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재난”… 41도 극한더위, 전남광주시 총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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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은 재난”… 41도 극한더위, 전남광주시 총력 대응
최상위 특보 6곳으로 확대
취약계층·야외노동 先 보호
농축수산 현장 피해 최소화
  • 입력 : 2026. 08.06(목) 11:09
  • 김예영 기자
한성숙 국무총리가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폭염ㆍ가뭄 대처사항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41도까지 치솟은 극한의 더위에 예산과 인력, 장비를 모두 투입한다. 광양에서 8년 만에 40도를 넘는 관측값이 나온 데 이어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광주 동부와 전남 동부권 등 6개 지역으로 확대됐다. 민형배 특별시장은 “폭염은 재난”이라며 시·구·군이 역할을 나눠 현장 대응에 빈틈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취약계층과 야외노동자를 먼저 지키고 농·축·수산업 피해가 커지기 전에 막는 것이 이번 대응의 핵심이다.

광양 41도, 경고선 넘었다

지난 2일 오후 3시 21분 광양읍의 비대표 자동기상관측장비에서 41도가 관측됐다. 지역 관측지점에서 40도를 넘은 것은 지난 2018년 8월 1일 광주 서구 풍암동에서 40.1도를 기록한 뒤 8년 만이다. 광양읍 수치는 대표 관측지점의 공식 극값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주민이 실제 겪는 더위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표지점 기준 지역 역대 최고기온은 지난 1994년 7월 24일 순천 주암에서 기록한 39.4도다.

기상청은 지난 3일 오전 11시 기준 광양·여수·보성·순천·곡성 남부와 광주 동부에 폭염중대경보를 발효했다. 지난 6월 1일 새로 도입된 폭염중대경보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역에서 하루 최고 체감온도 38도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표하는 최상위 특보다. 기상청은 이 단계가 내려지면 야외활동을 즉시 중단하고 냉방시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 뒤 가족과 이웃의 안전을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몸에 쌓인 열과 피로를 풀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짧은 외출에도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기상청은 냉방시설이 없는 실내도 위험하다고 보고, 무더위쉼터나 그늘 등 시원한 곳으로 즉시 이동해 물을 마시며 쉬도록 안내한다. 전남광주 전역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졌고 당분간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잠깐의 외출이나 작업도 위험해질 수 있는 만큼 기존의 ‘주의’ 중심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 나온다.

일터 멈추고 사람부터 보호

전남광주시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통합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특별시는 전체 상황을 조정하고 시·구·군은 마을과 사업장, 농어촌 현장을 직접 점검하도록 역할을 나눴다. 위험 대상과 조치 결과를 빠르게 공유해 보호가 필요한 사람을 놓치지 않는 것이 목표다. 담당 인력이 홀몸 어르신의 안부를 전화와 방문으로 확인하고, 쪽방 주민과 노숙인을 위한 쉼터를 운영한다. 택배기사와 배달노동자 등 이동노동자가 이용할 수 있는 쉼터와 생수 등 대응 물품 지원도 강화한다.

관급공사장은 중대경보가 발효되면 긴급조치를 제외한 옥외 작업을 중지한다. 민간 야외 사업장에도 가장 무더운 시간의 작업을 조정하고 휴식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도록 권고한다. 현행 산업안전보건 규칙은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작업할 때 근로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 쉬는 시간을 주도록 정하고 있다. 휴식공간과 시원한 물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작업이 이 기준에 맞게 운영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심에서는 교차로와 보행로의 그늘막, 냉각 안개분사시설, 살수차 운영을 확대한다. 무더위쉼터의 냉방 상태도 수시로 점검한다. 재난문자와 전광판, 마을방송을 통해 행동요령도 반복해서 알린다. 사업장 온도계는 근로자가 실제 일하는 곳의 온도를 제대로 잴 수 있도록 설치 위치까지 세심하게 살피기로 했다.

들판·축사·양식장 비상

피해는 이미 사람과 농어업 현장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일까지 전남광주에서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169명이다. 폭염으로 닭과 오리, 돼지 등 가축이 폐사한 농가는 145곳, 피해 규모는 5만5061마리로 늘었다. 재산 피해액은 8억4400만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완도 8개 양식 어가에서도 고수온으로 넙치 9만8800마리가 폐사해 4억2300만 원의 피해가 났다.

전남광주시는 농업인에게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논밭 작업을 멈추도록 권고하고, 마을방송과 현장 순찰을 통해 고령 농업인의 작업 여부를 확인한다. 축산농가에서는 환풍기와 냉방시설, 비상발전기가 실제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전기가 끊기거나 환기시설이 멈추면 짧은 시간에도 집단 폐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산 분야에서는 120곳의 수온관측 시스템으로 바닷물 온도를 살핀다. 고수온이 확인되면 산소공급기와 차광막 등을 긴급 지원하고 양식장별 대응 요령도 안내한다. 피해가 발생한 뒤 복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온 상승 단계부터 장비와 인력을 먼저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가뭄·물가까지 함께 관리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였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달 31일 관계부처와 지방정부에 쪽방촌 주민과 홀몸 어르신,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밀착 관리하고 이동노동자의 온열질환 예방에 힘쓰라고 지시했다. 지난 2일에는 폭염 상황이 더 심해지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하고 건설현장과 물류센터의 작업중지·시간 변경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하도록 했다.

농작물 고사와 가축·양식어류 폐사는 먹거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농산물 가격 변화를 계속 살피고, 가뭄 지역에서는 댐과 저수지, 하천을 연계해 생활·공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지방정부에는 무더위쉼터와 저감시설을 직접 찾아 문제를 바로 고치도록 주문했다.

극한의 더위에서는 참는 것이 대책이 될 수 없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심한 피로가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멈추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의식이 흐려지면 곧바로 119에 신고해야 한다. 전남광주시는 무더위가 끝날 때까지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현장 조치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이번 더위가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폭염 대응의 기준은 일정이나 생산량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이어야 한다.
폭염 살수차 운영. [사진=전남광주통합특별시]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