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물축제, MyK FESTA 타고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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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물축제, MyK FESTA 타고 세계로
국비 2억8천 확보 새 동력
비투비·청하 등 스타 총출동
체험·안전·환경 경쟁력 높여
  • 입력 : 2026. 07.28(화) 15:53
  • 김예영 기자
제18회 정남진장흥물축제 장면. [사진=장흥군]
탐진강의 물줄기에 K팝과 드라마가 더해진다. 장흥군이 오는 25일 개막하는 제19회 정남진 장흥 물축제를 한류 종합행사 ‘마이케이 페스타(MyK FESTA)’와 묶어 해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는 승부수를 띄웠다. 화려한 공연과 이색 체험을 앞세우되, 응급처치 교육과 축산악취 관리까지 챙겨 ‘재미와 안전, 쾌적함’을 갖춘 여름 대표 행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K팝 더한 탐진강의 밤

장흥군과 재단법인 장흥축제관광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관한 ‘2026 대형 한류종합행사 연계 지자체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비 2억8000만 원을 확보했다. 군은 이 예산을 물축제와 연계한 ‘장흥 서머 스플래시 위드 MyK FESTA’에 투입해 공연과 체험, 외국인 관광 서비스를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다.

MyK FESTA는 K팝과 K콘텐츠, 브랜드, 관광을 한데 잇는 한류 종합행사다. 지난 6월 고양 킨텍스와 소노캄 고양에서 본행사를 연 데 이어, 각 지역의 대표 행사와 손잡고 K컬처의 무대를 전국으로 넓히고 있다. 장흥 연계 행사는 수도권에 모이기 쉬운 한류 팬의 발길을 지역으로 돌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핵심 무대는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부터 열리는 K팝 콘서트다. 비투비와 청하를 비롯해 킥플립, 브브걸, 세이마이네임, 캡틴크루, 키빗업 등이 축제장을 달군다. 이름난 가수의 공연을 따로 얹는 데 그치지 않고, 물을 뿌리고 맞으며 함께 뛰는 물축제의 성격과 K팝의 강한 에너지를 한 무대로 묶는 것이 목표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살수대첩 거리 퍼레이드와 지상 최대의 물싸움, 수상 레저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렸다. 문체부는 지난 3월 이 행사를 ‘2026 예비 글로벌축제’로 선정했다. 장흥은 지난해 태국 송크란 축제와 교류하며 해외 현장에서 물축제를 알린 경험도 있다. 이번 MyK FESTA 연계는 국내 대표 여름 행사에서 외국인이 일부러 찾아오는 국제 관광상품으로 커질 수 있는지를 가르는 시험대다.

정남진 장흥 물축제에서 공연팀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호응하고 있다. [사진=장흥군]

해외 관광객 유치는 공연장 객석을 채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낮에는 물싸움과 수상 레저를 즐기고, 밤에는 콘서트를 본 뒤 시장과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군이 다국어 안내와 체험형 프로그램, 여행상품을 한 묶음으로 설계한 이유다. 첫 방문객을 다시 찾는 손님으로 바꾸려면 교통과 예약, 안전 정보가 현장에서 막힘없이 이어져야 한다. 축제의 세계화는 화려한 무대보다 머무를 이유를 얼마나 촘촘히 만드느냐에 달렸다.

교도소가 한류 체험장으로

무대 밖에서는 옛 장흥교도소를 고친 문화예술복합공간 빠삐용Zip이 또 하나의 주인공이 된다. 이곳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와 ‘참교육’ 등 여러 영상물의 촬영지로 알려졌다. 축제 기간에는 ‘K-DRAMA in Prison’을 내걸고, 실제 교도소의 철문과 수용동, 감시 공간이 남은 장소를 참여형 한류 체험장으로 바꾼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쓴 방 탈출 게임을 처음 선보이고, ‘서바이벌 빠삐용 게임’과 대규모 수중 물총싸움도 진행한다. 관광객이 공연을 보고 사진만 찍는 데서 끝나지 않고, 드라마 속 장면과 게임의 주인공이 돼 움직이도록 짰다. 빠삐용Zip의 낯선 공간과 물축제의 역동성을 합쳐 다른 지역이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외국인이 직접 뛰어드는 프로그램도 넓힌다. 글로벌 살수대첩과 글로벌 수중 줄다리기를 확대하고, 다국어 안내와 K-웰니스 치유 체험을 보강한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도 추진한다. 공연 관람객을 탐진강과 빠삐용Zip, 편백숲 우드랜드로 잇고 체류 시간과 지역 소비를 함께 늘리는 관광 동선을 만드는 것이 과제다.

250명이 익힌 ‘골든타임’

축제의 외형을 키우는 만큼 현장 안전망도 촘촘히 짠다. 장흥소방서는 지난 20일 오후 2시 30분 장흥군민회관에서 자원봉사자 250명을 대상으로 응급처치 교육을 했다. 많은 인파와 무더위, 물놀이가 겹치는 행사 특성을 고려해 사고가 났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닿는 봉사자의 판단과 행동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육은 온열질환, 낙상에 따른 골절과 열상, 실신과 경련, 벌 쏘임과 알레르기 반응, 뱀 물림 등 실제 축제장에서 생길 수 있는 상황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119 신고 요령과 환자 상태 확인법도 사례와 실습으로 익혔다. 자원봉사자가 의료진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위험을 줄이고 정확한 정보를 넘기는 연결고리 역할은 할 수 있다. 문병운 장흥소방서장은 “축제 현장에서는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냄새까지 잡는 손님맞이

장흥군은 축제장 밖 환경도 관리한다. 군은 지난 20일부터 오는 8월 2일까지를 축산악취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하고, 평소 주 1회 운영하던 악취저감 공동살포단을 매일 가동한다. 관광객 이동이 많은 주요 관광지와 도로 주변의 축사, 퇴비사가 집중 관리 대상이다.

공동살포단은 장흥군축협과 함께 차량 4대, 전문인력 4명으로 꾸렸다. 고초균과 광합성균 등 친환경 미생물을 뿌려 암모니아 같은 냄새 원인 물질을 줄이고 유해균과 해충 발생도 억제한다. 한여름에 커지기 쉬운 주민 불편을 낮추고, 방문객에게 깨끗한 첫인상을 남기려는 조치다. 축제 시작 닷새 전부터 매일 살포에 들어간 것도 냄새가 난 뒤 대응하기보다 미리 막겠다는 뜻이다.

제19회 행사는 오는 25일부터 오는 8월 2일까지 9일간 탐진강과 빠삐용Zip,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에서 열린다. 결국 세계적인 축제의 평가는 스타의 이름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누구나 쉽게 참여할 콘텐츠, 위급할 때 작동하는 안전망, 코끝으로 느끼는 환경까지 한꺼번에 갖춰야 한다. 사순문 장흥군수는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여름축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흥의 이번 여름은 지역 행사가 세계 시장으로 건너갈 수 있는지를 보여줄 중요한 무대가 됐다. 성패는 축제가 끝난 뒤 지역에 남는 변화로 뚜렷이 드러난다.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