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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양 지역 간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어왔던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의 출범은 2025년 12월 16일 전라남도의회 본회의에서 특별광역연합 규약안이 최종 의결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행정 협력 수준을 넘어 호남권 전체의 중장기적인 경쟁력과 미래 성장 동력을 좌우할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 산업 구조 고도화, 그리고 인구 유출 방지라는 막중한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만큼, 이번 특별광역연합의 성공 여부에 전국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초기 논의: '속도론'을 강조한 광주시 대 '신중론'을 펼친 전라남도
특별광역연합 출범을 앞두고 광주시와 전라남도는 추진 방식에서 뚜렷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광주시는 연합을 미래 성장 전략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고, '속도감 있는 추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국가 전략 사업의 주도권을 선점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광주시의회는 이미 지난 10월 특별광역연합 규약안을 최종 의결하며 강력한 추진 의지를 표명했고, 내년도 예산안에 연합 운영 분담금 15억 원을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등 재정적 준비까지 마쳤다. 광주시는 광주와 전남이 이미 생활권, 경제권, 산업권 측면에서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광역적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의 불가피성을 역설해왔다. 광주시는 또한 연합이 해결해야 할 구체적인 공동 현안으로 ▲광주~나주 광역철도 재추진, ▲국가 AI 인프라 확충, ▲AI 및 신산업 인재 양성, ▲인공태양(핵융합) 기반 에너지 신산업 육성, ▲군 공항 이전 이후 상생 역할 분담 등을 제시하며 전남도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한 바 있다. 반면, 전라남도는 '충분한 절차적 검토'를 전제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전남도의회는 이러한 신중론을 바탕으로 임시회와 정례회에서 특별광역연합 규약안 심사를 연이어 보류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의원들은 광역의원 구성 비율 등을 주요 쟁점으로 삼았으며, 지난달 열린 본회의에서도 규약안을 상정하지 않아 연합 출범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전남도가 제출했던 연합 운영 예산 15억 원 또한 전액 삭감되어 갈등이 고조되기도 했다. 전남도의회는 광역연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추진 과정의 투명성과 도민 의견 수렴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극적인 전환점: 위원회 통과 및 본회의 의결로 난항 돌파
양측의 이견으로 진통을 겪던 특별광역연합 추진은 지난 2025년 12월 11일,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가 원포인트 심사를 통해 규약안을 최종 통과시키면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위원회 측은 두 달간의 숙고 끝에 해당 사업이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되는 중요성을 고려하여 통과시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으며, 의원 구성 비율 및 사무소 위치 조정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전남도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의 쟁점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양측 간 일정 부분의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마침내 2025년 12월 16일, 전라남도의회는 본회의를 열고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규약안을 최종 의결하며 오랜 논의에 마침표를 찍었다. 규약안은 광역연합을 추진할 사무와 운영 방향, 사무 개시일 등을 담은 법인의 정관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며, 이번 의결로 광역연합 구성에 본격적인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전남도는 규약안 의결에 따라 행정안전부에 규약안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행안부의 심의를 거친 뒤 '광주전남특별광역연합 특별회계 조례'를 제정하여 본격적인 광역연합 출범을 준비하고, 앞서 도의회에서 삭감되었던 운영 예산 15억 원은 특별회계 조례가 제정되면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확보할 예정이다. 이러한 행정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은 머지않아 정식 출범하여 활동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협력 과제: 광주~나주 광역철도 및 초광역 협력의 당위성 재확인
양 지역이 가장 강력하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표적인 과제는 광주~나주 광역철도 사업이다. 총연장 28.77km, 총사업비 1조 6,543억 원 규모로 추진되는 이 프로젝트는 광주 상무역과 나주역을 연결하여 호남권의 핵심 교통 및 산업 축을 구축하고, 생활권 확장과 강력한 경제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다. 과거 예비타당성 조사 심사에서 탈락한 바 있으나, 특별광역연합 출범 시 사업 추진의 명분과 동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단순히 개별 프로젝트를 넘어 광역적인 시각에서 필요성을 재조명하고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양 지역 협력의 상징적 의미를 내포한다.
한편, 최근 전남 해남이 국가 AI 컴퓨팅센터 최종 유치지로 결정된 과정은 초광역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AI, 에너지, 데이터 인프라 등 미래 전략 산업은 개별 지자체 간 경쟁보다 광역 단위의 포괄적인 협력과 분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광역 단위의 공동 전략이 부재할 경우, 향후 국가 전략산업 유치 경쟁에서 개별 지자체가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특별광역연합 체계의 조기 정착을 촉구한다. 반대로 광주~나주 광역철도 재추진 논의처럼 양 지역이 공동으로 대응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 사례들은 광역 협력의 실질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되며, 이번 연합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타 지역 성공 사례 및 긍정적 여론: 협력의 청사진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이 참고할 만한 대표적인 타 지역 성공 사례로는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가 꼽힌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네 개 광역지자체가 참여한 충청권은 2021년 광역경제권 전략 수립을 시작으로, 공동 추진체 구성,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 합의, 규약 제정, 조직 구성, 재정 분담 체계 확립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2024년 전국 최초의 특별지방자치단체를 출범시켰다. 충청권은 출범 직후 광역철도망 구축, 첨단산업벨트 구상, 관광 협력 강화 등 실질적인 사업들을 조기에 가시화하며 '광역연합은 지역 발전을 위한 강력한 실행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충청권 사례는 ▲정치적 합의 조기 도출, ▲제도적 안정화를 통한 협력 기반 구축, ▲실질적인 사업 조기 가시화를 통한 지역민 지지 확보가 성공에 결정적이라는 점을 시사하며, 광주·전남 연합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또한, 지역 여론도 초광역 협력에 우호적인 경향을 보인다. 광주시의회가 의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 시민의 71.7%가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유연한 협력 모델인 특별광역연합에 대해서는 더 높은 수용성과 지지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민들은 초광역 협력을 통해 행정 효율성 제고,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 미래 성장 기반 확대 등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는 '행정 경계를 완화하고 광역 단위로 협력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필수적인 변화'라는 인식을 반영한다. 이러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지역 지도부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동기 부여이자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하며, 특별광역연합의 성공적인 정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향방에 귀추 주목: 지역 리더십의 중대한 시험대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은 호남권의 미래 전략을 새롭게 설계하고 국가 균형발전 체계에 새로운 성장 축을 확립할 잠재력을 가진 거대 프로젝트이다. 한때 양 지역의 입장 차이로 진통을 겪었으나, 2025년 12월 16일 전남도의회 본회의 규약안 의결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광주시는 '속도전'을 통해 국가 전략 사업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했고, 전라남도는 '절차적 투명성'과 '주민 의견 반영'을 강조하며 신중론을 유지했으나, 최종적으로는 공동 발전을 위한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중대한 프로젝트의 성패는 이제 광주와 전남 두 지역 지도부가 얼마나 성숙한 리더십을 발휘하여 이견을 지혜롭게 조정하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공동 전략을 효과적으로 마련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단순한 행정 편의주의를 넘어, 지역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소명 의식으로 협력의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이번 규약안 의결은 광주·전남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잡았음을 의미하며, 이들의 선택이 향후 수십 년간 호남 지역의 위상과 산업 경쟁력, 그리고 지역민의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역사회와 산업계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특별광역연합이 행정안전부 심의를 거쳐 본격적으로 출범하고, 어떤 해법을 도출하여 어떤 속도로 협력 구조를 정립해 갈지에 전국적인 주목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행보에 따라 호남권은 물론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정진욱 기자 jgnuki@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