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 구불구불 다랭이 논처럼 여울진 금계마을의 역사 한 눈에

곡성
곡성군, 구불구불 다랭이 논처럼 여울진 금계마을의 역사 한 눈에
  • 입력 : 2022. 01.20(목) 08:29
  • 장세영 기자
곡성군 삼기면 금계마을공동체가 《희망을 노래하는 솟대 마을, 금계리 사람들의 삶과 문화(이하 ‘금계의 삶과 문화’)》라는 마을 책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책을 펼치기 전 구불구불 다랭이 논으로 가득한 표지가 시선을 붙든다. 금계마을의 전경이다. 논의 상단 끝자락에는 20여 가구 남짓한 가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비탈진 산길만큼 굽이굽이 곡절 많았을 삶의 여울과 그 속에서 서로 정을 비비며 세대를 이어온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다.

표지를 보고 예상했던 대로 책 속에는 주민들의 눅진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마을 주민 한 명 한 명의 사진과 함께 그들이 어떻게 터를 잡고, 어떤 대소사를 겪었으며, 얼마나 오랜 기간을 마을과 함께 해왔는지 진솔하게 기록되어 있다. 또한 마을의 풍습과 문화 등에 대한 자료를 통해 마을 사람들 사이에 형성된 공동체 의식과 끈끈한 유대를 느껴볼 수도 있다.

마을 책은 금계마을 심문섭 이장이 주도하고, 온 마을 사람들과 함께 참여해 만들어졌다. 심문섭 이장은 마을의 이야기를 정리해 줄 작가와 함께 주민 한 명 한 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책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협의하고, 발간에 필요한 사진이나 자료를 모아 작가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책이 발간되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심문섭 이장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고 한다. “마을 책 만든다고 농사는 제쳐두고 여기저기 돌아다닌다고 마누라한테 타박도 많이 받았다.”라고 말하면서도 심 이장의 얼굴에는 행복한 웃음이 가득했다.

2,000부가 제작된 마을 책은 곡성군 주민들은 물론 타 지역에서 살고 있는 향우들에까지 전해졌다. 향우들은 오래전 떠나온 고향과 고향 사람들을 떠올리며 지난 추억에 젖기도 하고, 따뜻한 위로도 얻고 있다는 반응이다. 벌써 수차례 심문섭 이장에게 감사의 전화가 걸려 왔다고 한다. 심 이장은 “보릿고개 때 생활을 위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굴곡진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그때처럼 오순도순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책 발간은 곡성군과 농촌진흥청이 진행하고 있는 농경문화소득화모델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 농경문화소득화모델구축 시범사업은 마을의 농경문화자원을 활용해 공동체 활성화, 소득 연계, 지역 브랜드 가치 증진 등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고유의 농경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마을을 대상으로 하는데 곡성군 삼기 금계마을이 그중 한 곳이다.

이에 따라 금계마을에서는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총 사업비 2억 1천만 원(국비 50%, 군비 50%)을 투입해 다양한 마을 활성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금까지 농경문화자원 컨설팅, 금계마을 로고 및 심벌 제작, 솟대 체험 키트 개발 등을 진행했다. 또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마을을 방문할 수 있도록 용계 당산, 금계지 등 마을 고유 농경문화자원 정비에도 힘쓰고 있다. 그중 이번 마을 책은 농경문화자원 컨설팅 사업의 하나로 마을의 풍속, 문화, 역사 등 마을 전통을 보존하고자 추진하게 됐다.
장세영 기자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