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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이상익 함평군수를 비롯해 지역 주민과 청년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일방적인 발표가 아닌, 지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그리는 진정한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빛그린산단, 'K-모빌리티 허브'로 심장을 교체하다
함평이 그리는 미래의 첫 번째 엔진은 빛그린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초광역 K-모빌리티 거점’ 조성이다. 전남도는 이곳을 단순한 공장 지대가 아닌, 미래 차와 신소재 산업을 이끄는 대한민국 서남권의 선도 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를 유치해 ‘그린 디지털 도시’로의 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이는 생산부터 소비까지 모든 과정에서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글로벌 기업 유치에도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고차원적인 복합 전략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젊은 인재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활기찬 도시로 거듭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익 군수는 “지방의 열악한 재정 여건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시대는 끝났다”라며 “이번 사업은 함평을 의존적인 도시에서 자립형 신성장 모델로 바꾸는 위대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AI 축산과 생태관광의 화려한 만남
비전의 두 번째 축은 함평의 전통적인 강점인 농축산업을 혁신하고, 천혜의 자연을 관광 자원으로 엮는 융합 전략이다. 전남연구원은 함평을 ‘AI 기반 스마트축산 중심지’와 ‘K-HC(Hampyeong Choice) 푸드 밸리’로 지정하며, 농축산물 500억 원 수출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가축의 건강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질병을 사전에 예측하는 첨단 기술을 도입해,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함평 나비축제로 다져진 브랜드를 한 단계 격상시켜 ‘생태관광 대표도시’로의 변모를 꾀한다. 이는 단순히 스쳐 가는 관광이 아닌, 자연 속에서 머물고 체험하는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자연과 문화, 첨단 농업이 어우러진 함평만의 독창적인 스토리는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서남권을 잇는 촘촘한 교통·생활 인프라
아무리 좋은 비전이라도 길이 막히면 무용지물이다. 함평의 청사진이 현실이 되기 위한 핵심 열쇠는 바로 인프라다. 이번 8대 전략에는 ‘촘촘한 광역교통망 구축’이 비중 있게 포함됐다. 새롭게 조성될 산업단지와 관광지를 전국의 주요 도시와 연결하고, 원활한 물류 흐름을 보장하는 '혈맥'과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정책 비전 투어 현장에서는 거시적인 전략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삶과 직결된 민원들이 즉석에서 논의됐다. 해안도로 개설 요청부터 손불면 월천지구의 배수시설 개선 등 생활밀착형 현안에 대해 김영록 지사가 “신청이 접수되는 대로 신속히 조치하겠다”라고 약속하며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거대 담론에만 머무르지 않고,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까지 챙기겠다는 행정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함평의 도전,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물론 장밋빛 미래로 가는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RE100 산단 유치에 필요한 막대한 재원 확보, 농축산물 수출을 위한 글로벌 유통망 구축, 관광 자원과 교통망의 유기적인 연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 발표가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비전을 체계적으로 마련했으며, 그 과정을 주민들과 함께했다는 점이다. ‘1조 8,400억 원’이라는 숫자는 함평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절실하게 고민했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행정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지역사회 전체가 한 방향을 바라보는 '공동의 꿈'이 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지자체와 기업, 그리고 주민이 한마음으로 손을 맞잡는다면, 함평은 머지않아 산업·관광·생태가 어우러진 대한민국 대표 ‘K-생태도시’로 우뚝 설 것이다. 함평의 위대한 도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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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기자 hoahn01@hanmail.net
