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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은 최근 ‘2027 남도정원 비엔날레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추진 방향과 공간 구성, 전시·프로그램, 사후 활용방안을 점검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박종원 군수와 관계 공무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국립정원문화원 관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해 세부 의견을 나눴다. 군은 보고회에서 나온 의견을 기본계획에 반영한 뒤 실행계획 마련에 들어간다.
◇11일간 펼치는 한국정원의 미래
행사는 오는 2027년 10월 1일부터 11일까지 죽녹원 일원에서 열린다. 주제는 ‘담양에서 한국정원의 미래를 보다’다. 담양이 간직한 정원문화 자산을 현대적으로 풀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새로운 모습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연을 억지로 바꾸지 않고 주변 풍경을 정원 안으로 끌어들인 남도의 미학을 오늘의 생활과 도시환경에 맞게 다시 보여준다는 뜻을 담았다.
준비 작업은 지난 3월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로 시작됐다. 당시 총사업비 50억 원 규모로 작가 작품 전시와 경연대회, 탐방, 공연 등을 마련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지난달 중간보고회에서는 별서정원의 미학을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잇는 방향을 세우고 핵심 콘텐츠와 공간 배치를 다듬었다. 이번 최종보고회에서는 행사 기간과 주제, 참여 유형, 지역사회 참여와 폐막 이후 운영방안까지 큰 틀을 구체화했다.
전시장에는 국내외 초청작가 정원과 공모작가 정원, 기업·기관 참여 정원, 특별작품 정원 등이 들어선다. 담양의 전통 자산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정원과 예술을 접목한 전시도 선보인다. 지난달 중간보고회에서 검토한 공연과 강연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비롯해 남녀노소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세부 실행계획에서 구체화한다.
◇죽녹원에서 도심·원림으로
가장 큰 변화는 무대의 확장이다. 관람객이 죽녹원만 둘러보고 떠나지 않도록 담양읍 시가지와 전통원림, 주변 관광지를 하나의 길로 연결한다. 소쇄원과 명옥헌 원림, 관방제림 등 대표 자원을 묶어 지역 전체에서 정원문화를 경험하게 한다. 특정 행사장에 몰리는 방문객을 도심과 각 관광지로 분산해 소비와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정원 해설과 지역 음식, 전통문화 체험을 묶은 코스가 마련되면 당일 방문객을 숙박 관광객으로 바꾸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소쇄원은 계곡과 정자, 담장과 식물을 자연의 흐름에 맞춰 배치한 조선시대 대표 별서정원이다. 명옥헌 원림은 정자와 연못, 배롱나무가 어우러진 공간이며 관방제림은 담양천 제방을 따라 이어진 오래된 숲이다. 죽녹원의 대숲과 서로 다른 성격의 전통경관을 한 행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정원 행사와 구별되는 담양만의 힘이다. 담양 대나무밭 농업시스템은 지난 2020년 대나무 품목 가운데 세계 최초로 유엔식량농업기구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돼 국제적인 상징성도 갖췄다.
주요 거점을 잇는 이동수단과 통합 안내체계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순환 교통과 주차, 보행로를 촘촘히 짜야 넓어진 행사장이 불편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고령자와 장애인, 어린이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관람 환경과 외국인을 위한 다국어 설명, 우천과 응급상황에 대비한 안전대책도 세부 계획에 담아야 한다.
◇국립기관과 손잡고 전문성 높여
지난해 금성면에 문을 연 국립정원문화원은 행사의 전문성을 뒷받침할 기반이다. 국내 첫 정원 관련 국립기관으로 7만㎡ 부지에 생활정원과 문화정원, K-정원, 소재정원 등 20개 전시원을 갖췄다. 교육·체험과 전시, 전문인력 양성, 한국 정원의 세계화를 맡는다. 문화원의 연구·교육 기능과 죽녹원·전통원림의 현장성을 연결하면 작가 교류와 학술행사, 시민정원사 양성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
비엔날레라는 이름에 걸맞게 단순히 꽃을 보여주는 행사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전통정원에 담긴 자연 순응의 지혜를 오늘의 주거와 도시환경에 맞게 풀어내고, 예술과 건축, 공예를 접목한 콘텐츠로 한국정원의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 작품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 안에 담긴 생각과 이야기를 관람객이 쉽게 이해하도록 해설과 체험을 강화할 계획이다.
◇폐막 뒤에도 남는 관광자산
군은 주민과 상인, 기업의 참여를 넓혀 행사 효과가 지역에 남도록 할 방침이다. 마을과 상점이 작은 정원을 꾸미고 지역 생산자가 대나무 공예품과 농특산물, 생활용품을 선보이면 행사장은 담양 전역으로 넓어진다. 음식점과 숙박시설, 전통시장을 관람 코스와 연결해 방문객 증가를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가는 방안도 필요하다. 주민을 단순한 진행 인력이 아닌 기획과 운영의 주체로 세우고 참여 방법과 지원 범위를 일찍 안내해야 지역의 준비도 빨라질 수 있다.
행사 때 만든 작품과 기반시설은 폐막 뒤에도 관광·교육 자원으로 활용한다. 설계 단계부터 존치 여부와 관리 주체, 유지비용을 정하고 담양의 기후와 토양에 맞는 식물을 골라야 한다. 방문객 수뿐 아니라 체류시간과 숙박, 상권 매출, 주민 참여, 시설 유지율을 함께 살피는 성과 기준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행사의 성패는 개막 때 얼마나 화려했느냐보다 11일 뒤 담양에 무엇이 남느냐에 달렸다는 판단이다.
박종원 군수는 “이번 최종보고회에서 기본 방향과 공간, 전시, 프로그램의 큰 틀을 구체화했다”며 “담양이 가진 정원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원도시이자 세계인이 찾는 정원문화·치유관광도시로 도약하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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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