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우 군수, 폭염·가뭄 이중고에 선제 대응

보성
김철우 군수, 폭염·가뭄 이중고에 선제 대응
취약층 3천명 안부확인 강화
쉼터 429곳 냉방상태 점검
축산농가 4억1400만원 지원
  • 입력 : 2026. 08.18(화) 11:20
  • 서은선 기자
김철우 보성군수가 3일 군청 소회의실에서 폭염중대경보 및 가뭄 대책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보성군이 기록적인 무더위와 메마른 날씨가 겹친 복합재난에 맞서 군정 전반을 비상체제로 돌렸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사람과 가축, 농작물, 물 공급을 하나의 대응망으로 묶고 “행정이 현장보다 한발 앞서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회의실에서 대책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읍·면 단위 안부 확인과 농작업 중단 안내, 축사 냉각, 농업용수 확보까지 생활 현장으로 대응선을 넓힌 것이 핵심이다.

■ 중대경보에 전 부서 비상체제

보성군은 폭염중대경보가 사흘째 이어진 지난 3일 군청에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김 군수 주재로 본청 실·과·소장과 12개 읍·면장이 참석해 인명 피해와 농축산업 피해 우려 지역을 점검했다. 폭염중대경보는 기상청이 지난 6월 새로 도입한 특보로, 기존 폭염경보보다 위험이 큰 상황을 알리는 단계다. 보성에는 지난 1일 오전 11시 발효됐다.

군은 취약계층 1대1 관리, 무더위쉼터 냉방 점검, 고령 농업인과 야외근로자 보호, 농작물·가축 피해 예방, 농업·생활용수 확보를 공동 과제로 정했다. 각 읍·면이 파악한 취약가구와 물 부족 우려 지역, 농작물 생육 상황은 담당 부서가 곧바로 검토하고 인력과 장비를 지원하도록 했다.

이는 지난달 25일 폭염경보 발효 뒤 가동한 부서 합동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조치다. 안전건설과가 기상 상황을 실시간 관리하고 복지·보건·농축산·수산 부서와 12개 읍·면이 위험 정보를 공유한다. 재난안전문자와 마을방송을 통해 한낮 외출과 농작업을 줄이고 물을 자주 마시도록 반복 안내한다.

회의 좌석도 직제순이 아니라 번호 추첨으로 정했다. 직급과 부서를 떠나 재난을 함께 다루자는 뜻이다. 김 군수는 “전 부서와 읍·면이 긴밀히 협력해 인명 피해를 막고 농축산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 3천명 살피고 쉼터 429곳 점검

보호망의 첫 대상은 홀몸 어르신과 장애인, 만성질환자, 고독사 위험군 등 고위험 주민 3000여 명이다. 생활지원사와 방문건강관리 인력, 마을 이장이 전화하거나 직접 찾아 건강과 안부를 확인한다. 이상 징후가 보이면 보건소와 119에 연결하고 구호물품과 복지서비스를 지원한다.

경로당과 마을회관에 마련된 무더위쉼터 429곳은 냉방기 작동, 청결 상태, 상시 개방 여부를 수시로 살핀다. 노동면은 지난 3일부터 면장과 담당 공무원, 이장이 쉼터를 돌며 어르신의 불편을 듣고 취약가구를 1대1로 관리하고 있다. 작은 이상도 전화 확인에만 맡기지 않고 마을 안에서 다시 확인하는 방식이다.

도심의 열기를 낮추는 장비도 가동했다. 살수차 2대가 보성읍·득량면·회천면과 벌교읍·조성면의 주요 도로를 하루 네 차례 달린다. 녹차골보성향토시장과 벌교전통시장에서는 안개형 냉각시설을 가동하고, 주요 보행로에는 그늘막 17곳을 운영한다. 쉼터가 열려 있어도 냉방이 되지 않거나 어르신이 이동하기 어렵다면 보호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군은 이용 불편을 현장에서 받아 곧바로 고치기로 했다.

■ 논밭 찾아 온열질환 막는다

농촌에서는 14명의 ‘농업인 안전지킴이’가 움직인다. 온열질환 예방요원 12명과 안전리더 2명은 지난 6월 15일부터 주 2회 마을회관과 경로당, 논밭과 비닐하우스를 찾고 있다. 군은 지난 1일까지 160차례 현장 활동으로 농업인 2500여 명의 건강과 작업 환경을 확인했다. 생수 1800병과 이온음료 2700개, 부채 1000개도 나눴다.

안전지킴이는 어지럼증과 두통, 메스꺼움, 지나치게 많은 땀 등 위험 신호를 살핀다. 의심 증상이 보이면 일을 멈추게 하고 시원한 곳으로 옮겨 수분을 섭취하도록 돕는다. 증상이 계속되거나 의식이 떨어지면 119와 보건기관에 바로 연결하는 비상체계도 유지한다.

현장 점검은 교육에 머물지 않았다. 지난 3일 회천면에서는 어지럼증을 호소한 고령 농업인을 발견해 즉시 작업을 멈추게 했다. 시원한 곳에서 쉬며 물을 마시게 한 뒤 보호자와 보건소에 알려 추가 관리를 받도록 했다. 군은 오는 8월 말까지 활동을 이어가며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농작업과 야외활동을 멈추거나 줄이도록 안내한다. 비닐하우스 환기, 그늘과 식수 확보, 휴식시간 준수 여부도 함께 확인한다.

■ 축사 식히고 마른 논에 물길

가축 보호에는 4억1400만 원을 투입한다. 가축재해보험 1억9200만 원, 고온스트레스 완화제 1억2600만 원, 피해 예방시설 2800만 원, 사료효율 개선제 3800만 원, 낙농가 환풍기 1800만 원, 축사 화재예방시스템 1200만 원이다. 군은 지난달 9일부터 관리요령을 매일 문자로 알리고 읍·면 합동점검을 벌이고 있다.

점검반은 환기·냉방·급수시설과 전기 배선, 적정 사육밀도를 살핀다. 더위로 가축의 사료 섭취량과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커진 화재 위험에도 대비하기 위해서다. 정전이나 장비 고장에 대비한 비상 연락망도 유지한다. 보성소방서와 보성축산업협동조합은 축사 지붕에 물을 뿌리고 가축 급수용 물을 공급해 내부 온도와 물 부족을 함께 낮춘다.

가뭄 대책은 물의 흐름을 먼저 확인하는 데 맞췄다. 주요 저수지의 저수율과 공급량을 상시 점검하고 관정과 양수장의 가동 상태를 확인한다. 부족이 예상되는 마을에는 비상급수를 준비하고 필요하면 관정 개발과 양수 장비 지원에 나선다. 농작물은 고온 피해와 병해충을 예찰하고 적기 관수와 차광 요령을 알린다.

다만 군이 내놓은 자료에는 저수지별 저수율과 실제 용수 부족 지역, 비상급수 대상 규모가 담기지 않았다. 대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앞으로 읍·면별 물 사정과 장비 투입 결과를 수치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지원의 우선순위와 주민이 느끼는 효과도 분명해진다. 폭염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고 가뭄이 농촌의 생계를 조이는 만큼, 이번 대책의 성패는 발표한 조치가 필요한 곳에 제때 닿느냐에 달렸다.
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