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특혜냐 ‘2마리 토끼’냐…평동 개발 둘러싼 공방전

정치
재벌 특혜냐 ‘2마리 토끼’냐…평동 개발 둘러싼 공방전
시민단체, ‘시민을 위한 것인지, 재벌 기업에게 베푸는 특혜인지’
광주시, ‘시가 전혀 관여한 바 없어, 담당자가 개인적인 도움 받았을 뿐’
  • 입력 : 2021. 04.02(금) 20:07
  • 박준호 기자
총 사업비가 4조 원대에 이르는 광주 평동 준공업지역 도시개발 사업. 사업을 추진할 민간 부문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되었다. 하지만 생존권 위협과, 공정을 가장한 재벌 기업 특혜라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참여자치 21은 지난 달 성명을 내고 "광주시가 평동 준공업지역 도시 개발 사업에 대한 평가 위원회 심의를 거쳐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공정을 가장한 재벌 기업에 대한 특혜 개발 사업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광주시 발표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광산구 산정동과 장수동 일원(168만㎡)에 광주형 일자리 주거 지원과 광주형 평생 주택 등이 포함된 1만 3,000세대 규모의 대규모 공공 주택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부지는 토지 거래 행위가 전면 제한됐다.

▶반 의원, ‘사업 취소해야 해’ VS 이 시장, ‘3가지 충족 안되면 사업 종료할 것
반재신 의원은 30일 시정질문에서 광주시가 추진 중인 평동 준공업지역 도시개발사업 문제를 지적했다.

반재신 의원은 "광주시가 추진중인 평동 준공업지역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이 석연치 않다"며 "광주시는 사업을 취소하고 여러 의혹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 의원은 "광주시의 조치 과정을 지켜본 뒤 광주시의회도 행정조사와 공익감사 청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용섭 광주시장은 "광주시의 발전과 시민 이익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한류문화콘텐츠 사업에 경력있는 대형 엔터테이먼트사의 확실한 참여 보증이 없을 경우, 수익사업이 불투명할 경우까지 이 세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사업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정하고 책임있게 사업을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재벌 기업에 특혜 VS 민원 해결 위해 시도해 볼만해
앞서 시민단체 측은 광주시가 재벌 기업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자치 21은 지난 4일 성명서에서 “공해와 정주 여건 문제로 주민이 오랫동안 요구한 택지 개발을 광주시는 사업 타당성이 없다며 수용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광주시의 입장은 지난해 중흥 토건이 실질적으로 대행한 국토교통부 공모사업 응모를 계기로 갑자기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게 해주고, 문화 콘텐츠 사업 분야의 사업권을 30년 넘게 넘겨주는 특혜를 베풀면서도 시와 시 산하기관이 절반이 넘는 출자금을 내야 하는 것도 문제”라며 “시민 혈세를 바쳐 자본의 이해를 위해 행동한 것으로 의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흥 토건의 컨소시엄 참여에 대가성이 있었는지에 대한 법적인 판단도 필요하다”며 “공정을 가장한 재벌 기업에 대한 특혜 개발 사업을 당장 멈춰라”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해명 자료를 서둘러 내놓았다. 요약하자면, 민간 자본의 투입이 불가피하고 민원 해결에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었다는 것.

광주시는 “본 사업은 단지 조성에 한하여도 1조 이상이 투입되어야 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시 재정상 직접 추진이 불가능하여 민간의 자본과 창의성을 유도하는 사업이다”며 “수십여 년간 악화된 정주여건으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평동 준공업지역의 개발을 전략산업시설과 연계하여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이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기관 설립자본금인 25억 5천만원은 사업 종료 시 공공기관에서 회수토록 공모지침서에 명시하였다”며 “프로젝트 회사는 지역전략산업으로 8,052억 원을 투자하여 시에 기부체납하고 평동 준공업지역 도시개발사업으로 발생한 수익금은 전액 지역전략산업 시설 및 운영에 재투자한다”면서 시민단체의 ‘특혜’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시민단체, 대가성 선정 VS 광주시, 전혀 관여한 바 없어
또한 시민단체 측은 이번 사업자 선정에 대가성이 작용하지 않았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자치 21은 성명서에서 “국토부 공모사업 당시 광주시의 사업 계획안을 대신 만들고, 연구 용역비 1억 원을 받아 간 건 중흥토건㈜이었다”며 “중흥토건㈜이 이번 평동 준공업지역 도시개발 우선 협상자에 선정된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에도 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시가 앞전 국토부 공모사업 계획안을 떠넘긴 것에 대한 대가성으로 의심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정말 이 사업이 시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몇몇 재벌 기업에게 베푸는 특혜인가에 대해 광주시가 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데 나섰다. 광주시는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현대 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업체들 간의 협약에 의해 구성된 것으로 이 구성에 시가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모 건설사의 계획안 작성 대행에 대해선 “당시 공모계획서를 만든 업무 담당자가 개인적인 도움을 받은 사항으로 이후 컨소시엄에 해당 업체가 포함되었다는 점이 평가에 영향을 끼친 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광주시의 2마리 토끼 잡기
해명에도 논란이 일자, 광주시 관계자는 일련의 소문들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정도 규모의 큰 사업을 갑작스럽게 진행하면서 그동안 이곳에서 삶의 터전을 잡아가던 시민들이 보였던 반응들과, 또 그들의 요구 사항은 무엇이었는가”라는 질문에 시 관계자는 “광주 평동 준공업지역에서 산단에 들어가지 못하는 기피 시설들, 가령 폐기물 처리 시설이나 도축장 같은 시설들이 생기면서 시민들의 정주 여건이 악화되었다”라며 또한 “고물상, 도축업이 모여있으니까 오염수도 많이 나오고 악취도 나서 이번 사업 진행에 대해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였다”라고 밝혔다.

또한 보상과 관련해서, “광주시에 집단 이주를 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광주시는 정당한 법에 의해 손실보상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덧붙여 “광주시는 단순한 택지 개발사업만이 아니라 지역전략사업을 앉히고 개발 계획에서 나오는 수익을 다시 전략사업에 투자하도록 지침이 내려왔다. 본 사업은 이익을 많이 낼 수 없는 구조로 설계되었다”라며 “이 사업을 이루는 양대축이 지역전략사업이고 또 하나는 정주여건 개선이다”라고 말했다. 즉, “이번 사업이 이 2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교수, 법률가, 회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들을 협상단으로 내보내신다고 하셨는데 어떠한 방식으로 협상단을 꾸릴 것인지”에 대해 광주시는 ”참여 자치 21에도 협상단으로 참여 요청을 부탁드릴 계획이다“라며 “협상에 집중해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해 결과를 잘 이끌어 내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광주시 앞서 우선협상대상자 공모에 나서
한편, 광주시는 지난 12월 1998년 조성된 평동 준공업지역을 미래 전략 산업 거점으로 개발하고자 친환경, 난개발 방지 등에 방점을 둔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공모에 나섰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공모에 참여해 시 평가 위원회 심의를 거쳐 선정됐다.

컨소시엄은 '한류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체험하고, 공유하는 복합 플랫폼 도시 조성'을 콘셉트로 1만 5천 석 규모 공연장, 스튜디오, 교육·창업 지원 시설 등을 21만㎡ 부지에 설치해 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광주 평동 준공업지역 도시개발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인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광주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라는 목표 아래 한류문화 콘텐츠를 제작·체험·공유하는 복합 플랫폼 도시 조성이라는 개발 콘셉트와 함께 ▲새로운 한류 문화콘텐츠 거점 조성 ▲문화 관광 인프라 확충 ▲스마트 인프라를 갖춘 미래형 도시라는 세부 테마가 포함된 사업 계획서를 제시했다.
박준호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