜었다. 돌봄이 가족 한 사람의 몫으로 쌓이면 간병 스트레스와 생계 부담이 커진다. 군은 식사, 이동, 가사, 주거 개선을 함께 묶어 가족이 무너지는 일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에는 거동이 어려운 주민을 위한 방문 이·미용 서비스도 추진해 위생 관리와 안부 확인 기능을 더했다. 돌봄은 치료만이 아니라 밥상, 방바닥, 문턱, 머리 손질 같은 일상의 작은 부분까지 살피는 일임을 보여준다.
13개 읍·면이 찾은 변화
성과의 바탕에는 현장 조직이 있다. 통합돌봄 지원창구와 ‘우리동네 돌봄반장’은 마을 안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먼저 찾는 역할을 했다. 돌봄이 필요한 주민은 대개 스스로 “도와 달라”고 말하기 어렵다. 건강이 나빠졌거나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경우에는 더 그렇다.
군은 읍·면 공무원,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복지시설, 민간 수행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한 기관이 놓친 위험 신호를 다른 기관이 붙잡고, 필요한 서비스를 빠르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전국 조사에서 제도 시행을 모른다는 응답이 42.9%로 나온 만큼, 읍·면이 먼저 찾아가는 화순군 방식은 더 중요해졌다.
이용자와 가족 사이에서는 건강관리가 쉬워지고 생활 부담이 줄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화순읍의 한 83세 어르신은 장기요양 등급이 없어 도움을 받기 어려웠지만 가사 지원과 도시락 지원 뒤 생활이 훨씬 편해졌다고 했다. 임지락 군수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역 특화 서비스를 넓히고, 누구나 정든 곳에서 건강한 삶을 이어가도록 화순형 체계를 완성해 가겠다”고 말했다.
과제는 남은 대상자를 더 빨리 찾고, 서비스 품질을 꾸준히 살피는 일이다. 주민에게 신청 방법을 더 쉽게 알리고, 현장 인력의 부담도 함께 줄여야만 한다. 화순군의 지난 100일은 돌봄이 멀리 있는 제도가 아니라 집 앞에서 작동하는 생활 행정임을 보여줬다.
박태영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