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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자 A씨는 단 한 차례도 현장 감리를 실시하지 않는 등 감리자로서 지켜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원청회사 및 하도급업체 현장 관리자들은 시공업체가 해체계획서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철거공사를 진행하고 있음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불법으로 재하도급을 받은 시공업체 대표도 해체계획서를 지키지 않고 무리하게 철거공사를 진행하는 등 관련자 5명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인정돼 구속됐다. 다만 부정한 청탁을 받고 감리를 선정한 동구청 직원과 재하도급 금지규정을 위반한 하도급업체 대표, 원청업체 안전부장, 공무부장 등 4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송치를 정했다.
경찰은 업체선정과정 등 재개발사업 비리와 관련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에서는 무리한 철거공사를 진행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계약체결과정에서 불법적인 금품수수,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도 않고 지분만 챙기는 입찰 담합행위, 다단계식 불법 재하도급으로 인한 비상식적인 공사 대금의 산정에 있다고 보고, 업체 선정과정과 관련된 14명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했다. 3개 업체가 컨소시엄 형태(공동목적의 조합)로 공개적으로 업체 수급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단독으로 수급을 받아 지분 비율을 낮춰 공사한 부분도 확인했다.
3개 업체는 각각 25·25·50%씩 총 28억원의 금액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 중 재하도급의 정황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실제 공사 금액 또한 확인 중에 있다. 경찰은 일반철거와 관련해 최초 업체가 수급받은 금액은 50억원인 데 반해 불법 재하도급의 과정에서 공사 단가가 12억원으로 대폭 축소된 것으로 확인했다. 석면철거 과정에서도 역시 수급 당시 22억원의 수주금액이 하도급을 거치며 4억원으로 5~6배 줄어드는 등 실공사 단가가 상당한 정도로 감소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입찰 담합이나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분명한 혐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무리한 철거공사를 진행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계약체결과정에서 불법적인 금품수수 △실제 공사에 참여하지도 않고 지분만 챙기는 입찰 담합행위 △다단계식 불법 재하도급으로 인한 비상식적인 공사 대금의 산정에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붕괴 참사의 직접 원인을 넘어 정관계 로비 등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칼을 빼든다. 참사 발생 이후 제기된 정관계 로비 의혹과 조합장 선거 개입 여부, 금품수수 여부 등을 낱낱이 살펴보면서 간접적 요인으로 작용한 붕괴 원인을 밝혀낸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1차 수사에서는 붕괴 직접 원인 규명에 초점을 맞췄다면 2차에서는 붕괴 참사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간접적 요인에 대해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재개발 조합과 관련한 비리, 이권이 개입된 공사 수주나 책임자를 명백히 가려낼 계획이다. 여기에 참사 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지역 정치인과 공무원 등 정관계 인사들의 유착 여부에 대해 살펴보면서 비리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이다.
노광일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이라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지만 일선 경찰서에서 모 단지를 현재 수사 중이다"며 "학동4구역 이외 지역의 재개발조합의 비리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통해 밝힌 건물 붕괴의 직접 원인은 철거를 위해 쌓은 성토물(흙)과 1층 바닥 슬래브(철근콘크리트구조 바닥)의 두 붕괴가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결론지었다.
또한, 상층을 한번에 철거하는 작업을 진행해 건물을 'ㄷ'자 형태로 만들어 횡하중에 취약한 상태로 변형시킨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하였다. 경찰 관계자는 "철거 작업자들이 철거 과정에서 적절한 구조 검토 없이 철거를 진행했다"며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횡하중에 의해 건물이 붕괴됐다"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16일 오후 광주시 동구 서석동 건설 현장 3층에 ‘노동자가 도르래를 이용해 건설자재를 1층으로 내려보내고 있었다’라는 제보가 들어왔다. 건설 자재를 내려보내는 노동자의 몸에는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장치가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이 노동자는 안전모도 챙겨쓰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건물 외벽에서 타일 작업을 하는 동안 허공에 몸을 내밀며 작업을 하고 있었지만,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줄이 보이지 않았고 추락 방지망 등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맨 몸으로 작업 중 공사장에 설치된 비계를 타고 아래층으로 이동하는 위험한 장면이 연출됐지만, 현장에서 제지하는 안전 관리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설마’와 ‘괜찮을거야’라는 근거없는 낙관주의에 원칙과 기본은 뒷전으로 밀리면서 무책임·안일함·허점 등이 곳곳에서 드러나는 사고가 줄을 잇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 동구가 14일부터 이틀 간 ‘광주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와 관련, 학동 4구역과 계림 4구역 재건축·재개발 사업장 내 안전 점검을 벌인 결과, 미흡한 안전 조치들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지난 4월 계림동 주택 리모델링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주택 붕괴 사고와 최근 발생한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붕괴사고’에도 건설현장 내 안전불감증은 여전했다. 동구청 공무원과 안전기술사, 건축사 등으로 구성된 현장점검단은 불안전한 현장 상황을 둘러보고 개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들은 우선, 철거공사를 진행하다 중단된 건축물의 경우 구조적 위험 요소가 남아있다는 점에서 붕괴 위험이 상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건물 위쪽에 건축 자재 등이 철거하다 남아있어 자칫 철거공사가 재개될 경우 떨어질 것처럼 보였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하층만 남은 건축물의 경우 공사 관계자 외에 통행 제한이 이뤄지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 점검단도 있었다. 붕괴사고가 난 현장 인근 건축물의 경우 향후 철거 과정에서 충분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자칫 도로쪽으로 넘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김정수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호남지회장은 “건설현장의 안전불감증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면서 “현장 점검과 지도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안전에 대한 민원이 들어와도 직접방문하기 보다는 공문이나 전화로 할수 밖에 없는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건설사고에 대한 사후 점검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식의 무능력한 행정 결과이다.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 행정업무를 개선하여 인재로 인한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수 있도록 동구청장을 중심으로 시민의 목숨과 재산을 제일로 하는 행정능력을 보여주여야 할 것이다. 내년에는 시민만을 생각하고, 시민만을 위하며,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동구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의 선택이 필요로 할 것이다.
박준호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