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교육감, 첨단산업 이끌 10만 인재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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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교육감, 첨단산업 이끌 10만 인재 키운다
전략산업 맞춤 교육체계 전환
영재·과학고 설립 추진 본격화
학교 무선망 디지털 기반 강화
  • 입력 : 2026. 07.15(수) 13:17
  • 성지용 기자
시정연설하는 김대중 전남광주교육감.[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본회의 중계 캡처].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지역 전략산업에 맞춘 ‘10만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낸다. 특성화고 학과를 산업 수요에 맞게 개편하고 영재고·과학고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학교 무선인터넷 환경도 정비한다. 학생을 지역에서 가르쳐 지역 기업에 취업시키는 ‘교육 지산지소’를 실현해 교육과 일자리, 정주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첨단산업 시대, 교육이 성장 동력


김 교육감은 지난 1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남악청사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은 교육을 통해 지역 주도 성장을 이끄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자체와 대학, 기업이 힘을 모아 500만 메가시티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남광주에는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광주 군공항 부지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공장 4기를 조성하는 계획을 내놨다. AI 데이터센터와 국가 AI 컴퓨팅센터, 인공태양 연구시설 등도 지역의 미래 산업 지형을 바꿀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그러나 공장과 연구시설이 들어서더라도 필요한 인력을 지역에서 길러내지 못하면 좋은 일자리를 외부 인력에 의존하게 되고 청년 유출도 막기 어렵다. 대규모 산업 투자를 실질적인 지역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기업 유치와 인재 양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교육청이 산업 수요를 반영한 교육체계 구축에 나선 이유다.

김 교육감은 통합 교육의 방향으로 ‘우리가 만드는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표준, 우리 아이가 미래를 살아갈 힘을 기르는 책임교육’을 제시했다. 출생부터 사회 진출까지 공교육이 학생의 성장을 책임하고, 졸업 이후 일자리까지 이어지는 교육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민주주의 교육을 강화하고 디지털 기반 학교를 구축하는 한편, 교육지원청과 학교의 권한을 넓혀 현장 중심 교육자치도 실현할 계획이다.

■ 특성화고 바꾸고 영재·과학고 세운다


인재 양성의 중심에는 고교와 대학, 기업을 잇는 단계별 교육체계가 놓인다. 교육청은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한 특화고와 기숙형 학교를 운영하고, 오는 2028년부터 3년 동안 고교·대학 졸업 인재 6만8000명을 배출할 계획이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으로 다른 지역에서 유입되는 전문 인력까지 더해 모두 10만 명 규모의 산업 인재 기반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김 교육감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생산공장 4기를 운영하는 데 약 2만 명의 실무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졸과 전문대·대졸, 석·박사급 인력이 고르게 필요하다고 보고, 특성화고에서만 해마다 2000명 안팎의 인재를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남광주 지역 특성화고 58곳의 학과를 재구조화하거나 전환하면 연간 1200명가량을 양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직무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부족한 인력은 특성화고 확대와 대학 연계 교육을 통해 채울 방침이다.

영재고와 과학고 신설도 추진한다. 일부에서 사교육을 부추기고 소수 학생만을 위한 ‘귀족학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김 교육감은 진학 실적보다 지역 취업과 산업 발전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 명문대 진학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지역의 반도체와 AI 산업을 이끌 연구·기술 인재를 키우는 학교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필요한 교원은 기존 교사 연수와 정원 확대 등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교육청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지역 대학,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체계도 마련한다. 산업계가 필요한 기술과 인력 규모를 제시하면 고교는 기초 실무교육을 맡고, 대학은 전문교육과 연구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기업의 현장실습과 채용까지 연결되면 학생들은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배우고 일할 수 있다. 기업도 필요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대규모 투자 이후 지역 정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끊김 없는 무선망, 디지털 수업 뒷받침


산업 맞춤형 인재 교육을 뒷받침할 학교 디지털 기반도 강화됐다. 교육청은 전남 22개 시군 학교를 대상으로 추진한 ‘1교 1제조사 무선AP 재배치 사업’을 마쳤다. 무선AP는 교실의 컴퓨터와 태블릿 등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무선접속장치다. 학교마다 여러 제조사의 장비가 섞여 있던 구조를 한 제조사 제품으로 통일해 관리와 유지보수를 쉽게 했다.

기존에는 무선AP가 주로 교실과 학습공간에 설치됐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교무실과 수업준비실, 미래형 ‘2030교실’까지 설치 범위를 넓혔다. 지역과 학교별 학생 수, 무선망 사용량을 분석해 장비 위치도 다시 조정했다. 대용량 영상이나 AI 학습도구를 여러 학생이 동시에 사용하더라도 접속이 늦어지거나 끊기는 문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학교 전체 장비의 접속 상태와 사용량, 고장 여부는 하나의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교육지원청 테크센터가 같은 제조사의 예비 장비로 곧바로 교체해 수업 공백을 줄인다. 유지보수 창구도 하나로 통합해 장애 원인을 두고 책임을 미루는 문제를 막고, 교사와 관리자의 정보업무 부담도 덜 수 있게 됐다.

■ 교육·취업·정주 잇는 선순환 시험대


교육청은 내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학년 일부 과목의 평가를 서술·논술형 중심으로 바꾸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AI가 필요한 지식을 빠르게 찾아주는 시대일수록 글을 읽고 뜻을 이해하는 문해력과 스스로 생각하는 사고력, 필요한 질문을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구체적인 적용 과목과 학교, 평가 방식은 준비위원회 논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다.

10만 인재 양성 계획의 성패는 단순한 숫자보다 교육과 산업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느냐에 달려 있다. 학교 학과 개편이 실제 기업 수요와 맞아야 하고, 영재고·과학고가 입시 중심 학교로 흐르지 않도록 운영 원칙도 분명히 세워야 한다. 교사 확보와 실습 장비, 기숙사, 산학협력 예산도 뒤따라야 한다.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건설 일정이 바뀔 가능성까지 고려한 단계별 인력 양성 계획도 필요하다.

김 교육감은 “공교육이 졸업 후 아이들의 삶의 자리까지 책임지는 일자리 선순환 생태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첨단산업 유치가 지역의 실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공장보다 먼저 사람을 준비해야 한다. 전남광주 교육이 교실과 산업현장을 얼마나 촘촘하게 이어내느냐가 500만 메가시티의 경쟁력을 가를 첫 시험대가 되고 있다.
성지용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