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순, 꽃과 여인(Flowers & Women), 1980s, oil on canvas, 72.7×90.9cm

임직순(1921~1996) 화백, 누구인가?

임직순은 대한민국의 서양화가이다. 임 화백의 본관은 풍천(豊川)이며, 충청북도 충주시 출생이다. 그는 1936년에 일본에 건너가 중학교를 다닌 후 1940년 동경의 일본미술학교 유화과에 입학, 1942년에 졸업하였다. 광복 후 1949년 제1회 국전(國展,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는 「가을 풍경」과 「만추(晩秋)」가 입선됐다. 6·25 전쟁으로 중단됐던 국전이 1953년 휴전과 함께 재개되자 해마다 입선과 특선을 거듭하였다.

1956년에는 실내의 소녀상을 사실적으로 그린 「화실」이 문교부장관상을 차지했고, 1957년 제6회 국전에서는 역시 실내의 소녀를 주제 삼은 풍부한 색채 구사의 「좌상」이 대통령상을 타며 크게 각광을 받았다.

1958년과 1959년에도 특선에 오름으로써 추천 작가가 되었고, 1963년부터는 초대 작가로 심사 위원이 되기도 하며 대표적인 국전 작가로 활동하였다.

1955년의 대한미술협회전에서는 불상을 그린 유화 작품이 문교부장관상을 차지했다. 1961년에 광주의 조선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여 1974년에 정년 퇴임할 때까지 14년간 광주에 거주하며 두드러진 서정적 색채 화가로서의 작가상을 빛냈다.

조선대학교에서는 선임 교수였던 오지호(吳之湖)처럼 색채 존중의 기법을 학생들에게 지도하여 자연주의 성향의 호남 서양화풍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작품세계는 실내의 여인상, 꽃과 소녀, 꽃 중심의 정물, 계절색의 자연 풍경, 항구 또는 어촌과 바다의 정경 등을 주제 삼으며 자연애의 서정적 시각과 색채적 표현 감정을 선명하게 드러낸 필치의 유화 창조가 두드러지게 이루어졌다.

임직순, 꽃과 여인(Flowers & Women), 1981, oil on canvas, 53×65.1cm

임직순 화가를 대표하는 ‘꽃과 여인’

“젊은 여자와 꽃은 내 작품 속에 곧잘 등장하는 소재이다. 그리고 싶다는 충동을 늘 강렬하게 지녀주는 까닭이다. ‘여성’ 이상의 무엇을, ‘꽃’ 이상의 무엇을 던져 주는 미적 감동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작가노트 中)

임직순 화백은 일상성에 근거한 친숙한 테마를 화면에 끌어들여 중후한 마티에르(matière)와 밝고 온화한 색감으로 회화성이 풍부한 작품들을 제작하였다.

1972년 12월 동경 교바시(京橋市)에 있는 시모무라 화랑(下村畵廊)에서 개인전을 시작으로 한국 못지않게 일본에서도 과감한 붓 터치로 주목을 받았다.

1973년 5월에는 프랑스 파리로 가서 작가로 활동했으며 Monnet & Peterie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한국 미술계에서는 임직순 화백을 ‘서정적 색채화가’, ‘색의 마술사’라고 부른다. 정물 꽃 그림, 꽃과 여인 그리고 풍경은 임 화백이 즐겨 그린 작품의 소재이다.

서양화단의 거목(巨木) 오지호(吳之湖) 화백은 향후 한국의 미술계를 이끌어 갈 재목(材木)으로 故 장리석 화백과 故 임직순 화백을 손꼽은 바 있다.
이 중 임 화백은 자연주의 화가로서 한국적 인상주의 화풍의 선구자인 오지호 화백과 함께 호남 화단에 끼친 영향력은 대단했다. 이 두 거장 화백의 숨결이 지금도 남도 화단을 휘감고 돈다.

임직순, 정물(Still Life), 1970, oil on canvas, 45.5×53cm

'탄생 100주년'을 맞은 색채의 마술사

올해는 임직순 화백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임 화백은 우리나라 근현대 회화 발전에 큰 업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많은 이들이 그의 온화한 성품과 훌륭한 화업(畵業)을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아직까지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
조만간 온라인 전시(VR), 책자 제작, 지역 다큐멘터리, 유튜브 영상 제작 등 어떠한 형태로든 임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과 추진력이 절실하다. 또한 미술관, 미술대학, 유가족과 제자들, 기타 유관기관의 관심과 후원이 필요한 때이다.

최근 ‘이건희 컬렉션’이 미술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문화적 특성이 강한 나라의 기업은 든든한 부모를 가진 아이와 같다."는 故 이 회장의 말을 되새겨 볼 때이다.

임직순, 항구(Port), 1970, oil on canvas mounted on wood panel, 16.6×24cm

임직순, 파리의 창(Paris Through the Window), ca.1973, oil on canvas, 21.3×18cm

임직순(任直淳, 1921~1996)
호는 운창(雲昌), 충북 충주 출생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심사위원
일본 데코쿠미술학교 회화과 졸업
오지호미술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한민국미술전람회 대통령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