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군 살림, 제도와 감사 준비로 다진 100일

곡성
작은 군 살림, 제도와 감사 준비로 다진 100일
추경·기금·결산 한 회기서 심사
시책일몰·상권·도시재생 제도 정비
행정사무감사 계획 선제적으로 마련
  • 입력 : 2026. 10.01(목) 15:55
  • 김영희 기자
곡성군의회 김요순 의장이 제280회 제1차 정례회를 주재하고 있다.
취임 100일을 앞둔 곡성군의회의 첫 석 달 동안 김요순 의장은 의회를 단순한 안건 처리 공간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의 장기 과제를 공개 의제로 올리는 데 무게를 뒀다. 생활 현안부터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정책까지 회의와 토론, 질문과 현장점검을 통해 다루면서 새 의회가 어떤 문제를 먼저 보려 하는지 방향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지난 7월 제10대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제9대 후반기 부의장을 거쳐 의장을 맡았다. 출범 첫 달에는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지난달 정례회에서는 2026년도 행정사무감사 계획을 먼저 승인했다. 연말 감사 전에 일정과 대상, 방법을 정리한 것이다.

정례회에서 눈에 들어오는 안건은 시책일몰제 운영 조례다. 행정환경이 바뀌었는데도 관행적으로 계속되는 사업을 정리할 수 있는 기준을 두는 내용이다. 지방보조금 관리와 직무 관련 법률지원 조례도 함께 다뤘다. 산업건설위원회에서는 장미도시 조성과 지역상권, 도시재생 시설물 관리,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관련 조례를 심사했다.

운영행정위원회가 맡은 7건 가운데 1건은 수정 가결했고 6건은 원안 가결했다. 산업건설위원회가 심사한 조례안 7건은 원안 가결했다. 모든 안건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것보다 수정이 필요한 안건을 구분해 손보는 절차가 첫 정례회부터 작동했다.

곡성은 인구 감소와 상권, 관광, 도시재생을 동시에 풀어야 하는 군이다. 한 회기에서 장미도시 조성과 상권 활성화, 도시재생 시설관리 조례가 함께 올라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요순 의장 체제의 첫 100일은 거대한 한 사업을 내세우기보다 여러 생활·지역경제 규칙을 정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9건 가운데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맡은 3건은 추경과 기금, 결산처럼 군 살림의 큰 흐름을 보는 안건이었다. 운영행정과 산업건설위원회는 조례를 나눠 심사했다. 한 회기에서 재정과 제도를 동시에 손본 만큼 각 조례가 시행될 때 필요한 예산이 과도하지 않은지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정책의회라는 말도 결국 후속 절차가 있어야 힘을 얻는다. 토론회와 특위, 연구모임, 건의안에서 나온 제안이 조례나 예산으로 이어졌는지, 집행부가 어떤 답을 내놨는지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김요순 의장 체제의 다음 단계는 문제를 꺼내는 의회에서 해결 경로를 끝까지 추적하는 의회로 가는 데 있다.

곡성군의회는 의원 수와 예산 규모가 큰 도시의회보다 작지만 그만큼 한 사업의 선택이 지역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이다. 김요순 의장이 첫 100일에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와 윤리특별위원회를 일찍 구성하고 감사계획을 미리 승인한 것은 연말에 몰아서 지적하기보다 준비 단계부터 자료를 확보하겠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작은 조직일수록 사전 준비가 감사의 깊이를 좌우한다.

곡성처럼 재정 규모가 제한된 군에서는 ‘하지 않을 사업’을 정하는 것도 중요한 정치적 선택이다. 김 의장이 시책일몰과 보조금 관리의 기준을 공개하고, 종료하거나 축소한 사업의 재원을 어디에 다시 배분했는지 설명한다면 주민도 예산 조정의 이유를 이해하기 쉽다. 감사와 제도정비가 실제 재정 우선순위 변화로 이어지는지가 첫 100일 이후의 핵심이다.

곡성의회가 첫 100일의 방향을 실제 성과로 이어가려면 시책일몰과 감사 결과의 예산 반영을 회기마다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첫 100일은 지역의 문제를 의회 의제로 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후에는 그 의제가 집행부 계획과 예산, 중앙정부 협의에서 어디까지 진전됐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김요순 의장 체제의 다음 기록은 문제 제기의 크기보다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와 후속 결과로 남게 된다.
김영희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