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야간개방 및 화야몽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 지리산 대화엄사가 7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경내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전면 야간 개방한다. 지난해보다 한 달 앞당긴 일정이다. 우석 주지 스님은 “대화엄사가 국립공원 제1호의 자연과 천오백 년 역사를 품은 만큼, 여름밤 산사의 고요가 대중에게 자연과 문화의 가치를 일깨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야간 개방, 왜 앞당겼나

화엄사는 2023년부터 산문을 24시까지 열어 지역 관광객의 야간 체류 수요를 흡수해 왔다. 구례군에 머무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 ‘볼 것·먹을 것·즐길 것’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응답한 조치다. 사찰 측은 “저녁 투어 코스로 자리 잡으며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화야몽, 찰나와 기후위기를 논하다

올해 ‘화야몽’ 프로그램은 『찰나, 75분의 1초와 1.5℃』라는 주제와 『화엄!, 어디로 그리고 언제』라는 부제로 진행된다. 해군 장교 출신으로 화엄사 홍보국장에 복귀한 범정 스님과 사회국장 연우 스님이 이끈다.

• 1차 7월 19일 청년 스님들과의 대화, 진짜 나를 찾아라• 2차 7월 26일 자연의 소리와 차 한 잔의 여유• 3차 8월 16일 차 한 잔과 함께 온전한 나를 만나는 시간• 4차 8월 23일 명상의 순간, 삶의 속도를 늦추는 시간

각 차수 정원은 10명이며, 7월 1일부터 화엄사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접수한다. 프로그램에는 별빛 관찰, 묵언 힐링, 차담, 소원 적기, 야간 경내 투어가 포함된다.

연우 스님은 “파리협약이 제시한 지구 평균 기온 1.5도 상승 한계가 이미 무너졌다”며 “참가자와 함께 기후위기의 현실을 체감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산사 문화가 지역으로 확산되길

대화엄사는 야간 개방과 화야몽이 ‘머무는 사찰’을 넘어 지역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관계자는 “노고단에서 내려오는 한밤의 서늘한 바람과 별빛, 은하수를 동시에 누리는 경험은 화엄사만의 여름 특권”이라며 “야간 개방이 관광객 만족도와 지역소비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