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은 맞지만 공백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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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완수사권 폐지, 원칙은 맞지만 공백은 안 된다
  • 입력 : 2026. 07.24(금) 17:42
검찰의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검찰개혁의 오래된 과제다. 수사와 기소를 한 기관이 쥐면 권한은 비대해지고 사건의 방향도 검찰 판단에 기대게 된다. 정치 사건마다 검찰권 남용 논란이 반복된 현실을 보면, 검찰을 기소·공소유지 기관으로 되돌리고 수사기관 간 권력 균형을 세우려는 방향은 필요하다. 권한 분산과 견제는 민주적 형사사법 체계의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명분만으로 국민 사건을 실험대에 올릴 수는 없다.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부실한 초동수사를 누가 어떤 절차로 바로잡을지가 핵심이다. 경찰 수사가 불충분한 사건, 피해자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건, 경제·부패 범죄처럼 법리와 증거가 복잡한 사건에서 공소기관이 역할을 못 하면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 사건이 경찰과 공소기관 사이에서 지연되거나 책임 전가로 흐를 우려도 있다. 수사권 조정 이후 제기된 처리 지연과 책임 공백도 가볍지 않다.

따라서 방향은 분명하다. 검찰의 직접수사와 우회적 수사지휘는 되살리지 않되 시민 권리 구제 안전장치는 촘촘히 둬야 한다. 공소기관에는 강제수사 없는 보완수사 요구권을 두고, 경찰이 정당한 사유 없이 미루지 못하도록 기한과 책임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 불송치·불기소 이의 절차도 넓히고, 독립 심사기구가 부실수사를 점검하며 피해자가 납득할 설명을 듣게 해야 한다. 경찰 수사역량 강화와 인권통제 장치 보완도 병행돼야 한다.

시행 전 시범 운영과 사건 유형별 점검이 필요하다. 법이 먼저 바뀌고 현장이 뒤따르지 못하면 개혁 비용은 힘없는 시민에게 먼저 전가된다. 검찰개혁 목표는 검찰을 약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건 은폐와 권한 독점을 막는 것이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그 방향으로 가는 문일 수 있다. 다만 그 문 너머에 피해자와 피의자 권리가 함께 보호되는 체계를 세우지 못한다면, 개혁은 또 다른 불신을 낳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