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놓고 싸우다 통합까지 놓칠 목포대·순천대

사설
의대 놓고 싸우다 통합까지 놓칠 목포대·순천대
  • 입력 : 2026. 08.06(목) 16:24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 통합이 의대·대학병원 소재지 다툼에 막혔다. 두 대학은 본부·의대·대학병원 배치, 교명, 30여 개 유사·중복 학과 조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2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주재 3시간 회동도 입장 재확인에 그쳤다. 시한은 오는 10일까지 늘었지만 2027학년도 통합대학 신입생 모집은 어렵다.

두 대학은 2024년 동등 통합, 통합대학 명의 의대 설립, 동·서부권 의료기본권 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의대는 우리 지역에 와야 한다”는 주장만 앞세운다. 의대는 대학의 전리품도, 정치인의 치적도 아니다. 응급·필수의료 취약 주민을 살리고 지역 의사를 길러 정착시키는 공공 인프라다. 본부와 의대 간판 다툼은 도민 생명권을 협상 카드로 삼는 일이다.

정부는 2030년부터 지역의대·공공의대가 각각 100명씩 모집하도록 했지만 지역의대 설립지는 정하지 않았다. 교육부도 2030년 개교를 위해 본부·의대·대학병원 위치를 합의하고 후속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전남 몫이 보장됐다는 착각에 시간을 허비해선 안 된다. 경북도 신설 의대 유치에 나섰다. 통합 명분마저 사라지면 전남광주가 앞설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두 대학은 오는 10일까지 총장 책임으로 공개 협상해야 한다. 의료 수요, 접근성, 교육·수련 여건, 재정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아 본부·의대·병원·학과 조정안을 제시해야 한다. 과정과 결렬 사유도 도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대학 자율은 책임 회피의 방패가 아니다.

민형배 시장도 회동과 시한 연장으로 역할을 다한 게 아니다. 갈등 조정은 통합시장의 책무다. 양 대학·교육부·복지부·의료 전문가 조정기구를 즉시 가동해 합의 시한과 판단 기준을 못 박아야 한다. 수십 년 숙원을 날리면 두 대학과 시장, 정치권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훗날 “누가 의대를 가져갔느냐”보다 먼저 물을 질문은 이것이다. “누가 전남광주의 의대를 무산시켰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