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공무원에… “열심히 일했다”는 장흥군

장흥
실형 공무원에… “열심히 일했다”는 장흥군
비리 저질러도 솜방망이 징계 OK!, 근무도 OK!
부적절한 행정의 장흥군수와 군 집행부는 각성하길
  • 입력 : 2021. 03.30(화) 08:45
  • 박준호 기자
장흥군청 소속 공무원들이 1심 판결에서 실형을 받았지만 솜방망이 처벌로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광주지법 장흥지원 형사1단독 황진희 판사는 지난달 9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공무원 4명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초 정남진 장흥 물 축제가 열리는 탐진강 일대에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였다. 하지만 조달청 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한 뒤 부적절한 제품이 설치되도록 방치하며 업체에 1억 2천만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주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처럼 군청 공무원들의 비리 혐의가 1심판결에서 법원의 실형 선고로 유죄로 드러났지만 장흥군에선 큰 징계 없이 인사이동 조치만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가재는 게 편’,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해당 공무원들이 재판 받고 있던 기간에도 4명 중 1명만 직위 해제했다. 그리고 나머지 3명은 부서만 옮겨 근무를 지속시켰다. 취재에 따르면, A, B, C군은 문화관광과에서 근무하다 각각 농업기술센터, 산림휴양과, 장흥읍사무소로 이동했다. D군은 재무과에서 근무하다 부산면사무소로 부서 이동했다.

군청 관계자는 “군 전체 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불이익 처분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군정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업무 미숙으로 발생한 사건이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놓았다.

1억 2천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줘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과연 이게 진정한 군정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업무 미숙이라고 한다면 그 누구도 납득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장흥군의 납득 하기 어려운 해명에 비난의 목소리는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군수 책임론’까지 제기되며 비난의 불똥이 비리 공무원들은 물론 장흥군수와 군 집행부의 부적절한 행정에 튀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105조 (직원에 대한 임면권)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소속 직원을 지휘ㆍ감독하고 법령과 조례ㆍ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임면ㆍ교육훈련ㆍ복무ㆍ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한다.”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타 자치단체 관계자 또한 “업무 관계 중 발생한 배임이면 업무를 배제 시키긴 한다.
법적인 강제성은 없지만 결국에는 인사권자인 자치단체장의 판단과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 장흥군은 2014년도부터 군 자체적으로 근본적 공직비리 차단을 위해 공직자 스스로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3중 장치’ 시스템을 마련하고 운영하였다.

‘3중 장치’ 시스템이란 공무원 스스로 청렴결백한 공직사회를 조성하고자 청백-e(청백리), 자가 진단, 공직윤리 관리 시스템이다.

장흥군은 이 내부 시스템이 잘 장착되도록 자율적 내부통제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많은 준비를 했고 그 해 산하 공직자를 대상으로 공직기강 특별 감찰까지도 실시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년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 장흥군의 ‘종합 청렴도’는 전년도에 1등급 오른 하위 4등급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흥군은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고 공무원 비리에 대해 일벌백계의 고강도 대책을 마련해 청렴 도약 원년의 해로 삼기를 바래본다.
박준호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