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가뭄·폭염·폭우에 어르신 돌봄까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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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가뭄·폭염·폭우에 어르신 돌봄까지 총력
대체수원 하루 1400t 가동
독거노인 3325명 안부 확인
침수이력지역 태풍 전 점검
  • 입력 : 2026. 08.25(화) 09:16
  • 김예영 기자
장세일 영광군수가 가뭄 비상대응을 위해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가뭄이 논밭을 말리고 폭염이 주민 건강을 위협하는 사이 집중호우와 태풍을 대비해야 할 시기까지 다가왔다. 영광군이 물 확보와 농작물 보호, 취약계층 돌봄, 침수 예방을 하나로 묶은 ‘복합재난 관리’에 나섰다. 장세일 영광군수는 부서 간 벽을 낮추고 피해 전에 위험요인을 찾아 조치하는 현장 대응을 주문했다.

지난 7월 광주·전남 평균기온은 27.2도로 평년보다 2.2도 높았다. 강수량은 평년의 56.8%, 열대야는 3.8배였다. 여러 재난을 함께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 먹는물은 안정, 농업용수는 주의

영광군은 지난 12일 장 군수 주재로 폭염·가뭄 대처상황 보고회를 열었다. 지난 7월 말 기준 영광 지역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84%에 그쳤고,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은 50% 안팎으로 ‘주의’ 단계에 놓였다. 수돗물은 안정적이지만 논밭의 물 부족 위험은 남았다.

군은 지난 10일 가뭄 비상 대응 대책회의도 열었다. 건설교통과와 농정과, 상하수도사업소의 협업을 강화하고 한국농어촌공사·군부대 등과 비상 연락망을 가동하기로 했다. 기상과 저수율, 용수 수급을 24시간 살피고 저수지 준설도 서두른다. 취약 농경지와 도서·산간 지역은 필요할 경우 급수차를 투입한다.

먹는물 관리는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발 빨라졌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대신제 저수율은 29%, 복룡제는 33%대까지 떨어졌다. 군은 지난 1월부터 대신제 하루 1100t, 복룡제 하루 300t 규모의 대체취수원을 가동했다. 8월 현재 저수율은 연암제 77.2%, 대신제 88.4%, 복룡제 52.4%, 구수제 93.4%다.

18만2000t 규모의 염산 복룡2제는 담수를 시작했고, 52만5000t 규모의 구수1제는 오는 연말 준공할 예정이다. 대신제 친환경 대체취수원 개발사업도 설계 중이다. 장 군수는 가뭄이 반복되는 지역의 특성과 동원 시설, 부서별 역할을 담은 현장 매뉴얼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 논밭과 농민 함께 살피는 현장 점검

폭염은 농작물의 생산량과 품질을 함께 떨어뜨린다. 벼는 꽃이 피고 이삭이 여무는 시기에 고온 피해가 크다. 콩은 꽃이 필 때 물이 부족하면 꼬투리가 제대로 맺히지 않고 콩알도 작아진다. 군은 논물을 충분히 대 수온을 낮추고, 밭작물은 생육 단계에 맞춰 물을 주도록 안내하고 있다. 병해충 예찰과 작목별 기술지도도 강화했다.

지난 7일에는 농촌진흥기관과 온열질환 활동요원, 영광드론협회 관계자 등 10명이 군남면 농경지를 드론으로 살피며 한낮에 작업하는 농업인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어 백수읍 고추 농가를 찾아 수분 섭취와 휴식 수칙을 알리고 현장 의견을 들었다.

농민의 건강도 농작물 못지않게 중요하다. 질병관리청 잠정집계에서 지난 5월 15일부터 8월 18일까지 전국 온열질환자는 3465명, 추정 사망자는 31명이었다. 증상 발생지 기준 영광에서는 2명이 신고됐고 추정 사망자는 없었다. 군은 한낮 농작업을 피하고 불가피할 때는 물을 자주 마시며 짧게 여러 번 쉬도록 당부했다.

■ 전화·방문으로 잇는 어르신 안전망

군은 폭염에 취약한 독거노인 3325명에게 생활지원사 210명을 투입했다. 생활지원사는 전화와 방문으로 건강과 안부를 확인하고 야외활동 자제, 수분 섭취 등 예방수칙을 알린다. 냉방기기 작동 여부와 주거 환경도 살핀다. 연락이 닿지 않으면 곧바로 집을 방문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보건소와 119에 연결한다.

무더위 쉼터 397곳의 냉방시설도 점검했다. 고령자와 농어업인 등에게 생수 2만 병과 부채 5000개, 쿨토시 1500개를 나눠주고 영광읍·홍농읍·법성면 주요 도로에는 살수차 2대를 운행한다. 장 군수는 어르신·장애인 복지시설의 냉방설비를 집중 점검해 사회적 약자가 더위의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4일부터는 영광군노인복지관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별도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무더위쉼터로 개방했다. 가까운 쉼터 이용과 이웃·가족의 잦은 안부 확인도 함께 당부하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기관 간담회에서는 취약노인 보호와 위기·응급상황 대응 체계를 다시 살폈다. 퇴원 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영양·가사·외출 동행을 제공하는 단기 집중 서비스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장 군수는 종사자의 세심한 관심이 어르신의 일상과 생명을 지키는 첫 안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영광군은 지난 7월 17일부터 19일까지 이어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인해 지역 곳곳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 상습 침수지역부터 큰비 대비

가뭄 속에서도 큰비 대비를 늦출 수 없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 지역의 차이가 커지면서 일부 지역에 많은 비가 집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마른 땅에 짧은 시간 많은 비가 내리면 침수와 산사태, 농경지 유실 위험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영광은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공공시설 116건이 피해를 보고 농경지 1141㏊가 침수됐다. 농작물 피해 신고도 760건에 달했고 복구비는 228억 원으로 확정됐다. 군은 지난 4월 침수 이력이 있거나 피해가 우려되는 저지대 주택과 소규모 상가를 대상으로 차수판 설치비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군남면과 염산면은 피해 규모가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을 넘었다. 과거에 물이 찼던 곳부터 살피고 배수와 대피 체계를 미리 갖춰야 하는 이유다.

장 군수는 오는 8월 말부터 9월까지 집중호우와 태풍 피해가 우려된다며 상습 침수지역과 과거 피해지역을 먼저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기상특보가 내려지면 주민 안내와 통제, 대피가 지체 없이 이뤄지도록 하고 가뭄 대응 인력과 장비도 배수·안전 관리로 빠르게 전환할 방침이다.

장 군수는 “가뭄 극복은 군민의 생계와 삶의 질에 직결된 엄중한 사안”이라며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고 사회적 약자를 꼼꼼히 살피라고 주문했다. 영광군은 폭염과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비상 체계를 유지하는 한편 오는 9월까지 호우·태풍 사전 점검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예영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