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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시한 군정의 방향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 ▲‘관광객 1,000만 시대’ 기반 구축 ▲안전한 정주 환경 ▲친환경 농업과 흙 살리기 ▲복지·교육 강화다. 양수발전소와 연계한 청년주택·근로자 기숙사, 농촌유학타운 확대, 옛 읍사무소 일대 청년스토어·역사기록관 조성 구상은 “사람이 찾아오고 머무르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다. 2025년 신년사에서 김 군수는 “구례가 전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자리매김한 해”였다고 지난 1년을 평가했다. 생활인구 증가, 양수발전소 사업의 본격화, ‘산에마을’ 조성, 오산 케이블카 추진, 지리산정원 지방정원 등록, 흙 살리기 박람회 성공을 핵심 성과로 제시했다. 섬진강권 통합관광벨트, 섬진강 그린케이션 단지, 산수유 스카이워크·힐링꽃길, 지리산 케이블카 구상 등은 체류형 관광·치유도시를 향한 ‘관광 인프라 패키지’로 설명됐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지표는 ‘생활인구 1위’다. 2024년 1분기 구례군 생활인구는 44만9천 명으로, 등록인구의 18.4배에 달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구례읍·섬진강·온천·화엄사/피아골 등 4대 권역별 특화 전략 위에 양수발전소, 오산 케이블카, 섬진강 관광레저단지(약 2,000억 원 규모), 지역활력타운, 농촌유학타운을 연계해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구례형 모델”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인구 감소에 시달리는 농촌 현실 속에서 ‘체류하는 인구’를 늘려 지역경제와 공동체 활력을 동시에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환경·농업 분야에서도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구례군은 2025년 9월 지리산역사문화관 일원에서 ‘탄소중립 흙 살리기 박람회’를 열었다.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농촌진흥청 등이 함께한 이 박람회는 건강한 토양의 가치를 알리고, 기후위기 대응 해법으로서 흙의 중요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김 군수는 토양이 대기보다 2~3배 많은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는 IPCC 내용을 인용하며, 흙 살리기를 기후위기 대응과 친환경 농산물 생산, 농가소득 증대를 동시에 이루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보건·안전 분야에서도 성과가 쌓이고 있다. 구례군은 2025년 광주·전남 암 관리사업 평가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재가암환자 활력증진 프로그램, 자조모임 ‘마음 나눔, 사랑 더하기’, 방문건강관리, 암 환자 대상 물품 지원, 권역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와의 협력 등 재가 환자를 위한 촘촘한 지원 체계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군수는 “암 환자와 가족의 심리·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재가 암 환자 건강관리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군정의 또 다른 축은 ‘안전’이다. 김 군수는 행안부 재난관리평가와 관련한 기관장 인터뷰에 직접 나서는 한편, 2025년 9월 15일 군청 상황실에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점검 회의를 열었다. 부군수와 실과소장, 읍·면장 등 30여 명이 참석해 최근 사례를 공유하고 관내 중점 관리대상 사업장과 안전관리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중대재해는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의 주문은 개발과 관광 인프라 확충 속에서도 안전을 군정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대외 평가도 뒤따랐다. 구례군은 2024년 12월 ‘대한민국 지방자치 혁신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양수발전소 유치, 흙 살리기 박람회 개최, 생활인구 1위 달성 등 성과가 종합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지난 1년을 요약하면, 구례는 메가프로젝트와 생활인구 정책, 탄소중립과 친환경 농업, 복지와 안전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작지만 강한 군”으로의 변신을 시도해 왔다. 양수발전소와 관광레저단지, 케이블카, 정원·산림 자원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도시 전략, 흙 살리기와 지역 농업 혁신, 암 관리 최우수기관 선정, 지방자치 혁신대상 최우수상 수상까지 각종 지표가 그 변화를 뒷받침한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소멸 위기 농촌을 메가프로젝트와 친환경 농업, 체류형 관광, 촘촘한 복지와 안전으로 되살리려는 ‘실험하는 군수’로 평가된다. 작은 군이지만 큰 구상을 현실로 옮기려는 그의 시도가 앞으로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구례 안팎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정진욱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