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공항 모습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1주기를 앞두고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인근 상권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항 폐쇄 장기화로 인해 인근 펜션과 식당 등이 줄줄이 문을 닫았으며, 광주·전남 지역 관광업계는 2000억원 이상의 매출 감소 피해를 입었습니다.

-무안국제공항 주변 상권 마비…폐업 속출
참사 1주기를 사흘 앞둔 지난 26일, 무안국제공항 인근 펜션 밀집 지역에는 손님의 발길이 끊기며 적막감이 감돌았습니다. 무안공항 개항 후 톱머리해수욕장 주변에 들어섰던 20여 곳의 펜션 대부분이 참사 이후 문을 닫은 상황입니다. 펜션 업주 김광식(76)씨는 1년 전 연말 특수와 달리 올해는 모든 객실이 비었으며, 예약 취소가 잇따라 3개월간 영업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무안공항이 약 1년간 폐쇄되면서 공항 이용객이 급감했고, 이는 공항 주변 상권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습니다. 무안갯벌낙지직판장 내 14곳의 식당 중 3곳이 폐업했으며, 점심시간에도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 낙지전문점 식당 주인 이모(50)씨는 참사 전 만차였던 주차장이 지금은 손님을 한 명도 받지 못하는 날이 많아 오후 6시 일찍 문을 닫는 가게가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광주·전남 관광업계 2000억원 매출 손실, 3000명 종사자 생계 위협
전남 지역 관광업계 역시 제주항공 참사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무안공항을 거점으로 베트남, 중국, 동남아 등 해외 관광상품을 운영하던 여행사들은 공항 폐쇄 후 영업을 중단했습니다. 강혜련 광주관광협회 이사는 참사 직후부터 지난 8월까지 광주·전남 여행업계의 매출이 환불 예약금을 포함해 20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지역 관광산업이 무너지면서 관련 업계 종사자 약 3000명이 생계 위협에 처했습니다. 광주·전남 지역 여행업계는 매출이 80~90% 감소했으며,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한 업체 종사자들은 대리운전, 택배, 택시운전, 편의점·카페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광주 지역 여행사 대표는 폐업을 막기 위해 1년간 버텼지만, 현재 택시회사에 취업해 새벽에는 배달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빚을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 이사는 무안공항 폐쇄 기간이 내년 1월 5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으나,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보존 문제 등으로 추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