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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 내로남불 조국 사태
먼저 '조국 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신뢰와 도덕성이 빛바래진 사건으로 꼽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러 의혹 가운데 자녀 입시 특혜 의혹은 결정타였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월 딸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하고, 조 씨의 입시에 부정적 영향력을 행사하여 20·30세대의 분노를 야기했다. 그러나 석고대죄는 불구하고 조국을 옹호하고 감싸는 데만 급급했다.
권력형 성(性) 비위 사태에 피해호소인…?
민주당은 그동안 보수정당과 비교하여 청렴함과 도덕성을 무기로 내세웠다. 그러나 여당인 민주당 내부에서 발생한 '권력형 성범죄' 사건은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졌다. 안희정·박원순·오거돈 사건이 대표적이다. 특히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의 경우 민주당 여성 현역 의원(남인순·진선미·고민정)이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하며 2차 가해 논란이 있었다.
또한 민주당 당헌에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선을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돼 있었다. 성범죄 사건으로 치러진 서울·부산 재·보궐선거 후보 출마를 위해 당헌을 고치기도 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다가 대선이 급급해지자 지난 2월 민주당 의원들은 피해자 일상 회복·2차 가해 방지 등 재발 방지 방안 추진 약속하며 사과했다.
실패한 부동산 정책과 화룡점정을 찍은 LH사태
국민들이 가장 민감해하고 관심을 갖는 분야에서 부동산은 빼놓을 수 없다.
“부동산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라며 호언장담하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년 5월 “부동산만큼은 할 말이 없다”라고 정책 실패를 자인했다. 그리고 당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해 송구하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이기에 바빴다.
집값이 뛰는 동안 무주택자들은 “이러다가는 영원히 집을 못 살지도 모른다”라며 앞다퉈 내 집 마련에 나섰다. 기존에 주택을 보유했던 이들도 자산 증식을 위해 매수 대열에 동참했다. 20‧30세대들까지 나서 ‘영혼까지 끌어모으며(영끌)’ 아파트가 안 되면 다세대·연립(빌라)이라도 샀다.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은 집값 상승의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으며 잘못된 해법만 내놓았기 때문이다. 공급은 외면한 채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폭탄 등 징벌적 규제만 쏟아냈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부활시켰으며 종합부동산세율을 인상했다.
이렇게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집 없는 사람들은 턱 없이 오른 집값에, 집 있는 사람들은 세금 때문에 정부를 원망했다. 국민들의 불만이 점점 쌓여가며 민주당과 현 정부의 콘크리트 지지율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고,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사건은 바로 ‘LH사태’였다.
지난 21년 3월 일부 한국주택토지공사(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광명·시흥 일원 일부 토지를 미공개 정보 등을 이용해 사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정'을 건드린 LH 사태에 국민은 분노했다. LH는 자체 조사를 실시했으며 정부는 다른 3기 신도시 지역은 물론 국토교통부 직원과 배우자, 직계존비속까지 대대적으로 조사를 벌였다.
이내 정치권으로도 불똥이 튀었다. LH 투기 사건을 계기로 민주당 의원과 가족들의 땅 매입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LH투기 의혹 사건이 불거진 이후 ‘국정 안정론’보다 ‘정권심판론’으로 민심이 쏠리는 경향이 뚜렷해졌고, 결국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심이 곧바로 선거로 반영되었다.
LH사태를 비롯해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촛불정권'(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한 국민들도 현 정권에 돌아섰다.
위선 정당 모습 고스란히 보여준 민주당
민주당은 지난 20년 총선에서 이스타항공 대량 해고 문제의 당사자인 이상직 전 이스타항공 회장과 후원금 부정 사용 논란의 윤미향 전 일본군 성 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을 공천했다.
공천 과정에서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으나 민주당은 공천을 강행했다. 결국 곪았던 상처가 터졌고, 두 의원의 징계안은 현재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올라갔다.
송영길 전 대표는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민주당 쇄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두 의원의 징계안 조속 처리를 약속했다. 문제를 제기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정권 연장을 위해 당장 표가 급하니까 징계안 조속 처리를 들고 나온 것이다. 위선 정당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혁신하겠다던 민주당… 비판의 목소리는 받아들이지 못하나
대선 패배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계로 돌입한 민주당은 지난 16일 첫 지방 순회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반성과 성찰을 다짐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들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민주당이 호남의 성원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 정말 송구하다. 죄인 된 심정이다”면서 “호남의 선택이 다시는 아픔이 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하고, 또 쇄신하겠다. 처절한 자기성찰과 반성이 쇄신의 출발이다”라고 강조했다.
채이배 비대위원은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탄핵과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와 초기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인사 실패, 내로남불, 불공정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잃은 것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라며 "가장 큰 계기가 조국 사태였다"라고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퇴임 회견에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채 비대위원을 향한 당내 비난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발언이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하는 공동 성명을 냈으며 일부는 SNS에서 채 비대위원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다만 지역 일각에서 혁신을 위해서는 어떠한 비판도 달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비대위에 힘을 싣기보다 무조건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감싸는 모습이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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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고 올라오는 국민의힘, 변화의 바람 부는 호남
이번 대선은 역대 최소 격차의 득표율로 판가름 났다. 그리고 6월 1일에 있을 지방선거도 100일이 채 남지 않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며 많은 호남인의 지탄을 받고 있다. 비대위 내부에서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룰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월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20대 대통령 당선을 두고 “우리 윤석열 당선인에게 호남에서 역대 보수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주셨다”면서 “20·30세대와 당의 취약지역인 호남에 대해 꾸준한 노력을 하겠다”라고 했다.
윤 당선인도 ▲대한민국 인공지능(AI) 대표도시 광주 ▲미래 모빌리티 선도 도시 구축 ▲복합쇼핑몰 유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AI-메타버스 융합도시 조성 등의 공약을 광주시민에게 약속한 바 있다.
지금껏 호남에서 국민의힘에 가장 많은 표를 준 것은 앞으로 호남에서 국민의힘에 더 많은 표심과 지지를 보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민주당이 쇄신에 미적대는 사이 윤 당선인이 대통령으로서 공정한 모습과 호남에 대한 배려를 보인다면, 높은 정치 식견을 가진 호남 시민은 충분히 국민의힘에 지지를 보낼 수 있다.
지역 여론은 민주당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위한 분골쇄신(粉骨碎身) 없이는 호남도 충분히 등 돌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불모지이자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국민의힘 역대 최고 지지율이 나온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박준호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