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내년 지방선거 풍향계

지방정치의 ‘시간’은 4년 단위로 끊기지만, 권력은 연속해서 흐른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시·도지사)의 임기를 4년으로 정하고 ‘계속 재임은 3기’로 제한한다. 이 규정은 누적 12년의 ‘총량 제한’이 아니라, 연속으로 이어지는 재임만 3기까지 허용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중간에 한 차례 쉬거나 선거에 낙선하면 다시 최대 3기까지 달릴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 현직 재선 단체장 9명이 잇따라 3선 도전을 공식화하면서 지역 정가가 들썩이고 있다. 광역단체장 가운데 김영록 전남지사가 일찌감치 ‘전남도 최초 풀타임 3선(재보궐 당선 없이 3선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광주에서는 임택 동구청장과 김병내 남구청장이 도전 의사를 밝혔고 문인 북구청장은 광주시장 출마가 예상된다.

전남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김철우 보성군수를 비롯해 김순호 구례군수, 명현관 해남군수, 김산 무안군수, 이상익 함평군수가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성 장흥군수도 ‘비연속 3선’에 도전한다.

장기집권에 대한 비판 여론과 교체 요구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노 컷오프’를 약속한 만큼 이들의 성패는 결국 공천 룰과 경선 결과에 달려 있다.

지자체장 3선 연임은 △12년 장기 집권에 따른 권력 독점 △피로도 △정치적 세대교체 지연 △정책 고착화 △도덕적 해이와 비리 가능성 등을 이유로 비판받는다. 반면 재선 임기 동안 성과를 보여준 단체장은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호남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일당독점 과정에서도 항상 새 인물을 갈망해 왔다”며 “무리한 인사교체는 없겠지만, 새 정부 기조에 맞춰 자연스러운 교체는 있지 않을까 싶다. 조국혁신당의 돌풍도 있었던 만큼 더욱 신중하고 새로운 방식의 경선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철우 보성군수의 3선 도전과 전망

김철우 군수는 2018년 선거에서 50.89%로 당선된 뒤 2022년에는 단독 등록으로 무투표 재선에 성공했다. 김 군수는 현재 3선 도전을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준비태세에 들어갔다.

보성은 전통적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2026년에도 당내 경선이 곧 본선이 될 가능성이 높고, 윤영주·임영수·선형수 등이 민주당내 경쟁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제3지대(조국혁신당 등) 가세설도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민주당의 공천 룰과 경선 결과가 3선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폭로, 비방 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등장해 이전투구식의 선거전이 펼쳐지고, 경선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무소속이나 제3당의 후보 등과 치열한 본선이 전개될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

3선 연임에 대한 시각: 찬성 ‘정책 연속성’, 반대 ‘현직효과’

찬성 논리는 분명하다. 첫째, 정책 연속성이다. 대규모 공공투자·산업전환·복합 SOC 사업은 한 임기로 끝나기 어렵다. 장기 플랜의 완결성을 위해 8~12년짜리 ‘리더십 호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둘째, 성과책임의 명료화다. 2~3기 연속 집권은 성과와 실패를 모두 자신에게 귀속시키므로, 그동안의 성과가 투표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지방행정의 책임성과 효율성이 연임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반대 논리의 핵심은 현직효과다. 조직·예산·가시적 성과의 배분권을 가진 단체장은 선거에서 구조적 우위를 가진다. 현직효과가 강할수록 경쟁자 진입은 위축되고, 권력의 폐쇄성이 강화된다.

또 하나의 반대 근거는 부패 리스크다. 인·허가·보조금·인사권이 집중된 구조에서 장기 재임은 지역 토착 네트워크와 결탁·사적 관리의 유인을 높일 수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단체장 부패의 반복·지역별 패턴을 지적하며 제도적 보완을 촉구한다.

2026년 지방선거 예측: ‘3선의 문턱’을 누가 넘을까

전남은 지사 3선 도전과 여러 기초단체의 3선 분수령이 겹치는 선거가 된다. 민주당 독주 속 경쟁정당의 도전과 당내 경선의 ‘빅 게임’이 변수다. 광주는 관성적으로 재선 장벽이 높지만, 교통·산단·주택 등 생활형 성과 지표가 분명하다면 ‘연속성 선택’의 여지도 있다. 요컨대 호남의 표심은 ‘성과 있는 연속’과 ‘더 나은 교체’ 중 정책기준을 보고 움직일 가능성이 커졌다.

지역 현장에서는 ‘현직 프리미엄 vs 교체론’ 대립이 한층 치열하다. ‘3선 완주’를 노리는 현직과, ‘정책 전환’을 내세우는 도전자가 동시에 세를 불리며, 정당 구도 변화(신생 진보정당 가세)까지 더해져 경쟁도가 높아졌다.

‘연속의 혜택과 교체의 필요’를 냉정히 검증해야

3선 연임은 ‘권력의 시간’을 주민이 통제하는 장치이자, 성과의 시간을 확보하는 제도다. 광주처럼 재선 장벽이 높은 곳은 정치적 신진대사가 활발하지만 연속성의 그늘이 있고, 전남처럼 3선 문턱을 자주 넘는 곳은 축적의 강점과 함께 폐쇄성·부패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2026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연속의 혜택과 교체의 필요’를 냉정히 저울질해야 한다. 제도는 그 저울이 정책성과를 더 정확히 가리키도록, 허점(징검다리·회전문)을 메우고 견제의 날을 세우는 쪽으로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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