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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가까이서 답 찾는다
함평군은 이 군수가 지난 20일 함평읍을 시작으로 손불·신광·학교·엄다·대동·나산·해보·월야면 등 9개 읍면을 차례로 찾는 순회 일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군정 방향을 행정의 최일선과 공유하고 지역별 현안과 건의사항을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 군수는 읍면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주민 의견을 듣는다.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생활민원은 신속히 처리하고, 예산과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한 사업은 검토를 거쳐 중장기 계획에 담을 방침이다. 같은 군 안에서도 농업 구조와 교통, 생활권이 다른 만큼 지역 사정에 맞는 해법을 찾겠다는 취지다.
어르신 안전도 함께 챙긴다. 군은 지난 3일부터 등록 경로당 377곳의 운영 실태를 전수 점검하고 있다. 냉방기기 작동 여부와 이용 상황, 시설 불편을 확인하고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도 살핀다. 야외활동 자제와 충분한 수분 섭취, 시원한 곳에서의 휴식 등 온열질환 예방법도 안내했다.
경로당은 여가 공간이면서 폭염 때 무더위쉼터로 쓰이는 마을 안전시설이다. 홀로 사는 어르신의 안부를 확인하고 복지 사각지대를 찾는 공동체 거점이기도 하다. 군은 점검에서 고장이나 불편이 확인되면 읍면과 담당 부서가 조치 방안을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같은 기조는 취임 초기부터 이어졌다. 이 군수는 취임식 직후 경로식당 배식 봉사에 나선 뒤 노인복지시설과 재해위험지구 2곳을 찾았다. 지난달 9일 해보면에 시간당 최대 95㎜, 월야면에 75.5㎜의 비가 내렸을 때는 쓰러진 가로수와 송정천 주변 침수 위험을 직접 점검하고 긴급 복구를 주문했다.
77개 약속, 사업으로 옮긴다
군정의 뼈대도 세웠다. 군은 지난달 20일 실행계획 보고회를 열고 선거 때 제시한 93개 사업을 연계성과 실현 가능성에 따라 77개 실천과제로 정리했다. 신규사업은 51개, 계속사업은 26개다. 이 가운데 74개는 임기 안에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과제는 미래산업·청년, 체류형 관광, 농업 경쟁력, 생활복지, 행정혁신 등 5개 분야로 나뉜다.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미래산업 거점 육성, 청년 태양광 연금, 스마트·저탄소 농업, 함평천지한우 브랜드 강화, 함평형 기본소득, 마을 중심 통합돌봄, 야간·휴일 의료 대응체계 보완 등이 담겼다.
군은 부서별 추진 일정과 재원 조달, 관계기관 협의, 주민 수용성을 함께 따졌다. 실행계획 내부안을 보완한 뒤 군민배심원단 평가를 거쳐 오는 11월 최종 시행계획을 군 누리집에 공개할 예정이다. 공약을 몇 건 끝냈는지가 아니라 주민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성과 기준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군은 지난달 23일 광주과학기술원과 지역특화 전략사업 중간보고회도 열었다. 재생에너지를 기업 유치와 일자리, 농가소득으로 잇고 미래차·반도체와 인공지능 축산, 지능형 농업을 묶는 성장모델을 검토했다. 사업별 실현 가능성과 재원 조달 방안을 따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대표사업과 정부 공모에 반영할 계획이다.
국회·정부 문도 직접 두드려
사업을 뒷받침할 외부 재원 확보에도 나섰다. 이 군수는 지난달 6일부터 이틀 동안 국회를 찾아 총사업비 1443억 원 규모의 6개 현안에 협조를 요청했다. 빛그린산단 RE100 산업단지 지정·확장, 광주 삼도∼함평 나산 광역도로 확장, 함평형 기본소득, 함평천지한우 유전자원센터, 해양치유 웰니스 복합센터, 황금박쥐 관광도시 조성이다.
지난 5일에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빛그린산단을 RE100 산업단지로 지정하고 약 100만 평을 추가 확장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반도체와 미래자동차,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모아 함평 동부권을 새로운 산업축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주민 숙원인 국도 1호선 학교면 고가교 철거를 위한 사업비 100억 원도 요청했다.
지난 7일 광주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군공항 이전에 따른 대책을 요구했다. 군공항이 무안으로 옮겨지면 인접한 함평도 소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행정구역이 아닌 실제 피해를 기준으로 측정하고 보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탄약고 문제는 주민 안전을 먼저 살피고,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증설에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듣는 행정, 결과로 증명해야
과제도 분명하다. 77개 가운데 신규사업이 51개에 이르는 만큼 재원과 인허가, 민간투자, 관계기관 협의를 풀어야 한다. 기본소득과 청년 태양광 연금처럼 많은 돈이 드는 사업은 안정적인 재원 조달 방안과 군민이 납득할 기준이 필요하다. 산단 확장과 대형 시설사업은 경제성과 주민 의견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현장 방문도 횟수보다 처리 결과가 중요하다. 경로당에서 확인한 고장과 불편이 언제 개선됐는지, 읍면에서 나온 건의가 어느 부서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주민이 알 수 있어야 한다. 현장 청취와 부서 검토, 예산 반영, 결과 공개가 하나로 이어져야 ‘군민 중심’이 구호를 넘어 행정으로 자리 잡는다.
출범 50여 일을 넘긴 민선 9기는 이제 밑그림보다 실행력으로 평가받을 시점이다. 이 군수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세심하게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함평대전환’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경로당 377곳과 9개 읍면에서 들은 목소리를 정책과 예산에 얼마나 충실히 담아내느냐가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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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선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