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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극우’나 ‘강경 보수’라고 하면 주로 나이 든 세대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았잖아? 그런데 최근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어. 정치 집회 현장에서도 젊은 남성들이 눈에 띄고,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이나 남성 역차별, 그리고 기성 언론이나 정치권을 향한 매서운 불신을 담은 주장이 빠르게 퍼지고 있지. 같은 1020 안에서도 남성과 여성의 정치적 성향이 크게 갈리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젊은 남성의 우경화’나 ‘극우화’라는 말이 아주 핫한 키워드로 등장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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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1020 남성 모두가 극우라는 뜻은 절대 아니야. 하지만 과거에는 중장년층에서 주로 보이던 강경한 정치적 주장에 젊은 남성들이 호응하는 모습이 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 만한 변화지. 그렇다면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걸까? 단순히 정치 성향이 오른쪽으로 이동한 걸까, 아니면 젊은 남성들이 살아오며 겪은 어떤 경험이 이런 변화를 만들어낸 걸까?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나씩 쉽게 풀어볼게!
숫자로 드러난 젊은 남성의 변화
먼저 숫자부터 살펴보자. 지난해 연세대 복지국가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한국 사회 극우의 현주소’ 조사는 지난해 3월 21~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어. 조사 결과 20대의 28%가 권위주의와 반이민주의, 반엘리트주의 등을 기준으로 한 ‘극우 성향’ 집단으로 분류됐지. 특히 20대 남성은 33%로, 20대 여성(22%)보다 높았어. 전체 조사의 표본오차는 무작위추출을 전제로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야. 조사 기준으로 보면 20대 남성 3명 중 1명꼴이 극우 성향 집단으로 분류된 셈이지.
더 눈에 띄는 건, 이게 더 이상 ‘어르신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거야. 70대 이상이 29%였는데, 20대(28%)랑 거의 비슷했어. 반면 40대는 12%로 가장 낮았지. “극우 = 고령층”이라는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고, 젊은 세대에서도 꽤 많은 비율이 강한 정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거야. 특히 같은 20대 안에서도 남녀 차이가 이렇게 확 벌어지는 걸 보면, 그저 "나이 때문에 그래~"라고 퉁치고 넘어갈 수준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어.
불안한 미래에서 시작된 분노
그렇다면 왜 유독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이런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걸까? 그 배경을 이해하려면 먼저 청년들이 처한 현실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어.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를 보면, 지난해 5월 기준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6.2%에 그쳤어. 학교를 졸업한 뒤 첫 월급을 받는 일자리를 얻기까지도 평균 11.3개월이 걸렸지. 취업시험을 준비하는 청년 비율도 늘었어.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하고, 돈을 모아 집을 마련한 뒤 가정을 꾸리는 익숙한 인생 경로가 지금 청년들에게는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진 거야.
여기에 치열한 경쟁과 병역 부담, 주변과의 끊임없는 비교까지 겹치면 “나는 열심히 했는데 왜 계속 제자리일까?”라는 답답함이 커질 수 있어. 그리고 이런 감정이 오래 쌓이면 복잡한 현실을 단순하게 설명해주는 말에 마음이 움직일 수도 있지.
쉽게 비유하면 게임에서 열심히 레벨을 올렸는데 아무리 해도 다음 단계로 가는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야. 그때 누군가 “네가 못 올라가는 건 저 사람들이 네 몫을 가져갔기 때문이야”라고 말하면 어떨까? 취업난이나 집값처럼 원인이 복잡한 문제가 갑자기 하나의 이유로 설명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
물론 삶이 팍팍하고 박탈감을 느낀다고 해서 모두 극단적인 주장에 끌리는 건 아니야. 문제는 쌓여 있던 불만이 특정 집단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이야기와 만날 때야. 개인의 답답함이 누군가를 향한 분노로 바뀌면서 더 강하고 극단적인 정치적 주장에 끌릴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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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이 왜 젠더갈등으로 갔나
이 과정에서 결코 빠뜨릴 수 없는 키워드가 바로 ‘공정’이야.
20대 남성은 치열한 입시와 취업 경쟁을 겪으며 자란 세대야. 동일한 시험과 기준에 익숙하다 보니, 결과의 차이보다 “과연 규칙이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있어.
문제는 이런 인식이 여성할당제나 여성 지원정책, 병역 문제와 만나면서 젠더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거야. 일부 청년 남성은 여성 지원정책을 과거의 차별을 바로잡기 위한 장치보다 지금 자신에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해. 여기에 남성에게만 부과되는 병역 의무까지 더해지면 “나는 왜 더 많은 의무를 지는데 혜택은 적지?”라는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지.
여기서 중요한 건 실제로 어느 쪽이 더 차별받는지를 가리는 게 아니야. 일부 청년 남성이 자신을 ‘불공정한 경쟁의 피해자’라고 느끼게 되는 과정 자체가 젠더 갈등과 정치적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야.
같은 말만 들으면 생기는 일
젊은 층의 온라인 극우 문화도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건 아니야.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면 디시인사이드의 일부 갤러리와 일베저장소를 빼놓기 어려워. 일베는 처음부터 정치 사이트였던 게 아니라 디시인사이드의 인기 글이나 삭제될 만한 게시물을 모아두던 공간에서 출발했어. 이용자가 늘면서 독립적인 커뮤니티로 커졌고,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는 독특한 문화도 만들어졌지.
특징은 정치 이야기를 딱딱한 이념보다 ‘짤’과 ‘드립’, 조롱과 패러디로 소비했다는 거야. 처음에는 장난처럼 보였던 지역이나 여성, 진보세력에 대한 비하가 정치 메시지와 섞이기 시작했고, 과격한 표현도 “그냥 웃자고 한 말”로 반복되면서 점점 익숙해질 수 있었지. 젊은 층의 온라인 극우 문화가 밈과 조롱을 타고 퍼지는 데 이런 공간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어.
지금은 통로가 더 많아졌어. 유튜브와 숏폼,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 “여성 우대 때문에 남성이 손해 본다”, “외국인이 일자리를 빼앗는다”처럼 복잡한 문제의 원인을 누군가에게 돌리는 설명을 쉽게 만날 수 있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면서 주장도 점점 강해질 수 있어.
여기에 유튜브 추천 기능까지 더해져. 영상 하나를 보면 비슷한 영상이 줄줄이 뜨잖아.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눌렀을 뿐인데 어느새 비슷한 주장만 반복해서 접할 수도 있어. 물론 영상 몇 편으로 생각이 갑자기 극단적으로 바뀌는 건 아니야. 하지만 같은 말을 계속 듣다 보면 처음에는 거칠게 느껴졌던 주장도 어느 순간 별로 낯설지 않게 들릴 수 있다는 거야.
최근 6·3 지방선거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었어.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지는 등 실제 선거관리 혼선이 벌어지자, 온라인에서는 이를 곧바로 ‘부정선거의 증거’라고 주장하는 영상과 게시물이 쏟아졌지. 선거 시스템이 조작됐다거나 불법 투표지가 사용됐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도 다시 퍼졌어.
실제 관리 부실을 비판하는 것과 선거 전체가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야. 그런데 이미 선관위와 선거제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실수나 이상한 장면도 기존의 의심을 확인해주는 ‘증거’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어. 같은 의혹을 담은 영상과 글이 계속 반복되면 “정말 뭔가 있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점점 커질 수 있는 거지.
정치가 갈등을 키워내는 순간
온라인에서 퍼진 불만이나 의혹이 그 자체로 끝나는 건 아니야. 정치권이 그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반복하기 시작하면 단순한 온라인 주장이 실제 정치 쟁점으로 커질 수 있지.
특히 청년 취업이나 집값처럼 원인이 복잡하고 해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보다 “누가 더 혜택을 받고 있다”, “누가 네 몫을 가져갔다”, “선거도 믿을 수 없다”는 식의 말이 훨씬 짧고 강하게 전달돼. 복잡한 현실을 설명하기보다 누군가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쪽이 훨씬 쉽기 때문이야.
젠더 갈등도 비슷해. 정치권이 남성과 여성의 불만을 따로 건드리기 시작하면 원래 취업이나 주거 문제에서 출발한 답답함이 어느새 ‘남자 대 여자’, ‘우리 편 대 상대편’의 싸움으로 바뀔 수 있어. 서로 왜 힘든지를 살펴보기보다 “저쪽이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앞서게 되는 거지.
문제는 이런 정치가 반복될수록 갈등의 원인은 그대로인데 사람들 사이의 불신만 더 커질 수 있다는 거야. 온라인에서 시작된 분노와 의혹이 정치의 언어를 만나면 단순한 불만이 ‘우리와 저들’을 가르는 더 강한 정치적 감정으로 변할 수도 있어.
10대 남학생에게도 번진 변화
이런 젠더 갈등과 정치적 불신은 비단 20대만의 이야기가 아니야. 유튜브 쇼츠, 게임 커뮤니티, 숏폼 콘텐츠 등을 접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10대 남학생들에게도 유사한 흐름이 퍼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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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와 언더스코어가 지난해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데이터스프링코리아에 의뢰해 만 16~22세 10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웹조사에서, 10대 남성의 48.8%가 “선거에서 개표 부정이 발생하기 쉽다”는 주장에 동의했어. 전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포인트야. 정치·사회 관련 11개 문항 가운데 9개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더 보수적인 답변을 보였지.
이런 차이에는 온라인 환경도 영향을 줄 수 있어. 10대는 정치 이야기를 뉴스나 토론 프로그램보다 유튜브와 숏폼, 게임 커뮤니티, 온라인 게시판에서 먼저 접하는 경우가 많아. 앞에서 봤던 남성 역차별이나 반페미니즘 같은 주장도 이런 공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고, 거기서 더 강한 정치적 주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거지.
그렇다고 "10대 남학생 전체가 극우화됐다"고 결론 내리는 건 성급해. 같은 조사에서 남학생의 67.4%는 12·3 비상계엄이 바람직했다는 주장에 분명히 선을 그었거든. 음모론적 의혹에는 흔들릴지언정,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무너뜨리는 극단적 방식에는 선을 긋는 학생도 많았다는 거야.
그러니까 지금 나타나는 모습은 ‘10대 남학생이 모두 극우가 됐다’기보다, 20대 남성에서 먼저 도드라졌던 젠더 갈등과 정치 불신, 그리고 강한 온라인 담론이 아랫세대로까지 세를 넓혀가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볼 수 있어.
분노가 극단으로 향하지 않게
하지만 여기까지 읽고 “그럼 요즘 젊은 남자들이 다 문제라는 건가?”라고 생각하면 또 다른 함정에 빠질 수 있어. 10대와 20대 남성은 하나의 생각을 가진 집단이 아니야. 같은 나이와 성별이어도 정치 성향과 가치관은 제각각이지. 일부의 강한 목소리만 보고 세대 전체에 ‘극우’라는 딱지를 붙여버리면 오히려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났는지 제대로 보기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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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모아보면 이유는 하나가 아니야. 취업과 주거에 대한 불안, 치열한 경쟁, 병역에서 느끼는 박탈감과 젠더 갈등이 먼저 쌓였고, 온라인에서는 복잡한 현실을 “누군가 네 몫을 가져갔다”는 짧고 강한 말로 설명해줬어. 비슷한 주장을 반복해서 접하는 환경과 정치권의 자극적인 메시지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젊은 남성에게 극단적인 주장이 점점 익숙하고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었던 거지.
그렇다면 대처는 어디서 시작해야 할까? 무조건 “너희 생각이 틀렸다”고 몰아붙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취업과 주거, 병역처럼 실제로 청년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문제는 제대로 다루되, 그 원인을 특정 성별이나 세대, 외국인에게 돌리는 주장에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해. 온라인에서 접한 강한 주장도 한 번 더 출처를 확인하고, 반대쪽 설명도 함께 보는 습관이 중요하지. 정치권 역시 갈등을 표로 바꾸는 쉬운 방법보다 복잡하더라도 문제 자체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
결국 극우화는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의 생각이 확 바뀌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기보다, 불안과 박탈감이 쌓인 자리에 단순하고 강한 설명이 반복해서 들어오면서 만들어질 수 있어. 그래서 해결도 한 세대를 비난하는 데서 찾을 수는 없어. 불만은 제대로 듣되 혐오에는 선을 긋고, 의심은 자유롭게 하되 근거 없는 음모론에는 사실로 답하는 것. 어쩌면 그 균형을 지키는 일이 1020 남성의 극우화를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출발점일 거야.
김현식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