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위한 연륙교 사업, 논란은 모두 우연의 일치?

사회
주민위한 연륙교 사업, 논란은 모두 우연의 일치?
어불도 연륙교, 보도교→차도교 변경으로 사업비 증가
같은 대학 심의위원 선정 의혹, 해남군 ‘문제없다’
  • 입력 : 2021. 11.22(월) 15:20
  • 임창균 기자
해남군은 송지면 어불도와 어란리 사이의 연륙교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업체선정과 심의위원 선정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해남군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해남군은 지난달 26일 ‘해남 어불도 연륙교 개설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반영할 신기술(특허)에 대한 2차 공법심의위원회를 열었다. 길이 600m, 폭 4m의 연륙교를 건설하는데 ‘45m 이상 거더’ 설치 기술을 제안한 A사가 사업자로 선정됐다. 거더(girder)는 기둥 사이에 올라가는 상판을 뜻한다.

송지면 어란리와 어불도를 연결하는 연륙교는 2017년부터 논의되던 사업이다.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해남군의 신규시책 발굴 보고에 사업이 포함됐으며, 이후 보도교에서 차도교로 형식이 바뀌면서 사업비 역시 89억 원에서 148억 원으로 증가했다.

차도교로 바꾸면서 특정공법을 선정키로 하였기 때문에, 해남군은 지난달 심의위원들을 모집하여 공법선정평가를 실시했다. 각 건설사가 제출한 기술제안서에 대해 시공성, 안정성, 유지관리, 경관성, 내구성 및 환경영향 등 5개 항목을 심사하였고 97.4점을 획득한 A사가 1순위로 뽑혔다. 다른 업체들은 86점에서 78점 사이의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업체선정을 놓고 특혜라는 의혹이 터져나왔다. 지난 10일 한국일보 등은 지역건설업계와 전남도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하여 업체 선정과 심의위원 선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 건설업체 관계자는 “연륙교 개설 사업은 입찰자 공고가 나오기 전부터, A사가 낙점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밝혔고 또한 “해남군의회 한 의원이 특정 공법 설계도면을 업체 선정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대략적인 평면도까지는 공고할 때 공개되는 부분이며, 정확히 어떤 설계도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지는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며 “심의위원의 심사를 통해 업체가 선정되기 때문에 군의원이 도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영향력을 끼칠 가능성은 적다”고 답했다.

해남군의회 의원들에게 문의한 결과 해당 보도와 논란에 대해 모두 처음 접한다는 반응이었다. 해남군의회 모 의원은 “해당 사실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 다만 공개된 자료가 아니라 사전에 유출 된 것이라면 오해를 살 소지가 다분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심의위원 선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일보는 심의위원 7명 중에 소속이 같은 교수들이 있는 점을 지적하며 공정성 문제를 언급했다. 심의위원 7명은 총 4개 대학 소속이며, 이중 3명은 광주에 위치한 B대학 교수, 2명은 순천의 C대학 교수다. 해당 보도에서 업계 관계자는 “같은 대학 교수가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면 특정업체에 점수를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도에서 발주하는 대형 사업의 심의위원의 경우, 동일 기관이나 대학에선 한 명만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남군 관계자는 “그전까지는 특수공법 관련 심의위원회 구성에 대한 지침이 없어 지자체별로 자체 계획을 세워서 실행했으나, 올해 4월에 개정이 되었다.”며 행정안전부의 지침에 충실히 따랐다고 답했다. ‘1기관 1위원’의 경우 개정되기 이전의 관습과 같다는 의견으로, 올해 전남도에서 진행한 다른 사업의 심의위원회 구성의 경우에도 한 대학에 2명이 선정된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개모집은 광주전남 소재의 대학에 하지만, 선정은 추첨을 통해 이뤄지고 개별적으로 연락을 준다”며 사전 합의 가능성에 대해 차단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교수들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순천의 C대학 교수는 “보통 한 대학에 한 명이 선정되고, 선정결과도 개별적으로 알려줘서 혼자 해남에 갔다. 현장에 같은과 교수님이 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또한 선정업체의 유독 높은 점수에 대해서 “신기술의 경우 검증데이터가 충분히 있어야 인정을 받는다. 심사한 업체 중 두 업체 정도가 신기술을 두 개 정도 가지고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선정된 업체가 검증데이터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게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또 다른 논란거리는 보도교에서 차도교로 변경한 일이다. 차도교로 변경하면서 사업비만 오른 것이 아니라, 특수공법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A업체가 높은 점수로 선정되었기에 차도교 변경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송지면을 지역구로 둔 보성군의회 김석순 의원은 이에 대해, “먼저 어불도 주민들 간 이견도 있었다. 어르신들은 보도교라도 일단 다리를 만들자는 의견이었고, 청장년 층은 기왕에 연륙교를 만드니 차도교로 만들자는 의견이었다.”고 속사정을 설명했다.

차도교 변경으로 인한 사업비 증가, 특정공법 도입, 선정업체의 유독 높은 점수, 같은 대학의 심의위원들. 각 사안에 대해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나, 결과에 대해 의혹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일련의 과정 속에 숨은 의혹이 있는지, 아니면 괜한 오해로 끝날 것인지에 대해 지역민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남군 관계자 역시 “지침에 따라 심의위원을 선정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이 같은 오해를 차단하기 위해 “같은 대학 교수들을 중복 선정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두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창균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