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논란으로 온 국민이 '성범죄'라면 치를 떠는 요즘, 나주시가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중이다.

최근 '나주시립합창단'의 감독이자 지휘자 A씨가 단원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씨는 성희롱 외에도 금품수수 의혹까지 제기돼 지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나주시는 해당 합창단에 법정 의무교육인 직장인 성희롱 예방교육을 5년간 단 한차례도 실시하지 않아 더욱 비판이 거셀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범죄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A씨는 지난 2011년 나주시립합창단의 전신인 배꽃합창단의 창단 지휘자로 취임해 약 10년 동안 활동하고 있다.

문제의 성희롱 발언은 지난 1월부터 반복됐다. 합창단의 모 단원에 의하면 A씨는 반주자인 피해자 B씨에게 “지휘자를 오랜만에 봤으면 달려와 안아주면서 반겨줘야 할 게 아니냐”고 말했다. 대연습실에서 단원들이 다 함께 있던 상황에서, 피해자는 큰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진다.

피해자 B씨는 “A씨는 그동안 연습실에서 내게 ‘반주자는 지휘자 소유다. 안아주면서 반겨줘야 한다’는 말을 수시로 했다.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스킨쉽도 있었다”며 “회식자리에서 자신의 옆자리로 불러 강제로 술을 따르게 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B씨는 "단원들의 2년 간 재위촉 여부가 단장의 근무평가에 의해 결정된다"며 "불쾌하고 수치심이 들어 답답했지만 동료들의 위로에 간신히 참고 넘길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고 말했다.

A씨의 만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단원들로부터 상습적으로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것. 단원들에 의하면 "2017년 9월 추석에 상품권 몇 십만 원을 시작으로 설과 추석명절과 스승의 날, 생일 등 특정 기념일에 나주 모처 식당 등에서 최근까지 11차례에 걸쳐 총 230만 원의 금품을 A감독이 수수했다"고 폭로했다.

나주시의 성희롱 예방교육에 대해서도 비판이 거세다. 나주시는 법정의무교육인 직장인 성희롱 예방교육을 5년간 단 한차례도 실시하지 않아 ‘지속적인 교육이 있었다면 막을 수도 있었던 성범죄를 나주시가 키운 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주시 관계자는 “성범죄 예방교육은 각 실과별로 협업을 하는 부분인데 부처 간 소통이 매끄럽지 않아 명단이 누락됐다”며 “해당 문제는 현재 여성친화팀과 감사실 조사팀에서 이중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미실시 된 예방교육이 성범죄를 키웠단 지적에 대해선 “그런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