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무궁화 공원 전경

장성군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축제 포트폴리오를 전면 재정비했다. 가을엔 황룡강 가을꽃축제, 봄엔 황룡강 길동무 꽃길축제를 양 축으로 놓고, 민선 8기 출범 뒤에는 무궁화·세계유산·치유 숲을 주제로 한 신규 행사를 보강해 사계절 내내 방문 동인을 만들었다. 2025년 ‘장성 방문의 해’ 선포는 이 흐름에 속도를 붙였다. 군은 전남도민체육대회와 전남 장애인 체육대회를 같은 해 4월에 연이어 개최하며 대규모 외부 유입을 실제 수요로 전환하는 시험 무대를 만들었다. 군 공식 안내와 주요 언론 보도를 통해 방문의 해 선포, 양대 체전 개최, 상시 이벤트 운영이 확인된다.

성공 신화 쓴 ‘황룡강 꽃축제’와 젊어진 봄 축제

장성 축제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황룡강 가을꽃축제’는 그야말로 성공 신화를 썼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정상 개최된 2022년 축제에는 9일간 무려 43만 명이 몰렸고, 현장에서 먹거리와 농산물 판매로만 5억 5천만 원이 넘는 직접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공은 이듬해에도 이어져 2023년에는 45만 명, 2024년에는 49만 명을 넘어서며 3년 연속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성공의 비결은 단순히 꽃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들이 더 오래 머물도록 고민한 디테일에 있었다. 무대와 먹거리 공간을 분리해 혼잡함을 줄이고, 아름다운 야간 조명을 설치해 밤에도 즐길 거리를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가을이 화려한 꽃의 향연이라면, 봄의 ‘황룡강 길동무 꽃길축제’는 젊은 감성으로 방문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국카스텐, 카더가든 같은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뮤직 페스티벌’은 젊은 층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축제의 체류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렸다. 2025년 5월 축제에는 사흘간 7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음악과 함께 봄꽃의 정취를 만끽했다. 축제가 끝난 후에도 아름다운 봄꽃 경관을 그대로 유지해 방문객들이 여유롭게 찾아올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였다.

세계유산부터 나라꽃까지… 장성만의 특별한 축제

장성군은 황룡강 꽃 축제의 성공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무궁화’, ‘세계유산 필암서원’, ‘축령산 편백숲’ 등 장성만이 가진 고유한 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축제를 선보이며 매력을 더했다. 2025년 8월 처음 열린 ‘무궁화 장성대축제’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전국 단위 행사로, 장성이 가진 1만 2천 그루의 아름다운 무궁화 공원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같은 해 6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필암서원에서 ‘선비 축제’를 열어 유생복 체험, 인문학 토크, 국악 공연 등 품격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교양과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축제도 눈길을 끈다. 축령산 편백숲에서 열린 ‘산소축제’는 숲속 음악회, 목공예 체험 등 작지만 알찬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치유 관광’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주민들이 주도하고 행정이 인프라를 지원하는 협력 모델은 축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좋은 사례로 평가받는다. 김한종 군수는 해바라기 씨앗을 주민과 함께 심는 등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며 ‘모두가 함께 만드는 축제’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해왔다.

숫자로 증명하고 데이터로 신뢰 얻어야

축제의 성공을 이야기할 때 방문객 수만큼 중요한 것이 ‘경제 효과’다. 2022년 가을꽃축제에서 기록한 5억 5천만 원의 현장 매출은 축제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다. 하지만 외부 용역 보고서가 수백억 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 추정치를 내놓자, 일부 지역 언론에서 그 계산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논쟁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축제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단순 방문객 수나 추정치를 넘어, 실제 카드 매출 데이터, 숙박으로 이어진 비율, 교통량, 심지어 축제 후 발생한 쓰레기양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성군은 2025년을 ‘방문의 해’로 삼아 축제, 스포츠, 관광택시, 스탬프 투어 등을 하나로 묶는 통합적인 관광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체육대회로 외부 방문객을 유치하고, 계절마다 열리는 다채로운 축제로 그 발길을 다시 한번 붙잡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가을 ‘황룡강 가을 화담’이라는 주제로 열릴 축제 역시 낮과 밤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연출로 또 한 번의 성공을 예고하고 있다.

결론은 분명하다. 지난 3년간 장성은 ‘꽃, 음악, 무궁화, 세계유산, 치유 숲’이라는 다채로운 키워드로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숫자가 흥행을 증명했고, 새로운 축제들이 비어있던 계절을 채웠다. 이제 남은 과제는 투명한 데이터 공개를 통해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다. 그 신뢰가 쌓일 때, 장성의 축제는 반짝하고 사라지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의 일상과 경제를 풍요롭게 하는 든든한 자산으로 뿌리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