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군공항 발목 잡힌 반도체, 민형배가 풀었다

정치
[취임 100일] 군공항 발목 잡힌 반도체, 민형배가 풀었다
첫 지시 반도체...이튿날 한전·수자원공사 직행
두 번 불참한 무안군수와 비공개 회동...20일 뒤 후보지 의결
내년 국비 13조9009억원 반영...'걱정을 떨쳐냈다'
  • 입력 : 2026. 09.29(화) 14:44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의 첫 지시는 반도체였다. 공장이 들어설 땅은 아직 공군 비행장이다. 민 시장은 취임 38일째, 비행장 이전 논의에 두 번 자리를 비운 무안군수와 마주 앉았다. 20일 뒤 국방부는 무안 망운면을 이전 후보지로 의결했다.

민 시장은 7월 1일 무안청사 집무실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을 1호 업무지시로 내렸다. 같은 날 오후 광주 5·18민주광장 시민대회에서는 "삼성과 SK가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기업 지원에 시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이튿날에는 나주의 한국전력공사 본사와 한국수자원공사 영산강·섬진강유역본부를 잇따라 찾았다. 반도체 팹 클러스터를 돌리려면 전력 6.3GW와 하루 65만㎥의 용수가 필요하다. 민 시장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는 한전의 안정적 전력 공급에 달려 있다"며 실무 핫라인 구축을 요청했다.

정부는 7월 6일 클러스터 부지로 광주 군공항 자리를 확정했다. 면적은 826만㎡다. 전력·용수 공급 사업은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이 됐다.

군공항 부지를 쓰려면 군공항이 먼저 떠나야 한다. 광주 군공항은 1964년 지금의 광산구 자리로 옮겨왔다. 올해 서구 치평·서창·유덕동에서만 2만6021명이 군 소음 보상금 지급 대상에 올랐다.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 국방부 등 6개 기관은 2025년 12월 무안 이전에 합의했다.

무안군은 합의 이후에도 3대 선결 조건 이행을 요구하며 국방부 이전후보지 선정 절차에 두 차례 불참했다. 김산 무안군수는 7월 28일 선정위원회에 나가지 않으며 "3대 선결조건 이행에 대해 정부와 특별시로부터 납득할 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민 시장은 8월 4일 국무회의에서 "무안군이 요구한 3대 선결조건 가운데 광주 민간공항 선이전과 1조 원 규모 지원은 정리됐으며, 현재는 국가산업단지 조성 문제가 마지막 과제로 남아 있다"고 보고했다.

나흘 뒤인 8일 한 음식점에서 김 군수를 비공개로 만났다. 민 시장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군공항 이전의 병행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군수는 "향후 군공항 이전을 위한 5자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해 무안군의 요청과 국책 사업의 상생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국방부는 8월 28일 제2회 선정위원회에서 망운면을 후보지로 의결하고 1조원+α 규모의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 시장은 9월 2일 광주청사 설명회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국비 13조9009억원이 반영됐다고 발표했다. 2026년 정부안보다 8205억원 많다. 증가율은 6.3%다. 행정통합 재정 인센티브 5조원은 별도로 잡혔다.

민 시장은 이 자리에서 "통합특별시 국비가 17분의 2로 유지될 수 있을 거냐, 16분의 1로 축소되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을 떨쳐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은 건의액 1616억원 가운데 486억원만 반영됐다.

민 시장은 "국비를 언제 확보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답했다.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