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따지고 농업 현안은 정부에 묻다

나주
예산은 따지고 농업 현안은 정부에 묻다
부의장 경험 이어 첫 추경 심사
농업기반시설·통상 현안 건의 채택
생활환경·청년정착 의원 의제 확대
  • 입력 : 2026. 10.01(목) 15:50
  • 김영희 기자
김관용 나주시의회 의장이 제19회 대통령경호처장기 전국사격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취임 100일을 앞둔 나주시의회의 첫 석 달 동안 김관용 의장은 의회를 단순한 안건 처리 공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의 장기 과제를 공개 의제로 올리는 데 무게를 뒀다. 생활 현안부터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정책까지 회의와 토론, 질문과 현장점검을 통해 다루면서 새 의회가 어떤 문제를 먼저 보려 하는지 방향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지난 7월 7일 의장 선거에서 16명 가운데 14표를 얻었다. 제9대 후반기 부의장을 지낸 뒤 제10대 의장을 맡았다. 원 구성에서는 여러 정당 소속 의원들이 상임위원장단에 참여했다. 김 의장은 취임 당시 특정 진영보다 의회의 합의와 실무를 앞세우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제10대 개원 뒤 처음 심사한 추경은 새 의회의 예산 판단 기준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상임위와 예결위가 사업별 필요성과 집행 가능성을 따졌고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했다. 4명의 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금남동 옛 나주경찰서 앞 공원 환경, 문화정책, 공중화장실 통합관리, 청년 정착과 미래산업 문제를 각각 꺼냈다. 예산안과 생활 의제가 같은 회기에서 함께 다뤄졌다.

농업 관련 건의안은 의회 권한의 한계도 보여준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유지관리 체계를 바꾸는 문제와 CPTPP 가입 여부는 중앙정부 소관이다. 나주시의회가 결정할 수는 없다. 다만 농민들이 체감하는 수리시설 관리와 통상 불안을 지방의회 공식 의결로 남기고 정부에 전달했다.

첫 추경과 함께 나온 5분 발언 4건도 제10대 나주시의회의 관심 범위를 보여줬다. 옛 나주경찰서 앞 공원 환경처럼 한 장소의 불편부터 문화정책, 공중화장실 통합관리, 청년 정착과 미래산업까지 주제가 갈렸다. 5분 발언은 의결안이 아니어서 집행부를 강제하지 못한다. 대신 담당 부서의 검토 결과와 반영 여부를 회기 뒤에도 추적해야 효력이 생긴다.

농업생산기반시설과 통상 문제를 정부 건의안으로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주 농업은 배수와 용수시설의 유지관리, 수입 개방의 영향이 농가 소득과 바로 연결된다. 김 의장 체제가 이 사안을 일회성 건의로 끝내지 않으려면 농어촌공사와 중앙정부의 회신을 공개하고, 시가 자체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예산이 무엇인지 구분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

첫 100일의 나주시의회는 거대한 구호보다 예산과 농업, 생활환경을 앞에 놓았다. 김관용 의장 체제의 다음 과제는 첫 추경에서 승인한 사업의 집행률과 농업 건의안의 후속 결과를 숫자로 공개하는 일이다. 의결 건수보다 의결 이후가 더 중요한 시점에 들어섰다.

정책의회라는 말도 결국 후속 절차가 있어야 힘을 얻는다. 토론회와 특위, 연구모임, 건의안에서 나온 제안이 조례나 예산으로 이어졌는지, 집행부가 어떤 답을 내놨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김관용 의장 체제의 다음 단계는 문제를 꺼내는 의회에서 해결 경로를 끝까지 추적하는 의회로 가는 데 있다.

4명의 의원이 각기 다른 생활 의제를 5분 발언으로 제기한 장면도 새 의회의 폭을 보여준다. 공원 환경과 공중화장실, 문화정책, 청년 정착은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일상생활의 질로 묶인다. 의장이 해야 할 일은 발언을 기록으로 남기는 데서 끝내지 않고 집행부 답변과 후속 조치가 다음 회기에 다시 확인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첫 100일은 지역의 문제를 의회 의제로 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에는 그 의제가 집행부 계획과 예산, 중앙정부 협의에서 어디까지 진전됐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김관용 의장 체제의 다음 기록은 문제 제기의 크기보다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후속 결과로 남게 된다.
김영희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