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소멸 대책 있나?, 없나? 束手無策(속수무책)

사회
인구소멸 대책 있나?, 없나? 束手無策(속수무책)
전남 인구 감소 지역 16곳 지정…‘선택과 집중’ 성공모델 필요
예산 투입 기대감만 있고 대책은 중앙정부만 바라봐
보성군 ‘군민 잘살도록, 귀촌인구 유입’ 투 트랙 전략 눈여겨볼만 해
  • 입력 : 2021. 11.22(월) 15:15
  • 박준호 기자
인구소멸 포스터
인구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결혼과 출산율 감소로 인해 인구 감소가 나라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인구 자연 감소, 사회적 유출 등의 영향으로 전남지역 인구는 매년 추락하고 있다.

인구 늘리기 정책에 매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인구 감소세를 막아서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전남도도 지역 경제 침체 속에서 자연적인 인구감소와 수도권 등 대도시로의 인구 유출이 계속되면서 지역사회 붕괴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특히, 전남은 도청 소재지인 무안군을 제외하고 16곳의 군 단위 모두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되어 높은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호남지방통계청이 6월 28일 발표한 ‘광주·전남 광역권 통계분석(인구·사회 부문)’에 따르면 광주·전남권 인구는 2040년 300만 9천 명을 끝으로 2041년 299만 3천 명부터 광주·전남 인구수가 200만 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전광희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2019년 한 인구 포럼에서 “인구감소시대가 본격화되면, 지역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는 물론 국민 전체가 심리적 불안감으로 장래가 불투명해지면서 초저출산 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월 행정자치부는 지방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전국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지정된 89곳에 5년간 매년 1조 원씩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과연 이 정책으로 인구감소 속도를 둔화 또는 역전시키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정 근거도 불투명한데다 89곳에 분산 지원해 원하는 성과를 내기보다는 예산 나눠먹기식으로 끝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도 지난 10월 20일 “산출 근거가 되는 지표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현재 인구감소 지역이 국민들이 받아들이기에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재정이 제한적인데 선택과 집중을 하지 못하면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매년 1조 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 내년 2조 5600억 원의 국고보조사업 예산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89개 지역이 나눈다면 인구 유입을 기대할 만한 충분한 규모의 예산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번 인구감소 지역 지정이 자칫 저출산 대책처럼 실효성이 떨어질까 우려한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인구감소 대책으로 수십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산발적으로 쏟아부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여기에 귀농·귀촌인, 은퇴자 유치 등 다양한 인구 증가 정책조차 효과를 보지 못한 상황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결국 인구감소 지역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오느냐가 관건"이라면서 "저출산 대책만 봐도 지금까지 23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오히려 출산율이 더 떨어지고 있듯이 수도권과 격차를 좁힐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인구 공동화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인구의 지방 이전 및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공공기관 이전, 인프라 구축이 아니라 관련 산업 발전 또는 기업 이전 등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또한, 교육과 노동, 복지, 문화 등이 연계된 선순환 구조 형성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주민자치와 지역 정체성 확립, 비전 설정, 일자리 창출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인구 감소 지역 지정으로 인해 전남 각 지자체에서는 늘어나는 재정을 감안하여 장밋빛 미래를 그려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재정 규모가 전국에서 가장 적은 시군 중 하나인 구례군은 인구가 2만 5000여 명으로 인구수가 적고, 고령화에 따른 사망자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구 감소 속도도 그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적은 인구수에 집단 주거지 규모도 점점 줄어들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자체 존립에 위기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국가균형발전법 상에 기금을 받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데 10월 말에 추진된 상황이라 현시점에서 지자체나 광역단체 모두 초기 대응 상태이다.”라며 “우리 군에서도 국가균형발전법 상에 기금을 받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밝혔다.

보성의 경우 지난 9월 28일 호남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득량만권 인구변화’에 따르면 득량만권 지자체 중 보성군의 경우 농가인구는 2020년 기준으로 볼 때 1만 1천 명이다. 2000년(2만 7천 명) 대비 60.4%에 불과해 크게 줄었다. 2000년에 1만 4천 명이었던 청년 인구도 5천 명에 불과했다.

보성군 관계자는 “인구소멸지역 관련해 저희 군도 구체적인 정부의 지침이나 지시가 있으면 본격적으로 대체를 할 계획이다.”라며 이어 “군의 인구가 4만 명대에서 3만 명대로 떨어져서 인구 감소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우리 군은 실질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군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정주여건 등을 조성하고 투 트랙으로 해서 외지에서 귀농‧귀촌 인구도 같이 유입시키기 위한 방향을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화순의 경우 최근 10년간 화순 주민 5,936명이 화순을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화순읍에 최근 신규 아파트 공급이 시작되면서 인구수가 감소세에서 벗어나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8~9월 두 달간 436명이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아파트 공급 세대에 비춰봤을 때 인구수 증가는 미비하다는 평가다. 신규 아파트 공급은 인구 감소세를 주춤하게 했을 뿐 인구 유입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화순군 관계자는 “아직 인구감소 지역 선정에 맞춰서 새로이 특별한 정책을 추진한다기보다 이전부터 꾸준히 펼쳐온 출산‧양육‧아동복지‧청년 발전 계획 등 군 전반에 걸친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윤연화 전남도 인구청년정책관은 “인구 소멸이 우리 전남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먼저 특별법이 개정되어야 행정안전부랑 함께 그 법을 모토로 삼아 저희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일단 저희 전남도도 정부안을 마련해서 행안부에 제출했었고 연내까지 속도감 있게 특별법을 제정해야 지방소멸기금 대응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생활권 협력 사업, 시책 발굴 등을 하는 상황이다.” 또한, “인구 관련해서 유입과 유출 방지를 위한 단위사업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4년 지방균형발전과 더불어 인구 유입을 위해 유치된 광주‧전남의 혁신도시인 나주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은 지난 2021년 10월 21일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효과 및 정책방향’ 보고서(문윤상 연구위원)에 따르면 전국 10개 혁신도시 중 인구 유입이 당초 계획을 달성한 곳은 부산과 전북 등 2곳뿐이었다고 밝혔다.

1조 4734억 원이 투입된 나주 혁신도시에 그동안 3만 명의 인구가 전입했다. 하지만 광주에서 온 인구가 절반에 달해 실질적인 인구 유입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며, 혁신도시 건설과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인구를 분산하고 궁극적으로 지역 발전을 도모한다는 계획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이처럼 각 지자체 별로 인구증가를 위해 막대한 혈세를 쏟아붓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인구의 지방 이전 및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 필요한건 무조건 퍼주기가 아니다. 농어촌에 정착할 일거리가 있어야 하며, 부족한 생활 인프라를 확충할 비전이 있는 장소가 필요하고 출산율을 높이는 획기적인 방안 마련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박준호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