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1주택 시가 약 20억까지 종부세 제외

사회
실거주 1주택 시가 약 20억까지 종부세 제외
고액 부동산 보유 부담 강화
지역투자·청년자산 지원 확대
친환경차 세제혜택 점진 축소
  • 입력 : 2026. 08.06(목) 16:16
  • 김예영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안내문을 지나가는 시민이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집을 몇 채 가졌는지보다 얼마짜리 집인지, 실제로 살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부동산 세금을 다시 짠다. 거주용 1세대 1주택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높여 시가 약 20억 원 이하 주택을 과세 대상에서 빼는 대신 초고가·비거주 주택과 다주택자의 부담은 키운다. 청년의 국내 투자와 지방 이전 지원은 넓히고 친환경차와 자영업자에게 적용하던 일부 감면은 줄인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잠재성장률 반등과 민생·지방 지원, 공정과세, 세제 합리화가 네 축이다. 정부는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오는 2027년부터 5년간 세수가 3조4430억 원 늘고, 이 가운데 종부세 증가분이 2조1815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는 집은 낮추고 고가는 높여

핵심은 거주 여부와 주택 가액이다. 거주용 1세대 1주택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공시가격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오른다. 시가로 환산하면 약 20억 원 이하 주택은 종부세를 내지 않는다. 시가 20억~30억 원 구간은 세액이 줄고 30억~40억 원 구간은 변화가 크지 않도록 설계했다. 반면 시가 40억~50억 원을 넘는 고가주택은 부담이 커진다.
거주하지 않는 1주택의 기본공제는 12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낮아진다. 다주택자는 거주용 주택이 전체 보유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4억~9억 원을 공제받는다. 과세표준을 계산할 때 쓰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오는 2027년 60%에서 70%로 오르고,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와 3주택 이상 보유자는 2028년 80%가 적용된다. 세율도 2028년부터 주택 수보다 합산가액을 중심으로 매기는 방식으로 바뀐다.

오래 보유보다 오래 거주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에 무게를 둔다. 지금은 10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40%, 10년 이상 거주하면 최대 40%를 합쳐 80%까지 공제받는다. 오는 2028년에는 보유 2%·거주 6%로 비중을 바꾸고, 2029년부터 보유공제를 없애 거주 1년당 8%, 10년간 최대 80%를 적용한다. 실거주 기간이 짧은 고가주택은 양도차익이 클수록 부담이 늘 수 있다.
대신 10년 이상 거주한 시가 30억 원 이하 1주택의 양도소득 기본공제는 250만 원에서 2500만 원으로 높인다. 만 65세 이상 1주택자가 5년 이상 거주한 수도권 집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옮기면 2027년 양도세 50%(최대 5억 원), 2028년 30%(최대 3억 원)를 감면한다.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세 중과 폭도 2027년과 2028년 한시적으로 낮춘다. 종부세는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양도세의 큰 틀은 오는 2028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청년 계좌와 지방 혜택 확대

국내 장기투자를 위한 ‘생산적 금융 ISA’도 신설한다. 국내 상장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등에 투자하면 계좌에서 생긴 이자·배당소득을 한도 없이 비과세한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는 투자 대상에서 빠진다. 납입 한도는 연 2000만 원, 총 2억 원이며 최초 계약기간은 3년, 전체 계약기간은 최대 10년이다.
가입 대상은 19세 이상 거주자나 15세 이상 근로자다. 직전 3개 과세기간 가운데 한 번이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된 사람은 가입할 수 없다. 현행 일반 ISA는 일반형 200만 원, 서민·농어민형 400만 원까지만 비과세하고 초과분에는 9% 세율을 적용한다. 비과세 한도를 없애는 대신 투자처를 국내 성장자산으로 좁혔다.
청년형은 15~34세 가운데 총급여 7500만 원 또는 종합소득 6300만 원 이하가 대상이다. 납입액의 10%를 소득공제하고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추가 혜택을 준다. 오는 2027년 1월 1일 이후 새로 가입한 계좌부터 적용하며 가입 시한은 2029년 말이다. 출산·입양과 혼인 세액공제는 세금을 내지 않는 가구도 혜택을 받도록 직접 재정지원으로 돌린다.
지역별 세제지원도 차등화한다. 연구개발비와 통합투자 세액공제에 수도권 1.0배, 비수도권 광역시 1.1배, 기타 비수도권 1.3배, 인구감소지역 등 우대지역 1.5배의 계수를 적용한다. 중소기업 취업자의 소득세 90% 감면기간도 수도권 5년에서 비수도권은 6~7년, 우대지역은 10년으로 늘린다.
대중교통 이용액에 주던 신용카드 40% 추가공제도 기본공제로 합치고 교통비 직접지원으로 전환한다. 도서·공연·박물관 사용액 추가공제는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요건을 없애지만 소득구간별 한도는 100만 원씩 낮춘다. 취학 전 아동 교육비 공제에서는 음악·미술·무용 학원비와 체육시설 비용을 제외한다.

줄이는 감면 늘리는 현금지원

하이브리드차의 개별소비세 감면은 올해로 끝난다. 전기차 감면한도는 300만 원에서 오는 2027년 200만 원, 2028년 100만 원으로 줄인 뒤 2029년 없앤다. 수소전기차도 400만 원에서 300만 원, 150만 원으로 낮춘 뒤 같은 해 종료한다. 정부는 세금 감면 대신 예산을 통한 구매 지원으로 바꿀 방침이다.
자영업자의 신용카드 매출 부가가치세 우대 공제율은 1.3%에서 1.2%로 낮아지고, 연 1000만 원 우대 한도는 폐지돼 기본한도 500만 원이 적용된다. 반면 신용카드 결제 거부와 현금영수증 미발급 신고포상금의 연간 한도는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오른다. 증빙 없이 업무추진비로 인정하는 경조사비는 건당 20만 원에서 30만 원, 그 밖의 비용은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높인다.
이번 개편안은 확정된 법이 아니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오는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고 9월 3일 이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국회 심의에서 기준과 시행 시기가 달라질 수 있어 최종 통과 법률을 확인해야 한다.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